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타운에 중국인이 없다
보스톤코리아  2016-05-30, 12:23:56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정선경 기자 = 중국계 이민자들의 낙원이었던 차이나타운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인근의 고층 아파트 빌딩  건축 허가와 시당국의 엄격해진 건물 규제가 차이나타운의 집값을 천정부지로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보스톤 지역개발부서에 따르면 이 지역의 연평균 수입은 14,000불이다. 차이나타운의 본래 이민자인 근로자계층은 높아만 가는 방세를 지불할 능력이 없게 되고 있다. 영어를 할 필요 없이 이 지역의 잡화점, 음식점, 미용실, 은행 등을 이용하며 삶을 살아가던 이들은 지금 이곳을 떠나게 되면 다시 돌아올 수 없게 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재정적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 것은 세입자뿐만이 아니다. 비치스트리트(Beach St.)에 40가구가 살고 있는 아파트 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글로리아 친(Gloria Chin)은 22일 보스톤 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간 최소 260,000불을 빌딩 수리에 지출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지출을 방 렌트비에서 충당할 수밖에 없다는 그녀는 “이미 집에 살고 있는 가족들과 차이나타운의 오랜 세대주들을 교외지역으로 내쫓고 싶지 않다”고 말하며 “하지만 언젠가 아파트를 다시 수리해야 할 것이고 그 금액을 지불하려는 사람에게 집을 내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주택 유지비용의 인상을 가져온 것은 2014년 보스톤 시당국이 주택재고 유지를 위한 방안으로 아파트 위생 코드 검사를 필수로 제정하면서부터다. 당시, 소규모 부동산 소유자 협회는 이러한 방침이 결국 고급아파트 건설로 인한 부유층 유입으로 저소득층을 몰아내는 고급 주택화를 가속화 할 것이라 경고했었다. 협회장인 스킵 슐로밍(Skip Schloming)은 “건강이나 안전을 위협하는 정도가 아닌 벽에 금이 간 것과 같은 작은 결함은 그냥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지만 시당국은 듣지 않았다”고 말한다.

보스톤 글로브의 보도에 따르면 2012년, 시당국은 해리슨 애비뉴 25번가에 있는 40에서 50가구의 거주자들을 퇴거시켰다. 쥐가 득실거리고 낡아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건물이 무너져 내릴까 걱정했기 때문이었다. 이후 거주자들은 사우스보스톤의 공공주택으로 옮겨졌지만 오랜 기간 고향처럼 여기며 살아온 차이나타운을 떠난 이들은 그 이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토지신탁 이사회 멤버인 수잔 리(Suzanne Lee)는 개발자들이 차이나타운을 보존하지 않고 서서히 없앨 것을 걱정하고 있다. 아버지가 차이나타운을 항상 고향처럼 생각하던 것을 기억하고 있는 리는“이 지역사람들은 차이나타운을 자신의 고향처럼 여긴다. 바로 그 때문에 보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른 도시들처럼 없어지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라고 말했다. 

보스톤의 차이나타운은 1800년대 말에 생겨났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차이나타운 중에 하나로, 의회의 중국 노동 이민자 반대에도 불구하고 단결을 통해 가난과 차별대우를 겪은 이민자들의 중심이 되었다. 가족 연합을 구축해 서로의 직업과 주택을 찾아주는가 하면 비영리단체를 만들어 더 나은 삶의 질을 위해 싸웠다. 

그러던 것이 1990년대에 도시 재개발 붐이 불면서 고층빌딩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인근 밀레니엄 타워의 펜트하우스는 3억7천5백만 불에 팔렸다. 고속도로가 생겨나고 병원 주차장이 생기면서 차이나타운의 절반 이상을 잃게 되었다. 그 후 차이나타운을 구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시당국과 차이나타운이 함께 “차이나타운을 보호하자(Protect Chinatown)”라는 계획을 세웠다. 비즈니스와 주택가들을 인근지역으로 확장시키고 차이나타운의 역사를 보존하는 등이 그 구체적 내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이나타운은 그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아인들이 소수가 되어가고 있다. 반면에 매사추세츠의 이민자들 가운데 아시아인들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그룹에 속한다. 보스톤 보건위원회이자 매사추세츠 보스톤 대학의 부교수인 앤드류 리엉(Andrew Leong)에 따르면 총 12,800명의 차이나타운 거주자 중 아시아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총 46%로, 특히 2000부터 2010년까지 백인들의 인구비율이 높은 폭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반면에 도시계획 및 경제개발 부서인 보스톤 재개발 당국(Boston Redevelopment Authority)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2010년 기준 4,400명의 차이나타운 인구 중에 아시아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총 77%로 다수로 나타났다. 이는 재개발 당국이 실제 차이나타운 지역보다 훨씬 작은 지역을 차이나타운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스톤 재개발 당국은 규정된 차이나타운 외부지역의 재개발을 허용하고 있다. MIT명예교수이자 보스톤 재개발 당국의 관리로 일했던 터니 리(Tunney Lee)씨는 보스톤의 차이나타운은 여전히 건재할 것이라 말한다.

보스톤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의 차이나타운은 기존 주민들이 빠져나가는 현상을 겪고 있다.  맨해튼의 경우 2000년에서 2010년 사이 9%의 아시아인구 감소가 있었다. 워싱턴 D.C.에서는 1970년 3000명이던 중국계 미국인의 인구가 2008년 300명으로 급감했다. 

최근 새롭게 형성된 차이나타운 토지 신탁사는 취업가계들을 위해 빨간 벽돌의 연립주택들을 사들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뉴잉글랜드 지역의 중국 역사학회는 국가사적지에 등록하기 위해 차이나타운의 건물들 파악에 나섰다. 보스톤시는 지난 3월 연립주택을 구하기 위한 모임을 소집했다. 환경개발과의 디렉터이자 보스턴 하우징의 실라 딜런은 “차이나타운은 멋진 동네다. 보스톤은 이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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