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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담객설閑談客說: 소울푸드
보스톤코리아  2017-11-06, 11:40:18   
  오래전이다. 컨퍼런스가 있어 뉴올리언즈를 방문했다. 미팅전날 저녁, 식사에 초대됐다. 처음 맛보던  음식중에 기억에 남는게 있다. 검보. 마치 김치찌게에 밥을 자박자박 비벼놓은듯한 맛이었다. 아프리카 노예들이 먹던 소울푸드라고 했다. 검보에 미원味元을 넣었는지는 알 수없다. 

  미원은 흰색 결정체 조미료이다. MSG라고도 한다. 한국육군 훈련병 시절이다. 왼쪽 가슴 주머니엔 숟가락이 꽂혀있었다. 또하나, 미원 한봉지이다. 식욕왕성한 병사들에게는 필수품이었다. 미원을 넣기 전과 넣은 후 국맛차이는 하늘과 땅이란 걸 알기 때문이었다. 국맛이 고향 맛으로 승격되는 거다. 그러니 식판을 받는 거의 모든 병사들은 국에 톡톡, 미원을 털어 넣었다. 별빛같은 하얀색 미원조각은 국속에 떨어졌다. 

숟가락과 별이 부딪히는
맑은 국그릇 소리가 
가슴을 울렸는지

어머니의 눈에서
별빛 사리가 쏟아졌다
(공광규•, 별국 중에서)

  수십년 전 일게다. 조미료 미원의 광고 문안이다. ‘식욕이 샘솟는 미원의 계절.’ ‘영양가 높고, 머리가 좋아지는 미원.’ 한편 미원이 그동안 억울했을 거다. 여론 역풍을 맞았으니 말이다. 하긴 미원도 많이 넣으면 음식맛이 떫어진다. 미원을 먹으면 머리가 좋아지고, 영양가가 높아지는가는 모르겠다. 

  아내에게 이따금 배짱 큰 투정을 할적이 있다. 미원없나요? 대답이 매멸차다. ‘주는대로 먹지 못하고, 왠 투정.’ 밥그릇 뺏기지 않은 것만해도 다행이다. 철없는 남편은 쓴 입맛만 다신다. 조미료중엔 다시다도 있다. 탤런트 김혜자가 나와 선전하던 조미료 말이다. 맛좋은 다시다는 고향 맛이라 했다.  ‘냠냠냠  맛좋은 다시다~’ 귀에 웅웅거린다.

  독일태생의 연세든 분을 알고 지냈다. 그 양반 하는 말. ‘다른건 몰라도 토란土卵은 정말 싫다.’ 한창 2차세계대전중, 그 노인은 물리도록 지겹도록 토란만 주식主食으로 먹었기 때문이라는 거다. 먹을게 그것 밖에 없었다던가. 세월이 지나 그 양반 소울푸드는 토란국인지도 모른다. 

  진부한 말이겠다. 천고마비天高馬肥. 가을엔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 어디 말馬만 살이 찌겠나. 나도 소울푸드 맛있게 먹고 살이 포동포동 오르는 계절이다. 나한테 소울푸드는 역시 라면이다. 아니 짜장면일수도 있겠다. 아내가 듣고 매멸차게 한마디 던진다. ‘촌스런 입맛.’  라면에는 미원이 들어가던가?

‘입이 음식의 맛을 구별함 같이 귀가 말을 분간하지 아니하느냐’ (욥기 12:11)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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