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197
화랑세기花郞世紀, 7세 풍월주風月主 설화랑薛花郞(4)
보스톤코리아  2017-10-02, 14:09:23 
576년, 신라의 제25대 임금인 진지왕이 즉위하였다. 진흥왕이 죽은 후 사도왕후는 자신의 장손, 즉 죽은 장자 동륜의 아들인 김백정을 왕으로 잇지 않고, 차자인 금륜을 왕좌에 올렸다. 미실과 결탁하여 미실이 왕비가 되는 조건으로 금륜을 차기 왕으로 세웠다. 하지만 왕좌에 오른 진지왕은 미실을 총애하긴 하였지만 정처인 지도부인知道夫人을 더욱 사랑하였다. 뿐만 아니라 여러 후궁들과 심지어 유부녀까지 후궁으로 삼고 주색에 빠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국유사에 전하는 ‘도화녀와의 사랑이야기’ 이다. 결국 진지왕은 정사政事는 멀리하고 정사情事 에만 몰두하다가 치세가 어지럽고 음란하다는 이유로 폐위당했다. 삼국사기(신라본기 진지왕4년, 579년조)에 보면 왕이 즉위한 후 평범한 정사를 펼치다가 자연사한 것처럼 기록되어있다. “가을 7월17일, 왕이 서거하였다. 시호를 진지라 하고 영경사 북쪽에 장사지냈다.”

그런데 삼국유사(기이편, 도화녀비형랑桃花女鼻刑郞조)에 보면 “… 나라를 다스린 지 4년만에 주색에 빠져 음란하고 정사가 어지럽게 되자 국인國人이 그를 폐위시켰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화랑세기에는 진지왕의 즉위와 폐위의 내력이 아주 자세하게 실려있다.  
진지왕의 왕후인 지도부인은 아버지가 기오공起烏公이다.

화랑세기(이종욱 역)에는 “지도의 아버지인 기오공은 문노와 종형제간이었다. 그러므로 지도는 문노를 따랐다.” 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그들의 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화랑세기(필사본, 7세 설화랑) 원문에는 “知道之夫起烏公지도지부기오공  與文弩爲從兄弟여문노위종형제 故知道素服於文弩고지도소복어문노” 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종욱은 그의 저서(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 98쪽, 소나무)에서 ‘夫’를 ‘父’로 바로 잡았다고 주석을 달았다.

진지왕의 황후 지도와 문노의 가계를 따라가보려면 우선적으로 선혜황후를 봐야한다. 그는 비처(소지)왕의 정비였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는 거의 기록이 없지만 화랑세기에는 다소의 내용이 군데군데 나온다. 불행하게도 탈자가 많아 정확한 판독이 불가능하지만 전체의 맥락을 파악해보기엔 충분하다. 아버지는 내숙공이고 어머니는 눌지왕의 딸 조생이다. 

그는 비처왕의 비가 되어 딸 보도를 낳았다. 보도는 법흥왕에게 시집가서 왕후가 되었지만 사랑을 받지못했고 결국 비구니가 되었다. 그리고 선혜왕후는 승려 묘심과 사통을 했다가 들통이 나서 묘심은 주살되었고 선혜는 폐위되어 신궁神宮의 제주祭主가 되었다. 그들 사이에는 딸 오도가 태어났다. 이 오도가 1세 풍월주 위화랑과 혼인하여 옥진과 금진을 낳았다. 화랑세기의 ‘묘심과 선혜황후 사건’ 이 삼국유사에 실린 ‘사금갑 사건’의 주인공들과 같은 인물들이라고 단정하기는 주저스럽지만 동일사건일 개연성이 농후하다.  

그 후 선혜는 홍기와의 사이에서 기오공을 낳았다. 이 기오공이 홍도(박영실과 옥진의 딸)와 혼인하여 진지왕의 황후가 된 지도를 낳았다. 그들은 용수와 용춘을 낳았고, 김춘추가 용춘의 아들이다.

선혜의 또 다른 남자 호조, 호조는 문노의 할아버지이다. 호조는 선혜황후와의 사이에서 비조부공을 낳았다. 그리고 비조부가 가야왕국의 문화공주와 혼인하여 문노를 낳았다. 그래서 위의 화랑세기 기록인 “知道之父起烏公지도지부기오공  與文弩爲從兄弟여문노위종형제, - 지도의 아버지인 기오공은 문노와 종형제간이었다”는 기록의 착오이거나, 촌수계산의 착오 또는 당시에는 숙부도 종형제라고 표현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당시에는 오빠를 형으로 기록하였다). 기오공(지도의 아버지)과 비조부공(문노의 아버지)은 같은 선혜황후의 아들들이다. 하지만 아버지가 다르다. 조선시대의 성리학관점에서 보면 남남이지만 당시에는 형제였다. 그리고 문노와 지도황후는 사촌간이었다. 즉 종형제간이었다. 

설화랑을 따라다니며 전장에서 많은 전공을 세웠지만 번번히 논공행상에서 배제된 문노는 당시의 풍월주 설화랑에게 불복하고 자신을 따르는 무리들을 모아 일문一門을 세웠다. 거기에는 바로 자신의 사촌인 지도황후의 후원이 큰 몫을 차지하였다. 지도가 진지왕에게 청하여 문노를 국선國仙으로 삼고 비보랑을 부제로 삼았다. 문노의 일문에 속한 화랑도들은 무도연마를 좋아했고 호연지기의 낭도들이 많았다. 역시 당대의 제일가는 신기의 격검술을 보유한 문노의 후예들 다웠다. 이에 관한 화랑세기의 원문을 보면,
[미실이 비록 새로운 왕에게 총애를 받았다고는 하나 지도부인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도의 아버지인 기오공은 문노와 종형제간이었다.그러므로 본래 지도는 문노를 따랐다. 이에 왕에게 권하여 문노을 국선으로 삼고 비보랑을 부제로 심았다. 문노의 안도들은 무사武事를 좋아했고 협기俠氣가 많았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삼국사절요,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신라속의 사랑 사랑속의 신라(김덕원과 신라사학회, 경인문화사), 민족문화 대백과 사전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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