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교육 25년 근속 남일교장
장기근속의 비결은 꾸준히 동행해준 동료교사
한인 인구 1.5배 증가, 한국학교 학생은 3배 증가
뉴잉글랜드 한국학교 우수 교사진도 미국내외 인정
보스톤코리아  2018-03-15, 20:19:22 
남일 뉴잉글랜드한국학교 교장
남일 뉴잉글랜드한국학교 교장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지금은 타주로 이주를 하였지만 전에 한 어린이가 엄마와 할머니의 손을 잡고 학교에 등록을 하고자 왔었는데 그 할머니는 1976년부터 우리 학교의 학생이었다고 하는 얘기를 듣고 감동을 받았다.”

개교 43주년이 되는 뉴잉글랜드한국학교 남일교장(56)은 아직도 감동이었다고 말한다. 보조교사로서 첫발을 딛었던 남일 교장은 이 학교 교장이 되어 있으며 또 학교에서 가장 오래된 교사이기도 하다. 뉴잉글랜드 지역에서도 문혜원교사 (27주년), 명정호교사(25주년) 와 더불어 단 3인만 25년 고지를 넘었다. 

딸이 한국학교에 입학하면서 보조교사를 맡았던 남일교장은 새로 생긴 이중언어반 담임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교사활동을 시작했다. 25년이 되는 동안 딸은 어느새 성장해 외교관이 되었다. 그런 남일 교장도 할머니와 손자가 같은 한국학교에 다니는 것이 가슴에 묵직하게 전해졌다. 

1999년 당시 황성미 교장에 이어 교장직을 시작한 것도 20년이다. 한인사회의 규모도 커졌고 뉴잉글랜드한국학교는 그보다 더 커졌다. 남교장은 “좋은 프로그램과 우수한 교사진이 잘 홍보되어 25년 전에 비해서 재학생 숫자가 3배 정도 증가한 것 같고 학급 숫자도 3배 정도 늘어 모두 50 개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2000년 샌서스에서 매스주 한인이 17000여명이었고 2010년 샌서스에서는 25000여명으로 증가했다. 

좋은 프로그램과 우수한 교사진이 만들어지는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그는 교육자로서 목표가 교사 교육이다. 이를 위해 교사들은 각종 교사분반모임, 연수회 등을 통해 토론하고 배운다. 교장은 이런 크고작은 각종 모임에 참여해 교사를 격려하고 이야기를 듣는다. 또한 단체,  분만모임, 개인 카톡을 통해 교사들과 소통한다. 남교장은 “뉴잉글랜드 한국학교 재직 교사들은 타주에서도 언제나 대환영을 받고 있을 정도로 교사의 수준이 높다는 정평이 있다”라고 밝혔다. 

남교장은 체력관리도 남다르다. 생식과 견과류 간식 하루 한끼 식사요법은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다. 10년 이상 그는 이 식사요법을 지켜오고 있다. 남교장은 “처음에는 무척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대신 지금은 전혀 힘들지 않으며 오히려 건강한 체력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한국학교 교사를 토요일 하루 근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하루 몇시간의 교육을 위해 몇배의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에 사명감과 헌신이 필요하다고 남교장은 밝혔다. 때문에 장기근속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꾸준히 동행해주는 동료 교사들로부터 힘을 얻어 지금껏 근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잉글랜드한국학교는 뉴튼의 오크힐미들스쿨을 주말에 빌려 쓰고 있다. “한국학교 교사들은 수업에 필요한 교육기자재를 매주 가지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과 불편함이 운영에 어려운 점도 있고 ‘셋방살이’를 하다보니 집주인의 눈치를 봐야 하는 일, 학교 규모가 커서 건물 전체를 임대함으로 임대료가 높아 상대적으로 고생하는 선생님들의 대우를 못해 드리는 것이 어려운 점이고 아쉬운 점”이라고 남교장은 털어놨다. 

올해 5월 뉴잉글랜드한국학교는 학교역사상 가장 많은 17명의 졸업생과 2명의 수료생을 배출한다. 남교장은 졸업생들이 감사를 전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43년동안 수많은 졸업생들은 한인 2세로서 충분한 정체성과 이중언어를 갖춘 인재로 성장해왔다. 

남교장에게 지난 25년은 꽃길 만은 아니었다. 그도 수많은 비판에 직면했고 지금도 그런 비판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뉴잉글랜드한국학교는 미국내 여느 한국학교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2세교육의 산실임이 틀림없다. 그의 25년 땀과 눈물이 고스한히 한국학교의 발자취에 스며들어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직업으로서 소설가>에서 이렇게 말한다. “링에 오르는 것은 쉽지만 거기서 오래 버티는 것은 쉽지 않다” 아무나 링에 오를 수는 있지만 오랫동안 그것도 잘한다는 것은 특별하다. 남교장을 비롯해 장기근속한 교사들에게 경의를 표해야 하는 이유다.

남일 뉴잉글랜드한국학교 교장은 재미한국학교뉴잉글랜드지역협의회로부터 25년 장기근속으로 표창을 받았다. (좌)김용현 보스톤총영사 (우) 남일 뉴잉글랜드 한국학교 교장
남일 뉴잉글랜드한국학교 교장은 재미한국학교뉴잉글랜드지역협의회로부터 25년 장기근속으로 표창을 받았다. (좌)김용현 보스톤총영사 (우) 남일 뉴잉글랜드 한국학교 교장
 

2세 교육 25주년 근속 남일 교장 인터뷰 일문 일답 

▶정말 축하드린다. 우선 25주년 장기 근속상을 수상하신 소감을 묻고 싶다. 
올해로 개교 43주년을 맞는 뉴잉글랜드 한국학교가 지금에 이르기까지 잘 이끌어 주시고 초석이 되어주셨던 선배님들과 우리 학교를 꾸준히 지원해 주신 뉴잉글랜드 한국학교의 학부모님들과 학부모회, 늘 후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보스톤 총영사관, 재외동포재단을 비롯한 지역의 모든 단체장님들께 감사드린다. 개인적으로는 ‘세월이 이렇게 많이 흘렀네!’ 하고 놀랄 따름이다.

▶25주년이면 미주내에서 거의 드믄 일이 아닌지? 혹 첫 주자는 아닌지?
뉴잉글랜드 지역에서는 드문 일이지만, 미주 지역 전체로 보면 25주년은 그리 드문 것은 아니다. 특히, 하와이 및 뉴욕지역 등 한인사회의 연혁이 오랜 지역들은 한국학교의 역사도 길어서 30년 이상 재직하시는 분들도 여러 분 계시다. 특히, 재미한국학교협의회 학술대회를 참석해 보면 많은 1세대 선배 교사분들이 아직도 현직교사로서 2~30년 이상 장기근속 표창을 받으시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많은 교사들이 감동을 받고 더 오래 가르치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한다. 

▶25년 동안이면 어린 아이가 태어나서 직장을 다니거나 결혼을 할 수도 있는 나이 동안이다. 혹 그렇게 오랫동안 근속할 수 있으셨던 비결이 있는지?
교사로서의 사명감과 헌신하는 자세도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직책이 주말 한국학교 교사다. 쉽게 보면 ‘단지 몇 시간의 수업인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그 몇 시간을 알차고 효과있게 가르치기 위한 준비를 위해 선생님들은 몇 배의 시간이 들이게 되기 때문에 장기간 한국학교의 교사로서 재직하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은 아니다. 뉴잉글랜드 한국학교에는 여러 명의 장기근속 교사분들이 재직하고 있다. 2세들의 교육을 위해 꾸준히 동행해 주시는 이분들이 있기에 나도 힘을 얻어 이처럼 오랫동안 근속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믿는다.  

▶교사로서 그리고 교장으로서는 언제부터 근무하셨는지?
뉴잉글랜드 한국학교는 금년이 개교 43주년이 되는 해다. 1대 고 안창수 교장, 2대 고 백린 교장, 3대 김영집 교장, 4대 황성미 교장 선생님에 이어 지난 1999년부터 5대 교장직을 맡고 있다. 보조교사로 봉사를 시작하여 담임 교사와 교무주임교사를 거쳐 교장으로 재직하게 되었다.

▶교장을 처음 맡으셨을 때 학생수와 지금의 학생수는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교장 첫 해에 비해서는 많이 증가했다. 뉴잉글랜드 한인사회의 규모가 커짐과 함께 뉴잉글랜드 한국학교의 좋은 프로그램과 우수한 교사진이 잘 홍보되어 25년 전에 비해서 재학생 숫자가 3배 정도 증가한 것 같고 학급 숫자도 3배 정도 늘어 모두 50 개로 증가했다.

▶한국학교 운영의 가장 어려운 점과 교사로서 어려웠던 점은? 
아무래도 자체건물이 없다는 점이다. 한국학교 교사들은 수업에 필요한 교육기자재를 매주 가지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과 불편함이 있다. ‘셋방살이’를 하다보니 집주인의 눈치를 봐야 하는 일, 규모로 인해 학교 건물 전체를 임대하는 임대료가 높아 상대적으로 고생하는 선생님들의 대우를 못해 드리는 것이 어려운 점이고 아쉬운 점이다.  

▶가장 보람을 느꼈던 때는?
졸업생들이 졸업사를 발표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할 때다. 부모의 손을 꼭 잡고 기초반으로 입학했던 어린이가 어느새 고등학생이 되어 졸업장을 받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보람이 있다. 미국 내에서는 물론 한국에서도 우리 학교가 훌륭한 교사진을 가진 우수한 학교로 인정을 받을 때 교장으로서의 보람을 느낀다.

▶어떻게 처음 한국학교 교사를 시작하게 됐나?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는지?
지금은 미국 외교관으로 재직 중인 첫 째가 처음 한국학교를 다니게 되었고 보조교사로 봉사하면서부터 뉴잉글랜드 한국학교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이중언어반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담임을 맡게 되었는데 반 이름이 노루반이었다. 

▶교장직 수행을 위해 어떤 일을 하시는지?
내부적으로는 학교의 학사일정에 따라 준비해야 하는 여러 가지 일들, 특히 행사가 많은 학교여서 각 행사에 필요한 부분들을 점검하는 일들과 신임 교사 교육이 가장 중요한 임무다. 외부적으로는 우리 학교의 홍보와 정부기관 및 지역 단체와 개인에까지 지원과 후원을 요청하는 일 등 하루 24시간을 모두 할애하고 있다고 여겨질 정도로 일이 많기는 하다.

▶교사들과 수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하시고 계시는 것으로 안다. 바쁜 일과중에 어떻게 이를 다 소화 하는지? 
뉴잉글랜드 한국학교는 연령과 커리큘럼에 따라 기초부터 세종과정(이중언어)과 음악교육부, 작문교육부 및 문화교육부 등 8개 과정으로 구분되어 있다. 각 과정의 커리큘럼과 주요 행사들은 과정리더 교사들이 담당하여 논의하고 진행하고 있기에 리더교사들은 물론 각 선생님들과는 수시로 전화 또는 SNS를 통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상호협조해야 할 부분도 많고 교장으로서 결정해야 할 부분도 많아 메모를 통해 빠진 부분이 없도록 점검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종종 잊기도 한다.
 
▶오랫동안 근속하기 위해서는 건강이 가장 중요한 요인일텐데 혹시 생식과 하루 한끼 식사가 체력의 바탕이신지? 힘들지는 않으셨는지?
물론 처음엔 무척 힘들었지만 지금은 전혀 힘들지 않다. 10년 이상 생식과 견과류와 하루 한끼 식사로 체력을 유지하고 있는데 아직은 상당히 건강한 편이고 특히 잘 챙겨준 집사람의 내조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혹 2세 교육자로서 목표가 있는지?
교장으로서의 첫 째 목표라면, 교사 교육 및 양성이다. 우리는 교내 교사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신임 교사와 경험이 없는 교사지원자를 교육시키고 있다. 우리 학교에서 재직한 교사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여 그 지역 한국학교에서 교사로 2세들을 가르침에 부족함이 없는 충분한 경험과 수준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실제로 뉴잉글랜드 한국학교 재직 교사들은 타주에서도 언제나 대환영을 받고 있을 정도다.
두 번째 목표라면, 쉬울 듯 하면서도 어려운 부분이 졸업생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다. 
전에도 시도했었고 작년에도 졸업생 네트워크를 이용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쉽지는 않다.지난 43년 동안 배출된 졸업생 숫자는 상당한데 이들의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2세 교육을 위해 함께 할 수 있다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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