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구치현의 무법자들( 아베 신조가 존경하는 사람들)
보스톤코리아  2007-05-06, 23:38:24 
김은한 (본지 칼럼니스트)

아베 신타로(安倍晋三) 57대 일본 총리는 최근 그의 저서 "아름다운 나라로"에서 그의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총리에 대해서 '세간의 평가가 좋지 않았지만 개의치 않는다, 할아버지처럼 확신을 갖는 인생은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가 현재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보수 정책은기시 총리의 국가관이나 사상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기시 노부스케는 도조내각의 상공장관때 조선인들의 징용을 주도한 A급 전범으로 총리 시절에 미·일 안보조약을 체결하고, 전후에 일본의 교전권을 불법으로 규정한 평화 조약을 개정해서 일본의 군사력을 증강하려고 노력한 사람이다.

그는 일본의 조선 식민지 통치가 한국 국민에게 불행한 일이 아니었다고 말하는 파렴치한 사람으로 일본에서는 그를 쇼와의 요괴(쇼와는 히로히토 천황시대의 연호) 라는 별명을 들을 정도로 음모가형 정치인 이었다.

아베 총리가 현재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보수정책은 기시 총리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존경하고 영향을 받은 사람이 그의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 말고 두 사람이 더 있어서 소개해 본다. 두 사람 모두 아베와 같은 고향인 야마구치현(당시는 조슈번이고 현재의 시모노세키 지방) 사람들이다.

<요시다 쇼인>
도꾸가와 막부가 쇠퇴해가는 1853년에 미국의 페리 제독이 일본과의 수교를 요구하며 군함을 이끌고 우라가 앞바다에 나타났을때 해안에 운집한 수많은 군중 속에 요시다 쇼인이라는 시골 무사가 있었다. 그는 난생 처음 보는 엄청나게 큰 군함의 위용을 보고는 이런 문명의 본 고장을 직접 가서 보려는 엉뚱한 생각을 가지고 군함에 몰래 승선했지만 곧 발각되어 감옥생활을 하게 되었다. 이런 이야기는 3류 소설 같은 줄거리이지만 이것이 일본이 명치유신을 낳고 일본제국주의와 보수 우익을 탄생시키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쇼인은 감옥에서 幽囚錄(유수록)을 저술하게 되는데 1)조속히 무비를 정비하고 2)오키나와를 귀속시키고 3)조선을 공격하고 4)만주, 대만, 루손을 장악하며 5)중국을 제압하고 인도에 임하여 진취의 기세를 떨치고, 그럼으로써 물러서서 지키는 기초를 굳혀 진구(진구황후:神功皇后로 신라를 정벌했다고 주장하고 있음)와 도요토미가 이루지 못한 것을 이룩하자는 것이다.
즉 시작부터 끝까지 남의 나라를 정벌(침략)하자는 것인데 아베가 이 사람의 무엇을 존경하는지 궁금하다.

요시다 쇼인은 후에 야마구치 현으로 돌아와서 그 유명한 쇼가손주쿠(松下村熟)를 차려놓고 90여명의 제자들을 가르치는데 이들 야마구치현 출신들이 후일에 에도막부를 무찌르고 명치유신의 주역이 되며 조선정벌의 핵심 세력이 되는 것이다.

그들은 을사보호조약의 주역 이토오 히로부미(초대 총리 조선 통감), 데라우치 마사다케(총리. 조선 총독), 기토 다카요시(명치유신의 주역, 문부상), 이노우에 가오루(주한공사, 외상), 야마가타 아리모토(총리, 조선군 사령관), 구사카 겐즈이, 이노우에 분타, 다카스키 신사쿠 등이다.
모두 한반도 침략의 원흉들로 야마구치현 출신들이다. 특히 이들 중의 한사람인 다카스키 신사쿠(高衫晋作)는 일반 백성들과 하급 무사들로 조직한 기헤이타이(奇兵隊)를 창설해서 도쿠가와 막부를 쓰러 뜨리는데 혁혁한 전과를 올리고, 후일에는 이들이 야쿠자의 모태가 되어서 명성 황후 살해를 담당하는 행동 대원이 되는 것이다. 바로 이 다카스키 신사쿠가 아베신조 총리가 존경하는 세번째 인물이다. 그래서 아베 신조 총리의 아버지 아베 신타로와 아베 신조는 다카스키 신사쿠의 이름에서 晋자를 따와서 자신들의 이름을 지은 것이다.
 
아베 신조가 존경하는 위의 세 사람에게서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1)그들은 일본의 국익을 위해서는 도덕과 법에 어긋나는 일도 서슴없이 해치운다는 것이다.
2)주위 국가는 일본의 이익과 정복의 대상일 뿐이다. 아베 신조가 총리가 되면서 일본 국민에게 공약한 것도 이들 3人의 철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바로 보수우익의 근간이며 일본 군국주의의 부활을 공약하는 것이다.

첫째는 평화헌법을 개정해서 일본의 경제에 걸맞는 군사력을 보유하겠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군사대국을 지향하겠다는 것이다. 참고로 지금 현재 일본 자위대의 일년 예산은 남한의 총예산과 같은 수준이다.

두번째는 애국심을 교육시켜서 일본인들이 자부심을 갖도록 하겠다. 교과서에 종군위안부가 기술되는 것은 안된다. 참고로 아베는 교과서 왜곡을 지금까지 주도해 온 사람이다.

세번째는 야스쿠니 신사에 모셔진 전범들은 범죄인이 아니다. 수천만의 아시아인들을 전쟁의 참화속으로 내 몰았던 중죄인들이 애국자가 되는것이다.

야스쿠니 신사(神社)는 일본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신사로 서양에서는 전쟁신사(War Shrine)로 불리는데 1869년(명치 2년)에 군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기 위해서 설립한 초혼사가 그 전신이다. 야스쿠니는 "나라를 평안하게 한다"는 뜻으로 도조 히데키등 A급 전범들이 안치되었기 때문에 한국과 중국 같은 일본 제국주의의 피해국들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정치인들을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속시원하게 사과를 하고 책임을 지는 발언을 못하는 이유도 그가 신주 모시듯 하는 우익 진영의 근간이 무너지기 때문에 못하는 것이다.

이번 미국 방문에서 고작한다는 소리가 Sense of Apology라는 들어보지도 못했던 아리송한 말로 얼버무리고 있는데 책임 소재가 누구에게 있는가는 언급도 안하고 있는 것이다. 또 정작 그가 사과할 상대는 미국 대통령이나 의회 지도자들이 아니고, 바로 피해자인 위안부들과 한국을 비롯한 당사국들인데, 일언반구도 없다. 이것이 바로 아베 신조의 한계인 것이다.

독일 정부의 경우는 유태인을 학살한 홀로코스트를 부정하거나 나치를 찬양하는 행위는 헌법 130조(대중 선동죄)에 해당되어 5년 까지의 징역형을 선고 받게 되어 있다. 일본은 역사를 왜곡하고 부정하기에 앞서 독일에게서 많은 것을 배워야만 한다. 현재 세계는 일본 국민과 정부의 양식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종용하고 있고, 캐나다 국회는 위안부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인권 소위원회에서 통과시켰다. UN 인권위원회는 일본 정부에게 위안부 문제가 비인권적 범죄 행위라는 것을 명백히 정의하고 피해자들에게 법적인 책임을 지고 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위안부 문제는 과거 역사적 사실의 진위를 밝히는 것은 물론이고 여성의 인권과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것을 일본 정부와 국민들이 깨달아야 하는 양식의 척도를 가름하는 사안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그가 존경하는 야마구치 현의 무법자들이 주장하는 편견과 오만에서 벗어 나는 것이 자유민주국가인 일본의 장래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우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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