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538회
보스톤코리아  2016-03-21, 11:43:44 
경칩(驚蟄)은 24절기의 하나로 우수와 춘분 사이에 들어 있으며, 태양의 황경(黃經)이 345°에 해당될 때를 말한다. 음력으로는 2월 중에, 양력으로는 3월 5일경이었으니 개구리가 깨어난 지 벌써 한참을 지났다. 경칩의 사전적인 의미를 찾아보자면 글자 그대로 땅속에 들어가서 동면을 하던 동물들이 깨어나서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무렵을 말한다. 혹독한 한파를 견디고 긴 겨울을 기다림으로 있던 땅속의 생명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뉴잉글랜드 보스톤 지역에 봄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바람을 불러 겨울 언 땅을 녹이는 봄비 소리를 들으니 봄이 오긴 온 모양이다.

지구의 온난화로 인해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공존하는 생명들을 위협하는 것이다. 이제는 나 혼자만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자연과 더불어 함께 호흡하며 살아야 하고, 동식물들과 인간이 함께 호흡하며 살아야 견뎌낼 수 있는 때인 것이다. 네가 있어야 내가 있고 내가 있어야 네가 있는 그래서 우리로 살아야하는 이유와 까닭이 확연해졌다. 세계 곳곳 그 어디를 가든 환경보호를 위해 스스로 앞장서야 하는 것이다. 그 몫을 담당할 그 누군가가 따로 있을 일이 없고 가는 곳이 곧 내가 숨을 쉬는 공간인 이유이다. 우리가 여행을 하면서 제일 먼저 배워야 할 덕목이다.

세계가 어지럽다, 국제 정세를 보더라도 그렇거니와 각 나라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따른 혼란스러움을 느끼며 살고 있지 않은가. 여기저기서 툭툭 터지는 테러와 그 테러방지를 위한 이러저러한 수많은 거리들. 우리는 지금 이렇듯 너무도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세상과 마주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것이 무섭고 두려워 숨어들고 도망만 칠 것인가. 아니면 제 자리에서 꿋꿋하게 자리매김을 하며 살 것인가. 그것은 본인 스스로의 몫이기도 하다. 그것이 개인을 위함이든 가족을 위함이든 더 나아가 사회를 국가를 위함이든 간에 제 자리만큼이라도 잘 지켜야 하지 않을까.

미국이나 한국이나 그 어디에서도 어렵고 힘든 경제난에 입들을 모은다. 각 가정마다 각처에서 절약하며 살고 있지만, 그 절약이 최우선인지를 묻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아끼는 만큼 절약하는 만큼 경제의 끄나풀은 더욱 동여매지고 풀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어느 개인만의 일이 아니고 전체적인 이슈가 되기도 한 것이다. 이 어려운 때를 어떻게 잘 견디고 극복하고 일어설 수 있을까. 사방을 이리저리 둘러봐도 아직까지 속 시원한 답은 보이지 않는다. 이 어려운 경제난에서 아끼고 절약하는 방법만이 최고인지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고인력 청년들의 방황은 자신과 가정 그리고 사회와 국가의 손실이다. 어찌 보이는 것으로 그칠까. 자신과 가족에게 남은 좌절과 아픔과 상처 그리고 위축된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 모든 것들이 남의 일이 아니고 바로 내 일이기에 서로 외면할 수 없고 보듬고 나아가야 할 일이다. 이런 어려운 모든 경제 상황을 어떻게 잘 극복할 것인가. 예를 들어 여기저기 독감이 나돈다고 나 혼자만 마스크를 쓰고 다니면 안전한가. 그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어리석은 선택이고 방법이다. 그렇다면 너를 위하고 나를 위해 그리고 우리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겨우내 잠들어 있던 동물들이 춥디추운 혹한을 견디고 이른 새봄을 기다리듯 우리도 새봄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가 중요하다. 추운 겨울이 있어야 봄이 오고, 여름을 맞고, 가을을 준비하듯 우리의 인생도 이처럼 겨울, 봄, 여름, 가을의 시기를 겪는 것이다. 현재 처해 있는 상황이 버겁고 힘들더라도 새봄이 오리라는 기다림으로 잘 견뎌내길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한다. 긴 겨울을 기다릴 수 있는 것은 봄이 온다는 믿음과 확신인 까닭이다. 이리저리 둘러봐도 캄캄한 어둠뿐이라고 단념하지 말고, 어둠이 짙어 올수록 새벽이 열리듯 희망의 아침을 맞을 준비라면 좋겠다.

그렇다, 우리도 인생의 계절에서 지금 긴 겨울을 맞고 있다면 봄이 곧 와 있음을 믿고 기지개를 켜보는 것이다. 이른 봄의 두려움으로부터 미리 걱정과 염려로 머물지 말고, 개구리의 기지개처럼 마음을 활짝 열고 봄을 맞을 준비를 하는 것이다. 설령, 봄비의 비바람으로 온몸이 젖을지라도 말이다. 그 어떤 상황에 부딪히더라도 견딜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의 기지개를 활짝 펴보는 것이다. 그토록 긴 혹한의 겨울을 지내고 봄을 기다리며 움츠려있던 개구리가 기지개를 켜듯 펄떡거리는 심장으로 꿈틀거리는 희망으로 새봄을 맞는 것이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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