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193
화랑세기花郞世紀, 6세 풍월주風月主 세종世宗(22)
보스톤코리아  2017-09-04, 11:18:25 
[미추대왕이 광명을 왕후로 삼으며 후세에 알려 말하기를 “옥모玉帽의 인통姻統이 아니면 곧 왕후로 삼지 말라” 했다. 까닭에 세상에서 이 계통을 진골정통眞骨正統이라 한다. 옥모부인은 곧 소문국召文國의 왕녀인 운모공주가 구도공에게 시집가서 낳은 사람이다. 옛날부터의 진골이 아니다.]

위의 인용문이6세 풍월주 세종편에 마지막으로 실린 부분이다. 신라의 제13대왕 미추이사금이 왕명으로 옥모의 딸들(인통姻統)로만 왕후로 삼으라고 하였다. 미추이사금의 왕비는 광명부인이다. 광명의 어머니는 아이혜이며, 아이혜의 어머니는 홍모이다. 홍모의 어머니가 옥모이며, 옥모는 운모공주의 딸이다. 인통이란 왕비를 배출하는 계통으로 철저히 모계(여계)에 의하여 전해졌다. 조선시대의 족보는 부계 계승의 원리에 의하여 이어졌다. 이 부계계승과 정확하게 대칭되는 원리로 보면 모계계승의 이해가 쉽다. 신라시대는 진골정통과 대원신통이란 두 인통에 의해서 왕비가 배출되었다. 그리고 남자들은 모계에 의해 진골정통과 대원신통이 정해졌으며, 단 한 대에 한하여서만 그런 계통을 이었다. 그 아들들은 다시 그들의 어머니의 인통에 의해서 정해졌다. 그래서 아들과 아버지의 계통이 다른 것을 볼 수가 있다. 그 예로 김서현은 그의 어머니 아양공주가 대원신통이었기에 그 계통을 이었지만, 그의 아들인 김유신은 어머니가 만명부인으로 진골정통이었기에 진골정통이 되었다. 이런 예는 태종무열왕 김춘추에게서도 나타난다. 김용수/용춘은 그의 어머니가 대원신통이었기에 대원신통이 되었고, 아들인 김춘추는 그의 어머니가 진골정통이었기에 진골정통이 되었다. 214)  

미추왕이 옥모를 진골정통의 시모始母로 선언하면서 진골정통의 딸들이 왕과 통혼하는 한 축이 되었다. 옥모의 어머니 운모공주는 소문국의 왕녀인데 185년 벌휴왕이 구도仇道와 구수혜仇須兮를 군주軍主로 삼아 소문국(현 경북 의성)을 정벌하고 난 후 구도의 아내가 되었다. 그래서 운모는 사로국의 신분제로 봤을때는 진골이 아니지만 미추왕의 명으로 운모의 딸들이 진골이 되었다. 벌휴왕때는 위의 소문국 정벌 외에도 188년에 모산성(현 충북 진천 또는 경북 의성), 189년에 구양성(현 충북 괴산 또는 옥천), 190년에 원산항(현 경북 예천 용궁)과 부곡성(현 경북 군위 부계)을 정복하면서 백제와 공방전을 치루었다. 

벌휴이사금의 성은 석씨이고, 아버지는 탈해이사금의 아들인 구추 각간으로 삼국사기에 기록되어 있지만, 석탈해가 죽은 지 104년만에 즉위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기에 세대간의 차이가 너무 크다. 결과적으로 석탈해 이후 석씨 세력이 쇠퇴해서 기록이 제대로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거나, 벌휴계가 정권을 잡은 후 아무런 근거 없이 탈해의 후손(손자)이라고 ‘족보세탁’을 했을 수도 있다. 벌휴는 184년에 즉위했고 탈해는 85년간 재위에 있다가 80년에 졸했다.  전왕인 아달라이사금이 아들없이 죽자 백성들이 벌휴를 임금으로 세웠다고 기록되어 있다(이것은 전투능력을 비롯한 문화수준이 높은 세력이 왕성으로 진출해 종래의 지배층을 압도한 것으로 보고있다 – 민족문화백과사전). 왕비가 누구인지 기록이 없지만 어머니가 김씨인 것으로 보아 박씨 세력은 몰락하고 김씨와 석씨가 세력재휴를 한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사로국의 성립시 부터 신분제도는 존재했다. 그를 바탕으로 법흥왕이 골품제를 편성하여 율령을 반포했다고 보고 있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지만, 화랑세기에 나오는 위의 마지막 문장은 이미 법흥왕 이전에 ‘진골’의 신분이 존재했음을 방증한다. 그래서 이종욱은 “법흥왕이 율령을 반포하여 진골 위에 성골 신분을 하나 더 설치했을 것이다” 라고 하였다(화랑세기,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93쪽).   

214) 아양공주는 진흥왕의 딸이며, 어머니는 사도왕후 박씨인데 대원신통이다. 사도는 박영실과 옥진궁주의 딸이다. 만명부인은 진흥왕의 동생인 김숙흘종과 만호부인 사이에서 태어났다. 진평왕과는 이부동복의 오누이이다. 만호는 진흥왕의 맏아들인 동륜태자가 그의 첫남편이었다. 김용수/용춘은 진지왕과 지도부인의 아들이다. 지도부인 박씨는 기오공(선혜왕후의 아들)과 흥도부인(옥진의 딸)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대원신통이다. 김춘추의 어머니는 천명공주인데, 진평왕과 마야왕후의 딸이다. 마야의 어머니는 송화공주로 지소태후(진흥왕의 어머니)의 딸이며 진골정통이다. 대개 김씨들은 진골정통, 박씨들은 대원신통임을 볼 수 있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삼국사절요,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신라속의 사랑 사랑속의 신라(김덕원과 신라사학회, 경인문화사), 민족문화 대백과 사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웹사이트(www.gch.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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