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은 보스톤의 겨울답지 않게 따뜻하고 푸근하더니 요 며칠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습니다. 겨울이 좀 늦게 오긴 하지만 보스톤의 겨울은 매서우니 필요할 때 음용할 수 있도록 감기 예방 약선차를 미리미리 만들어 놓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감기는 대부분 피로 수면부족 영양실조 한기로 인해 몸의 저항력이 떨어졌을 때 사기가 침투하는 외감병이므로 평소 충분한 영양 섭취와 휴식, 체내 저항력을 높여 인체의 자연 치유력을 키워주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기는 주로 뒷목으로 들어가므로 목을 잘 감싸고 머리는 샤워 후 잘 말리고 외출해야 합니다.
가정에서 만들어놓고 상용할 수 있는 감기 예방 한방 약선차를 소개하겠습니다.

1. 감기 예방엔 무꿀절임
무는 섬유질도 풍부하고 소화 효소가 듬뿍 들어 있어 소화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음식입니다. 비타민C가 많아 면역력 증진에 좋고 특히 점막의 병을 고치는 작용이 있어서 가래가 끊이지 않고 기침이 자주 나올 때 좋은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무는 위장벽에 상처가 났거나 위장장애가 있을 때도 매우 좋습니다. 무씨를 내복자라고 하는데 위장과 관련된 질환에 빈번히 쓰이는 한약재입니다.
무를 깨끗이 씻어 껍질째로 얇게 저며서 1-2일 정도 꿀에 재어 놓으면 맑은 즙이 우러납니다. 꿀에 재어 놓은 무즙을 하루 3-4 스푼씩 떠 먹거나 뜨거운 물에 타서 마시면 기침과 가래가 가라앉고 피로 회복도 잘 됩니다.
무껍질에 비타민C가 더 많으므로 되도록이면 껍질째 사용합니다.

2. 오한성 초기 감기엔 총백생강차
파뿌리를 총백이라 하는데 파는 소화액의 분비를 촉진하고 발한 해열 소염 작용이 뛰어나 감기의 예방이나 치료, 냉증 설사에 효과적인 약재입니다.
오한이 나는 초기 감기엔 파뿌리 3-4쪽에 생강2-3쪽을 넣어 10-15분 정도 짧게 끓여 마시면 몸 속이 따뜻해지고 땀이 나며 사기를 몸 밖으로 밀어내는 작용을 합니다.
식물의 뿌리는 사람에게 위로 작용하므로 파뿌리는 사람에게 양기를 끓어 올리는데 좋습니다. 생강은 오래 끓이면 소화기 계통에 작용하므로 외감병을 밀어내는 작용을 하도록 살짝 끓여서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3. 감기에 좋은 무 과일 녹즙
체온이 1도 높아질 때마다 비타민C의 필요량은 25%씩 많아지므로 열이 날 경우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공급해야 합니다.
본초강목에 무는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도 삭히고 입 안의 갈증을 풀어준다고 나와 있습니다.
집에 녹즙기가 있다면 무를 잎째로 150g넣고, 사과 반 개를 껍질째, 귤은 겉껍질만 벗겨서 넣어 갈아 마십니다. 사과와 귤은 당질이 많아 소화흡수가 잘 되고 체력 보충에도 도움이 됩니다.

4. 만성 천식엔 은행구이
동의보감에 은행은 천식을 가라앉히고 기침을 멈추게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기침이나 천식으로 호흡이 가쁠 때 껍질을 벗긴 은행을 구워서 조청에 조린 후 하루 5-6알씩 먹습니다. 은행 껍질은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껍질을 벗기고 요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5. 가래가 끓어 숨쉬기 괴로울 땐 살구씨 기름
살구씨는 미용에 좋은 것으로 여러 번 소개했지만 사실 행인은 천식약으로 널리 쓰이는 약재입니다.
동의보감에 행인은 기침이 북받쳐 호흡 곤란을 일으키게 될 때, 숨이 가쁘고 가래가 끓을 때, 진해 거담 작용을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살구씨를 그냥 먹기는 힘드므로 기름을 내어 하루에 한 티스푼씩 하루 3번 복용하면 만성 가래와 호흡 곤란 증세를 완화시키고 쌕쌕 거리는 호흡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6. 편도선이 부었을 땐 매실 조청
매실은 만병에 다 좋다고 할 정도로 어느 병에든 안 듣는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특히 매실은 해열 및 살균 해독 작용이 있어 편도선염에 효과를 발휘합니다.
편도선염이나 감기로 목이 붓고 아플 때 마늘 한 쪽을 갈아 즙을 짜서 매실 조청에 넣고 뜨거운 물에 희석해 마시고, 자주 목을 헹구어 줍니다. 마늘은 가래나 담을 제거하는 작용을 하므로 마늘즙을 넣은 매실조청은 열도 떨어뜨리고 목이 부은 것을 가라앉혀 목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한의원 선유당 원장 이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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