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기 교수님의 '아름다운 음악과 신비로운 불협화음 이야기'를 듣고 와서...
신영의 세상 스케치 622회
보스톤코리아  2017-11-16, 21:24:41 
지난 토요일(11/11/2017) 오후는 기온이 내려가 많이 쌀쌀했다. 그러나 마음은 어찌나 따뜻하고 행복했는지 모른다. 그 이유는 음악 전공자도 아닌 하바드 의대 교수인 김천기 교수의 '아름다운 음악과 신비로운 불협화음 이야기'를 만난 까닭이다. 이 음악을 듣기도 전부터 '불협화음'이 스쳐지나는 순간이 아니던가. 김 교수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처음 이 음악 이야기의 초대를 받았을 때 느낌이 바로 불협화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음악이라는 것은 전공자가 아닌 이들에게는 때로는 그 어느 화학의 기호나 수학의 공식을 푸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김 교수님을 처음 뵌 때는 아마도 2013년 봄쯤으로 기억한다. Boston Symphony Hall에서 말러(Mahler)의 음악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는 지인들 몇 분들과 함께 갔었는데 우연하게도 김 교수님 내외분을 그곳에서 뵈었던 것이다. 음악회를 마치고 저녁과 함께 와인 한 잔씩을 하며 얘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스쳐 지난다. 그 후로 보스톤 한미예술인협회 전시회나 행사 모임이 있을 때마다 얼굴을 뵙고 인사를 나누곤 했었다. 미국 이민자들의 삶의 모습이 한국과는 사뭇 다르지 않던가. 어떤 행사나 모임이 있어야 얼굴 한 번 보게 되는 그런.

지난 10월 보스톤 예술인협회 모임에서 김 교수님께서 11월에 음악회가 성 앙뚜안 다블뤼 보스톤한인성당에서 있으니 오라는 것이었다. 찾아뵙겠노라고 말씀을 드리고 집에 돌아와 11월 스케줄 표를 먼저 훑어보았다. 다행히도 다른 선약이 없어 다행이다 싶었다. 그리고 얼마 후 초대의 글을 보내주셨다. 김 교수님의 기타 소리와 노래를 지난해 보스톤 예술인협회 작은 모임에서 들었기에 익히 알고 있었다. 김 교수님 내외분의 화음으로 들었던 기타반주와 노래는 듣는 이들에게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참으로 곱고 아름다운 모습이었으며 오래 마음에 남았다.

그날의 음악회는 참으로 놀라움이었다. "아름다운 음악과 신비로운 불협화음 이야기"의 주제처럼 수, 화성, 피타고라스, 바흐 그리고 구스타프 말러까지의 장르별, 연대별 이야기를 시작으로 각자의 담긴 생각을 끌어내어 볼 수 있도록 음악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요 몇 년 동안 한국인이 사랑하는 리퀘스트 1위에서 10위까지의 결과를 KBS 홈페이지의 자료를 통해 함께 나눠주기도 했다. 그리고 성가/캐롤, 클래식, 팝송/가요의 장르를 넘다 들며 여유로이 음악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그 이야기를 듣는 내내 참으로 놀라움만 가득 차올랐다.

"음악, 신이 우리에게 내려주신 선물! 음악 속의 그 무엇이 우리의 마음을 건드리고, 음악을 더욱 더 멋지고 아름답게, 그리고 더 오묘하게 들리게 할까요? 우리에게 친숙한 클래식음악, 성가, 그리고 팝송과 가요들에서 발췌한 부분들을 mp3로 직접 감상하거나, 화음/화성의 비교가 필요한 기타 연주를 곁들여 설명해가며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클래식/가곡 현제명(오라), 슈만(어린이 정경 1번), 쇼팽(발라드 4번), 쇼팽(피아노협주곡 1번 2악장 Romanze), 라흐마니노프(피아노협주곡 2번 2악장), 포레(Apres un reve 꿈을 꾼 후에), 베토벤(피아노소나타 비창 2악장), 말러(교향곡 2번, 4번, 5번 6번의 느리며 아름다운 악장들 등등)"

어디 그뿐이었을까. 팝송/가요, 성가/캐롤, 영화 음악의 원작 소설 이야기의 설명과 이 영화 음악을 들려주시며, 단조로운 음악에 대한 이해와 동요처럼 편안하고 오래도록 우리의 가슴에 여운으로 남는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까지 나눠주신다. 팝송/가요 부분에서는 기타반주와 함께 노래도 불러주시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장을 더 넓혀주었다. 한국 가요 이야기도 나누면서 클래식 고전 음악으로부터 현대 음악 그리고 그룹 들국화에 이르기까지의 폭넓은 장르를 오르내리고 아우르며 나눠주시는 김 교수님의 '음악 이야기'는 3시간이 넘도록 이어졌다.

'아름다운 음악과 신비로운 불협화음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불협화음'의 그 의미를 말이다. 그 어느 한 곳을 끄집어내 그곳만 듣게된다면 정말 이해되지 않을 그 '불협화음'이 시작과 끝의 그 어느 마디에서 제 몫을 하며 '제소리를 낼 때' 참으로 놀라운 아름다운 하모니의 화음을 낸다는 것이다. 그것처럼 우리의 인생에서도 특별히 잘난 사람이나 못난 사람이 따로 없다고 더불어 말씀해 주신다. 모두가 각자의 인생의 몫을 찾아 채워간다는 것이다. 참으로 놀라운 이야기가 아니던가. '불협화음'의 신비로움을 깨닫는 귀한 시간이었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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