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조기지원(Early Admissions) 현황 I”
보스톤코리아  2013-02-25, 14:41:59 
5년 전 프린스턴과 하버드 대학은 사회 정의 함양이라는 기치 아래 조기지원(Early Admissions)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작년에 두 대학은 조기지원제도를 부활시킴으로써 대학입시제도에서 조기지원제의 역할을 둘러싼 오랜 논쟁이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 주었다. 역사적으로 조기지원제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계층은 대부분 엘리트 사립고등학교를 졸업한 백인 부유층 학생들이었다. 예를 들어 뉴욕시의 스펜스(Spence)나 트리니티(Trinity), 뉴잉글랜드에 위치한 앤도버(Andover)와 세인트폴(St. Paul’s), LA의 채드윅(Chadwick), 그리고 달라스의 호커데이(Hockaday) 같은 고등학교를 다니는 최우수 학생들은 미국 내 대부분의 고교 졸업반 학생들이 아직 대학 지원서 봉투도 뜯기 전에 이미 최고의 명문대학들에 합격을 보장 받는 혜택을 입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여 하버드와 프린스턴은 사회경제적 계층의 다양성을 좀더 잘 반영하는 대학사회를 구성하려는 목표를 세웠고, 2006년 드디어 조기지원제 폐지를 발표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경쟁관계에 있던 다른 대학들도 자신들의 정책을 따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어떤 대학도 따라 오지 않았으며 도리어 조기지원제를 유지한 컬럼비아, 스탠퍼드, 그리고 브라운 대학 등에게 우수 학생들을 많이 빼앗기는 결과를 지켜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조기지원제도는 사회적 불평등이라고 주장하는 교육개혁가들의 실망에 찬 목소리를 외면하고 하버드와 프린스턴은 작년에 다시 조기지원 전쟁에 합류하고 말았다. 그런데 올해의 조기지원 사정 결과를 살펴 보면, 이 제도의 민주화에 어느 정도 진척이 있음을 통계로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미국 내 상위권 명문대학 전반에 걸쳐서 조기지원제를 선택한 학생들의 종족별, 지역별, 그리고 사회경제적 배경이 보다 폭 넓고 다양해졌다. 지원자들 분포를 보면 전통적인 엘리트 사립학교 출신보다 사회적 소수자, 외국인, 그리고 공립학교 출신 학생들의 비율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가 뚜렷하다. 더욱 놀랍고 고무적인 현상은 명문대학들이 전통적 배경을 갖지 못한 학생들을 대거 합격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추세를 선도하는 대학이 프린스턴이다. 올해 프린스턴의 조기 지원 합격자 가운데 12 퍼센트는 자기 가족 중에서 처음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이다. 즉 부모 중 아무도 대학에 다닌 적이 없다는 뜻이다. 더구나 이 대학 조기 합격자의 54 퍼센트가 사립이나 전통의 프렙 스쿨(prep school) 출신이 아니라 공립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런 통계를 보면 프린스턴이 학생들의 구성을 다양화하고, 전통적인 “사회적 약자”(disadvantaged) 계층의 학생들을 유치해서 합격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고졸 학력의 부모를 두었거나, 소수집단 출신, 그리고 경제 사정이 어려운 공립학교 출신 학생들이 포함된다. 이것은 많은 학생과 가족들에게 좋은 소식이다. 하버드대학 장학처장 사라 도나휴(Sarah Donahue)는 이런 현상에 대해 프린스턴과 여러 명문대학들, 그리고 “하버드는 모든 사회경제적 계층의 재능 있는 학생들을 환영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요즈음 대학 입학 경쟁에서 두드러지는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은 중국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지원자 수가 엄청나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주로 대학원생들이 미국으로 유학을 왔다. 그러나 국제교육기관(Institute of International Education) 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4년 간 학부 유학생의 숫자가 25 퍼센트나 증가하여 작년에는 30만 명을 넘어섰다. 작년에 중국에서 미국으로 유학 온 학부 학생들만 따져도 5,700명에서 12,000명 이상으로 증가하였다. 이런 경향은 특히 조기지원자 규모에 큰 영향을 준다. 예전에는 외국인 학생들이 조기 지원을 하기가 상당히 어려웠지만 이제는 상위 20개 대학에 조기 지원을 하는 외국인 학생수가 몇 년 전에 비해 4 배 정도까지 증가하였다.

조기 지원자들의 출신 배경이 다양해지고, 그 숫자도 폭발적으로 증가함으로써 올해는 지원자 모두가 한층 어려운 게임을 펼쳐야 했다. 입학 경쟁률도 역사상 최고를 기록하였다. 프린스턴과 하버드까지 다시 조기지원제를 도입하고, 경쟁은 더욱 확산된 올해에는 MIT와 스탠퍼드가 조기지원 합격률이 가장 낮은 대학으로 나타났다. 6,541명이 조기 지원한 MIT는 그 중에서 단지 9.9 퍼센트만이 합격하였고, 스탠퍼드는 6,103명의 지원자 가운데 단 11.9 퍼센트만 합격시켰다. 다음 칼럼에서도 올해의 조기 지원 사정 결과에 대해 자세히 살펴 보도록 하겠다.



앤젤라 엄은 메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본사가 있는 보스톤 아카데믹 컨실팅 그룹(Boston Academic Consulting Group, Inc.)의 수석 컨설턴트이다. 보스톤 아카데믹은 미국 내 명문대학을 지원하려는 학생들을 위한 교육적 자문을 제공하는 최고의 회사이다. 앤젤라 엄은 하버드 졸업생으로서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하버드와 M.I.T.에서 입학사정관(Admissions Officer)으로 오래 활동하였다. 앤젤라와 보스톤 아카데믹에 관한 보다 자세한 정보 @ www.BostonAcademic.com, (617) 497-7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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