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으로 신경정신과 치료가 가능한가
보스톤코리아  2013-06-24, 12:44:23 
산업화가 가속화되면서 인간관계에 의지하고 그 안에서 소통하며 살아가기 보다는 기계문명에 길들여져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정신적 스트레스가 과다하고 심리적인 고립감을 많이 느끼며 삽니다. 

통증으로 인해 내원한 환자일지라도 대화를 하다 보면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 공황장애, 화(anxiety)로 인해 정신과 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영양보충제 먹듯이 우울증 약을 복용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어린 십대 이 십대 학생들도 약을 많이 복용합니다. 

정신과 약을 오래 복용하다 보면 많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하고 약 복용을 중단하면 다시 증상이 나타나는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정신과 약치료의 부작용을 보면서 입원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가 아니라면 한약과 침 치료를 해보는 것이 훨씬 이로울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양의학이 활발하게 된 것은 불과 이백 년이 되지 않습니다. 그 이전에는 한의학이 여러 질병을 치료하는 의료 수단이었고 그 중 신경정신과 질환 또한 그 치료 분야 중 하나였습니다.

천년 전에는 우울증이나 공황장애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없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과거나 현재나 사람 사는 곳에는 비슷한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그러면 과거의 의사들은 심리적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어떻게 치료했고 현재의 한의학은 어떤 관점으로 신경정신과 치료를 접근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과거의 치료 기록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문서가 많이 소실되어 찾기 쉽지 않지만 신경정신과 치료는 기원전 쓰여진 상한론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습니다. 현대에도 정신과 치료에 가장 빈번히 쓰이는 처방들은 상한론에 나오는 자감초탕, 감맥대조탕, 계지가용골모려탕, 대승기탕, 영계출감탕 등이 있습니다. 

상한론은 중국인 장중경이 저술한 책이고 조선조 말기에 황도연이 저술한 방약합편에도 훌륭한 정신과 처방들이 많습니다. 

방약합편은 혜암 황도연 선생님이 1880년 대 후반 완성한 책으로 한의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소중히 다루는 책입니다. 동의보감을 그 기반으로 했지만 질병 상태에 따라 보하는 약은 상통으로, 화해시키는 약은 중통으로, 공벌지제는 하통으로 분류하여 잘 모르는 사람도 알기 쉽게 서술해 놓았습니다. 

서문을 읽어보면 혜암공께서는 조선조 말에 나라가 혼란하여 많은 사람들이 질병에 고통을 받으나 의료혜택을 받기 어려운 실정이라 매우 안타까워하며 의술에 조예가 깊지 않아도 그 증상에 따라 처방을 선택하기 쉽도록 하였다 서술되어 있습니다.

전체 약 오백여 가지 처방 중에 신경 정신과 치료에 이용하는 처방은 약 오십여 개로 꼽을 수 있습니다.

상통에는 인숙산, 귀비탕, 자음건비탕 등이 있고 중통에는 곽향정기산, 청심연자음, 황연청심산, 분심기산, 소자강기탕, 삼화산, 교감단, 소합향원, 가미온담탕, 사물안신탕, 소풍산, 포용환, 우황포용환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하통에는 도담탕, 오령산, 황련해독탕, 도인승기탕, 대칠기산, 가미이진탕, 당귀승기탕, 과루검실탕, 사청환 등이 있습니다.

신경정신과 치료를 하다보면 크게 두가지 부류가 있는데 첫번째는 화를 참고 억울함이 있어도 속으로 삭이는 경향이 있으며 성격이 소심한 경우로 매사 예민하고 신경과민증세를 보입니다. 이런 경우는 귀비탕이나 사물안신탕을 주로 씁니다. 

두번째는 화가 나면 밖으로 표출해야 하고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로 참기 싫거나 참을 수 없는 경우에 화를 참으면 안으로 기가 울체되어 여러 가지 양상으로 질병이 나타납니다. 화가 참아지지 않는데 억지로 참으니 안에서 감당을 못하여 호흡장애를 비롯하여 어지럼증, 구토, 자율신경계 이상, 대인기피증, 우울증 등 여러 가지 증상이 드러나게 됩니다.  이런 경우엔 가미온담탕이나 청심연자음, 황련해독탕 등 강한 약이 쓰여집니다.

한국인들은 소음인이 많아서 전자에 해당하는데 체격이 마르고 얼굴 혈색이 누런 편이며 예민하고 걱정이 있으면 잠을 설치고 소화기 장애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울화병이란 단어가 한국에만 있다고 하니 한국인들이 얼마나 많이 참고 사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신경정신과 치료도 빈번히 이루어졌고 여러 가지 한약 처방들이 발전되어 왔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한약치료뿐만 아니라 침치료 또한 신경정신과 치료에 매우 유효합니다. 오행침 중에서 통기침과 화침 사암침을 병증에 맞게 쓰면 증상이 완화되고 귀에 쓰는 이침을 함께 쓰면 정신적인 긴장감이 완화되어 화를 적게 내고 스트레스 조절이 용이해집니다.

요즘은 신경정신과 치료가 더 이상 부끄럽거나 숨겨야 하는 질환이 아니라 상담과 치료를 통해 극복해야 하는 질병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만약 신경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면 독한 정신과 약을 복용하기 전에 스스로 자생력을 높여 질병을 극복하도록 하는 한의학 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현명할 것입니다.



한의원 선유당 원장 이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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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칼럼닌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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