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에 의해 행복해 했던 사람의 페이스 북
보스톤코리아  2010-10-11, 15:57:21 
편/집/국/에/서 :

장 폴 사르트르, 젊은 날을 들끓게 했던 그가 사망한지 30주년이다. 한참 잊혀져서 결코 돌아올 것 같지 않던 그가 기억 속으로 찾아왔다.

경향신문 칼럼니스트 유인경 씨에 따르면 그는 바람둥이였다. ‘여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자로 만들어질 뿐’이라는 최초의 페미니스트 시몬느 드 보브와르의 계약결혼은 둘째 치자. 눈까지 먼 74세 때 프랑수와즈 사강의 언론을 통한 공개 연애편지를 받았다. 사춘기 시절 사르트르 책에 매료되어 흠모했던 사강이 44세 때 소녀 같은 마음으로 쓴 연애편지라고.

특유의 유머감각과 지성으로 여성을 사로잡았던 그는 ‘슬픔이여 안녕’의 작가 사강과는 기차역에서 만난 두 여행자처럼 대화를 나누었다 전해진다.

“나는 평생동안 너무나 행복한 사람이었어요. 정말 행복했지. 나는 행복한 남자였고, 행복한 저명인사였소. 나는 습관에 의해 계속 행복해 했소…”

‘만년필 하나에 할 줄 아는 것은 사색하는 것과 글쓰기였다’ 라는 평가를 받은 그는 주위 사람들을 눈물이 날 정도로 웃겼다.

사르트르에 그토록 끓어했던 것은 유머도, 수많은 여성의 사랑도 아니었다. 약자의 편에 서는 ‘앙가주망(Engagement; 현실참여)’에 대한 매력 때문이었다.

로튼토마토 닷컴에 따르면 지난주에 개봉한 영화 ‘더 소셜 네트워크(The Social Network)’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페이스 북의 창시자 마크 저커버그가 억만장자가 된 일대기를 그린 영화다. 이번 영화가 나오면서 저커버그에 대한 평가가 한창이다.

저커버그의 하버드 후배인 한인 학생은 그의 책을 읽고 정말로 그의 천재성에 감명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 로버트 라이트는 그를 “악마도 아니며 천재도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저커버그는 하버드 2년 재학중이던 2004년 2월 페이스북닷컴을 만들어 2010년 현재는 1백10억달러의 연 수입액(올해 예측치)을 기록하며 총 1,500명의 직원을 둔 초 대형 성공신화의 하나로 꼽힌다.

저커버그는 그러나 최초 발상을 윙클보스 쌍둥이 형제의 아이디어에서 훔쳤다는 누명을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윙클보스 쌍둥의 형제의 소송에 합의해 도합 6천5백만불을 지급했다는 것은 객관적인 잣대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캐머론, 타일러 윙클보스 형제는 그들과 친한 친구 디비야 나렌다와2002년부터 고안한 하버드커넥션스닷컴의 프로그래머로 마이크 저커 버그를 2003년 고용했다.

저커버그는 이미 하버드 웹사이트에서 사진을 도용 두 여학생의 사진을 두고 누가 더 매력적인지 투표하게 하는 페이스매시닷컴으로 학교의 징계를 받은 바 있으며, 그 일로 이미 교내에서는 유명인사가 된 상태였다. 특히 한 번 사이트에 들어간 방문자가 무려 평균 48번을 투표하게 만드는 등 이미 저커버그의 프로그램 실력은 잘 알려졌다.

처음 합류 당시 저커버그는 적극적으로 참여했지만 점차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의도적으로 개발을 지연시켰다. 당시 그는 윙클보스 형제가 아닌 자신의 웹사이트 개발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가 보냈던 이메일과 컴퓨터 메시지 채팅을 읽어보면 확연해 진다.

채팅에서 저커버그는하버드커넥션닷컴을 ‘데이팅 사이트’로 말하고 자신의 사이트를 ‘페이스북 일’로 표현했다. 페이스북은 실제 하버드 재학생들의 사진과 소개를 담은 책을 지칭한다. 그는 자신이 개발한 페이스북을 먼저 내놓아 시장을 선점하기로 결정했다. 지금의 억만장자가 된 결과를 두고 보면 그의 결정은 옳았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전적으로 하버드 커넥션닷컴의 아이디어를 훔친 것이라 보긴 힘들다. 당시 소셜 네트워크 아이디어는 다른 대학에도 관련 사이트가 있을 정도였다. 또한 하버드 내에서는 책이었던 페이스북을 온라인 버전으로 만든다는 소문이 있어왔다.

이 같은 사정으로 인해 저커버그는 결코 “ 천재라기 보다는 때를 잘 만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고 칼럼니스트 라이트는 평가했다.

샤르트르가 과거의 로망이었다면 저커버그는 지금 자라나는 세대의 로망이 될 것이다. 그의 삶을 그린 영화가 이렇게 화제를 일으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최근 하버드 야드에서는 니체 철학에 심취한 학생이 ‘절망노트’란 책과 유서를 남긴 채 자살했다. 저커버그가 이 시대의 우상이 되는 현실이 이 학생으로 하여금 니체 철학을 자기방식대로 해석케 하고 죽음을 택하게 한 것이 아닐까.

성공을 위해 경쟁자를 고의적으로 짓누른 대가로 엄청난 명예와 부를 보답받는 현 시대. 젊은이들의 성공방식의 모델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는 왠지 현실에 늘 구토하는 사르트르 소설 주인공 로깡탱처럼 메스꺼움을 일으키게 한다.

사망한지 30주년이 된 사르트르가 떠 오른 것은 올해 강력한 노벨상 문학상 수상자로 거론되다 고배를 마신 고은 시인 때문이기도 했지만 노벨상도 거부하고, 가난한 자의 편에 섰던 그가 그리워서일 것이다. 돈이 아닌 습관에 의해 행복했던 그의 삶 말이다.

장명술 l 보스톤코리아 편집장 editor@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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