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390 회
보스톤코리아  2013-03-27, 14:36:20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 23만 명을 포함한 미국 내 불법 체류자 1100만 명은 합법적으로 미국 시민이 되는 길이 열리게 됐다. 이번 개혁안 초안은 오바마 2기 행정부의 시작점에서 이민 개혁안 초안이 중점적으로 다루어지게 되었으며 미국 상원의원 8명은 개혁안 초안에 합의를 했다. 참으로 다행한 일이 아니던가.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불법 체류자가 23만 명에 다다르고 있는데 아직 이렇다 저렇다 할 그 답안이 없어 안타까울 뿐이었다. 이번 이민 개혁안 초안 건은 이제부터 시작일 뿐이며, 그 개혁안이 통과되기까지는 반대 의견도 있을 것이고 그에 따른 어려움도 있을 것이다.

"개혁안 합의는 불법 체류자의 시민권을 인정하려는 민주당과 이보다 국경 감시 강화가 우선이라는 공화당이 한 발씩 양보하면서 이뤄졌다. 개혁안 초안은 크게 공정한 시민권 취득 기회를 주는 대신 추가 불법 체류를 막을 조치는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미국 정부 허가 없이 입국했거나 허가 기한을 넘긴 불법 체류자는 정부에 등록해 합법적인 임시 이민자 지위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은 합법적인 거주와 근로 자격을 얻는 대신 신원조사를 받고 세금과 벌금도 내야 한다. 일정 기간 이후 심각한 범죄 전력이 없으면 영어 능력과 세금 납부 등 추가 요건을 갖춰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이민법 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웠었다. 물론 뒷얘기로 듣자면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의 호응이 컸다는 얘기가 분분하지만, 지금에 와서 그것이 뭐 그리 중요하겠는가.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그에 속한 미국 내 한인 불법 체류자들에게 이 개혁안이 통과되면 합법적인 방법으로 미국 땅에서 당당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는가. 한인이든, 히스패닉계인이든 그 외의 어떤 나라의 국민이든 간에 미국 내에서 불법 체류자라는 이름 아래 그들이 얼마나 열악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생활하고 있었는지 그 입장에 서지 않으면 모를 일이다.

사실 지금까지 글이나 말로써 그 어디서든 조심스러워 쉬이 다루지 못했던 부분이 바로 불법 이민자(illegal immigration)에 대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것은 일상생활에서조차 가슴 졸이며 살아야 했고 자신의 정체성은 뒤로하고라도 존재감마저 내려놓고 살아야 했던 것이다. 혹여 다른 일로 누가 찾아와도 자신의 신분을 물어볼까 싶어 조바심을 내야 했으며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가 또 얼마나 많았겠는가. 그들은 늘 밖의 세상에서조차 자기를 가두는 연습을 하며 살았기에 잃어버린 것이 많아 상처도 많은 것이다. 그들의 생활 속에서 기쁨과 행복보다는 아픔과 슬픔과 고통이 더 짙게 남아 있는 것이다.

또한, 부모는 이런저런 어려운 생활을 해가며 자녀의 교육을 핑계 삼아 그럭저럭 지낸다 하더라도 자녀들은 학교에 가서도 늘 편치 않고 불안한 학교생활을 했을 것이다. 어디 그뿐일까. 고학년에 올라갈수록 대학 입학을 앞두게 되는데 이때쯤이면 더욱 가족의 상심은 커질 수밖에 었는 것이다. 미국 내 영주권이나 시민권자의 자녀들에게 주는 혜택을 전혀 받을 수도 없거니와 대학 학비가 유학생들과 똑같이 내야 하는 형편에서 학비로 말미암아 때로는 대학을 포기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으리라. 이 가족의 아픔과 슬픔과 고통을 누가 이해나 할 수 있겠으며 도움이 될 수 있었겠는가.

여하튼 이번 개혁안이 잘 통과되어 미국 내에 거주하는 한인 23만 명을 포함한 미국 내 불법 체류자 1100만 명이 합법적으로 미국 시민이 되는 그날이 오길 바라는 마음이다. 무엇보다도 그 어느 곳에서든 편안한 마음으로 일할 수 있고 그 누구의 눈치나 체면을 살피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일과 공부를 할 수 있다면 더없이 감사한 일일 것이다. 이것은 미국 내에 거주하는 불법 이민자(illegal immigration)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고 더불어 함께 사는 우리들에게도 고마운 일이다. 서로 어느 한 쪽이 어려움이 있으면 상대방도 안타까운 마음에 미안하고 불편한 마음이지 않던가 말이다.

아직은 시작의 길이지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모두 함께 마음을 모은다. 지난 2007년에도 공화당 출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비슷한 내용의 이민 개혁을 추진하려다 실패한 일이 있다. 이번의 개혁안도 입법화 과정에서 일부 여론과 정치권의 반대가 만만치 않으리라고 예상하기에 조금 더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오바마 2기 행정부의 첫 출발 개혁안의 시작이기도 하거니와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이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이민법 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약속인 만큼 열정적으로 밀고 나갈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이 개혁안이 잘 통과될 수 있도록 마음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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