후회 없는 대학 지원
보스톤코리아  2010-09-27, 13:05:53 
필자가 하버드와 MIT에서 입학사정관으로 일했을 때 4월이 오는 것을 기대하면서도 두려워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런 복잡한 심정은 입학사무처에서 일하는 스태프들이면 누구나 공통으로 겪는다. 한편으로 4월은 지원서를 읽고서 누구를 합격 시키고 누구는 떨어뜨릴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매우 긴장된 입학시즌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매년 4월이면 어김없이 사무실로 쏟아져 들어오는 실망한 지원자들과 화난 학부모들의 감정적인 반응이라는 “후유증”을 두려워해야만 했다.

매년 4월 전국의 입학사무처 사무실은 화난 학부모들이 거는 전화와 심지어 직접 방문하는 학부모들로 인해 폭격을 맞는 듯 하다. 그들은 왜 자기 아들과 딸이 불합격했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라고 요구한다. 사무실에 쳐들어 와서는 자기 자녀의 입학지원서를 검토한 입학사정관을 직접 만나게 해 달라고 요구한다. 그들은 무언가 착오가 있었다고 확신하며, 자기 자녀들이 합격하지 못한 것을 믿을 수가 없다. 이런 학부모들과 대화를 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작업이다. 그러나 더욱 힘든 일은 자신이 꿈꾸어 온 학교로부터 거절당했다는 것에 실망하고 상처를 입은 학생이 직접 전화를 걸어 왔을 때 그와 대화하는 것이다.

지금도 4월이 두렵기는 마찬가지다. 내 사무실은 대학 지원 결과에 실망한 학부모와 학생들이 걸어 오는 전화벨 소리로 넘쳐 난다. 이들은 지원서에서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어떻게 했으면 합격 했을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한다. 자신들이 왜 거절당했는지가 너무도 궁금한 학부모와 학생들은 자신들의 지원서를 보여 주면서 한 번 검토해 줄 것을 부탁한다. 이것이야 말로 필자의 직업이 해야 할 일 중에서 좋아하지 않는 부분이다. 어쩔 수 없이 필자는 이미 너무 늦었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너무 늦었어요”라는 말보다 더 슬픈 말은 없다

작년 4월, 나는 지원 결과에 심히 실망한 한 학생이 걸어 온 전화를 받았다. 그는 자신의 고등학교 수석졸업생이었으며, 5개의 SAT 과목(SAT Subject)에서 모두 800점 만점을 받았고, SAT 성적도 거의 만점에 가까왔으며, 학생회장을 포함한 리더십 활동도 매우 우수했다. 이런 뛰어난 이력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이 지원한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전부 불합격했다. 그가 우리에게 전화를 해서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으며, 지금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물었을 때 그는 이미 쇼크 상태였다.

나는 그에게 대학에 제출한 지원서들을 나에게 보내 보라고 했다. 그 학생의 지원서를 들추어 보기를 십 분이 채 지나지 않아 나는 그가 왜 합격하지 못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에세이는 문법적으로 틀린 것이 없었다. 그러나 지루하고, 아무런 특징도 없고, 심지어 문장의 어조는 거만할 정도였다. 입학사정관으로 수 천 장의 지원서를 읽어 본 필자의 경험에서 볼 때 그 학생의 지원서 전체는 그를 도리어 호의적으로 볼 수 없게 만들고 있었다. 판에 박힌 진부한 주제의 에세이를 제출하면서도 지나친 자신감과 비호감의 전형적인 아시아 학생이었다. 과외활동 목록도 무엇을 말하기 위한 전략도 우선 순위도 없었다. 그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알게 된 것은 아무도 그에게 인터뷰에서 자신을 어떻게 소개해야 하며,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그 학생은 자신의 뛰어난 학교 성적과 시험 성적에도 불구하고 지원서를 통해 자신을 가장 적절히 소개하는데 실패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다음 단계로 무엇을 해야 할지를 필자와 수 차례 상담한 끝에 그 학생은 일 년을 쉬면서 여행도 하고 자신의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을 갖기로 결정하였다. 그는 분명 매우 똑똑하고 성실한 학생이었다.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한 세월이 정말로 너무 아까웠다. 필자는 그에게 빨리 후회를 떨쳐 버리고 여행이나 커뮤니티 봉사활동을 통해 개인적인 도전과 성장을 체험하는 생산적인 일 년을 보낼 것을 권유하였다. 그리고 다시 한번 명문대학에 지원해 보자고 했다. 이번에는 특별히 개인적인 주제를 가지고 에세이를 쓸 것이고, 어조도 매력적이고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식으로 작성하기로 약속하였다. 그리고 필자는 지원서가 전체적으로 호소력을 지닐 수 있도록 일관성 있고, 통일된 전략을 그에게 제공하였다. 올해 그는 프린스턴, 스탠퍼드, 그리고 다른 많은 명문대학에 합격하였다. 올해 그의 GPA와 SAT 시험 성적은 작년과 똑 같았다. 그러나 올해 그의 지원서는 완전히 달랐다. 자신의 독특한 장점과 탁월성을 매우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전달함으로써 같은 학교를 지원한 수 천명의 다른 아시아 학생들과 단연 달라 보였다. 나는 그 학생이 프린스턴 입학이라는 꿈을 성취하는 기쁨을 같이 할 수 있었고, 또한 그가 그 곳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것으로 믿는다.
위와 같은 케이스를 통해 배울 점이 많다.

대학 지원은 인생에 한 번 있는 기회이다. 따라서 후회할 자리를 남겨 두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타이밍이야말로 제일 중요하다. 기회가 왔을 때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올바른 가이드와 조언의 도움을 받아, 최고의 지원서를 제출하기 위한 명확한 전략으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에세이, 인터뷰, 최고의 추천서 선택, 기타 보충 자료, 과외활동 목록 등 이 모든 것이 지원서 전체를 통해 적절히 제시되어야 한다. 음악 레슨, 축구, 과외 등 수 년에 걸친 이 모든 노력의 대가를 가능한 한 최고의 지원서를 제시함으로써 보상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앤젤라 엄 (Angela Suh Um)
보스톤 아카데믹 컨설팅 그룹(Boston Academic Consulting Group)
앤젤라 엄은 메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본사가 있는 보스톤 아카데믹 컨실팅 그룹(Boston Academic Consulting Group, Inc.)의 수석 컨설턴트이다. 보스톤 아카데믹은 미국 내 명문대학을 지원하려는 학생들을 위한 교육적 자문을 제공하는 최고의 회사이다. 앤젤라 엄은 하버드 졸업생으로서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하버드와 M.I.T.에서 입학사정관(Admissions Officer)으로 오래 활동하였다. 앤젤라와 보스톤 아카데믹에 관한 보다 자세한 정보 @ www.BostonAcademic.com, (617) 497-7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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