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보다는 '방향'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
신영의 세상 스케치 627회
보스톤코리아  2018-01-08, 10:45:38 
무술년(戊戌年) 새해에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사회 그리고 내 가정이나 친지와 친구들 가정 모두 안팎으로 두루두루 평안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지난해는 더욱이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아니었던가. 2018년 새해는 '황금'을 뜻하는 '무'자와 '개'를 의미하는 '술'자를 합친 무술년으로 '황금 개의 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개는 사람과 제일 가까이에서 생활하는 동물 중 하나이다. 가끔은 집 안에서도 '개(강아지)'로 인해 부부 간이나 가족 간의 대화가 시작될 때가 있다. 참으로 우스운 얘기인 듯싶으나 사실일 때가 많으니 어찌 웃음으로만 흘려버릴까.

어제 연합뉴스를 통해 '김정은 신년사'에 관한 내용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이번 신년사의 키워드를 생각해 보자. 그것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바로 평창올림픽 대표단, 책상 위의 핵단추, 대화의 노력이다. 먼저 자신의 집무실 책상 위에 핵이 장착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버튼이 있다고 하며 이미 ICBM이 실전배치 됐다는 것을 과시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대북 대응에 있어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거듭 강조하면서 남북 간 대화가 미북 간의 소통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숨가쁜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또한, 북한은 '오늘 오후부터 판문점 연락 채널 개통'(서울=연합뉴스) 북한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3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위임에 따라 3일 오후 3시 30분(평양시 오후 3시)부터 판문점 연락 채널을 다시 개통하겠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우선 남북 간의 대화 통로가 활성화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문이 열린다는 것은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남북과 한미와 북미 여러 가지로 어려운 지금의 시점에서 대화의 통로보다 더 간절하고 필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비핵화 대화'의 요점일 것이다.

무엇인가 다급한 입장에 있는 사람에게는 무엇이든 눈에 보이는 끄나풀을 잡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 아니던가. 하지만 급하다고 무작정 잡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닌 한 번은 깊은 호흡으로 마주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앞선다. 개인이나 사회나 국가나 마찬가지가 아니던가. 표면으로 나타난 것은 남을 위한 듯싶으나 결국 남을 우선하기보다는 나 자신을 먼저 챙기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각자의 이해관계에서 서로에게 더 큰 이익이 무엇인가 저울질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가 아니던가 말이다. 지금에 처해 있는 대한민국의 입장이 바로 이런 입장이 아닐까 싶다.

다시 한 번 거듭 들어보지만, 김정은의 신년사 내용의 문구 하나 하나를 쉬이 해석하거나 즉흥적으로 반응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급한 일일수록 돌아가라는 옛 어른들의 말씀이 있지 않은가. 지금에 처한 다급한 마음에 눈앞에 보인 일만 해결하려 할 것이 아니라 조금 더 멀리 깊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참으로 어려운 일이 아니던가. 지금에 처한 대한민국의 입장이 말이다. 북한과의 관계, 미국과의 관계, 중국과의 관계, 일본과의 관계 어느 하나도 녹록지 않은 국제정세 속에서의 지혜롭고 이성적인 정치외교의 힘과 노력이 요구되는 때임이 분명하다.

"물론 남북관계 개선이 중요하고 대화가 절실하다. 그러나 그 전에 우리 정부의 확고한 기본 방침이 필요하다. 대화의 목표가 대화 그 자체여서는 안 된다. 대화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이루고 통일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여야 한다. 결국, 통일을 위해서는 북한의 핵이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 상황에서 남북관계 개선도 중요하지만 북한의 비핵화가 확고한 기본 방침이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김정은 신년사의 행간을 잘 파악해야 한다. 대화의 장을 만들더라도 핵 동결이나 감축이 아닌 비핵화의 원칙을 고수해야 하는 까닭이다."

'속도'보다는 '방향'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미국에 사는 '대한의 딸'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참으로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다. 특별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는 입장에서는 더욱이 그렇다. 그렇다고 남의 일처럼 방관자가 될 수도 없는 입장이 아니던가. 이번 김정은 신년사를 통해 평창동계올림픽 참여를 비춘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다. 그리고 북한의 3일 '판문점 연락 채널'을 다시 개통한다는 소식은 그 무엇보다도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급하지 않은 마음으로 차근차근 대처하면 좋겠다. '속도'보다는 '방향'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며.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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