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224
화랑세기花郞世紀, 8세 풍월주風月主 문노文弩(14)
보스톤코리아  2018-04-23, 11:29:36 
문노는 10대 후반 부터 오랜동안 출정했다. 이사부, 김무력 장군 등 신라의 영웅호걸들이 총사령관이 되어 한강유역을 중심으로 한반도의 주도권 쟁취와 영토확장을 위해 백제와 고구려 그리고 가야와 일본 등과 전쟁을 할때 그는 세종공 휘하에 속해서 전장을 종횡무진으로 누비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한편 그는 40세가 다 되도록 결혼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항상 그를 아끼던 세종공이 염려를 하였고, 어느날 전장에서 승리를 하고 귀경길에 세종은 문노에게 결혼에 관하여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문노의 대답은 어려서 부터 격검술에 심취하고 자주 출정을 하다가 보니 늦어졌다고 말했지만 그가 말한 뉘앙스는 위품이 없는 자신의 신분으로 같은 계급의 부인을 만나면 자식들 역시 자신처럼 그 가치를 인정 받지 못할 것이라면서 ‘서얼’로서 겪는 현실과 골품을 향한 이상 가운데서 고뇌하는 그를 보았다. 귀경한 세종은 그가 문노와 나누었던 대화를 아내 미실에게 전하였다. 미실은 자신과 내외종 자매지간인 윤궁을 적임자로 생각하였다. 윤궁은 동륜태자를 섬기다가 동륜이 죽고난 후 5년간 과부로 살고 있었다. 그런데 윤궁은 진골이었고 문노는 골이 없었기에 선뜻 나서기를 주저하였다. 하지만 세종공의 권유로 미실은 윤궁의 마음을 떠 보았다. 윤궁은 평소에 늘 문노의 인품과 격검술이 신기에 달한다는 명성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문노라면 비록 품은 낮지만 ‘놓치고 싶지 않는 남자’ 였다. 그래서 문노만 좋다면 위품을 따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윤궁의 의사를 미실로 부터 전해들은 세종은 문노와 대면하여 윤궁과의 혼인을 권하자 문노 또한 즉석에서 관심을 표명하였다. 그래서 둘의 결합을 위하여 당시 문노의 부제로 있던 비보랑도 동원되었다. 비보랑은 윤궁과 이종사촌간이었다. 윤궁의 어머니 말보와 비보랑의 어머니 실보는 자매지간이며 아시공과 삼엽궁주의 딸들이다. 그리고 비보랑도 합세하여 그들의 결혼을 위하여 윤궁에게로 갔다. 화랑세기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이에 앞서 공이 세종공을 모시고 출정했다. 세종공은 공이 아내를 맞지 않는 것을 근심했다. 미실이 말하기를 “나의 동생인 윤궁이 이 사람에게 어울리는데, 지위가 낮은 것이 걱정이다” 했다. 윤궁이 듣고 말하기를 “그 사람이 좋다면 어찌 위품位品을 논하겠는가?” 했다. 공 또한 듣고 기뻐했다. 공의 부제 비보랑 또한 윤궁과 종형제였는데, 공을 위하여 공을 계부繼夫로 맞도록 윤궁에게 권했다. … ]

윤궁은 일단 당대 신라에서 제일가는 호남아를 놓치고 싶지 않아 위품이 문제가 아니라고 했지만, 막상 ‘중매장이’ 들이 적극적으로 나오니 위품이 ‘문제’가 아니될 수 없었다. 그리고 윤궁은 비보랑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 놓았다. 문노와 혼인을 한다면 다섯가지 의롭지 못한 것을 해야 되는데, 그 첫 번째가 문노는 위가 낮기에 딸 윤실과 모녀母女의 관계를 끊어야 한다는 것과(윤실은 윤궁이 동륜태자로 부터 낳은 딸이다), 두 번째 역시 문노의 위가 낮기에 자신은 골품을 버리고도 잘 살 수 있지만 그것을 끊어야 하는 것이고(윤궁은 진골이고, 문노는 관위로 보아 6두품으로 추정된다), 세 번째는 진종전군眞宗殿君227) 이 자신을  총애하여 부르는데 거절하고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며, 네 번째는 아버지 황종공이 귀한 사람에게 시집 보내려고 하는데 그것을 거부하고 가는 것이며, 다섯 번째가 금륜태자가 형의 총애를 이으려고 하는데 다른데로 가는 것이라면서(진흥왕의 장남 동륜태자가 개에게 물려 죽은 사건 후에 동생인 금륜/사륜이 태자를 이엇다. 그는 태자뿐만 아니라 형이 총애하던 여인들도 물려 받으려고 했다), 윤궁은 이 다섯 가지가 다 풀리면 문노에게로 시집갈 것이라고 했다. 

227) 김진종은 제 22대 지증왕과 연제부인의 삼남이다. 법흥왕 김원종과 입종갈문왕의 동생이다. 삼국유사에는 제 38대왕인 원성왕 김경신의 7대조로 나온다. 김경신의 가계는 부친 김효양-조부 위문-증조부 의관-법선-마차-흠운-진종-지증왕-습보-복호 이다. 화랑세기에는 진종의 후손에 관한 언급이 없다. 진종은 나이가 들어서는 동륜태자를 섬기다 과부가 된 윤궁을 아내로 맞길 원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한 연유로 윤궁은 문노와의 결혼을 미루기도 했다. 그리고 진종이 죽은 후 그들은 결혼했다. 그들의 결혼 시기가 진평왕의 즉위년으로 보이기에 진종은 아마 진평왕의 즉위 무렵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579년 진평왕 즉위). 

한편 김진종의 7대손 김경신은 780년 선덕왕 원년 이찬(2등급)으로 상대등 김양상과 함께 ‘김지정의 난’을 평정하였다. 그리고 그는 상대등에 올랐고, 김양상은 왕이 되었다. 김양상이  선덕왕이다. 김경신은 785년 선덕왕이 죽고난 후에는 대신들의 추대로 왕위에 올랐다. 삼국유사에는 36대 혜공왕은 김양상과 김경신에 의해 살해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즉 ‘김지정의 난’은 혜공왕과 왕족을 죽이고 실권을 잡은 김양상과 김경신을 겨냥해서 일어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삼국사절요,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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