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관서지인 觀書知人
보스톤코리아  2018-07-16, 10:15:43 
요샌 자주 헷갈린다. 아니, 쉽게 이해할 수없다 해야할 터. 한국 젊은이들이 하는 말이 이따금 아리송 할때가 있다는 말이다. ‘포스가 느껴진다’는 말이 그렇다. 포스는 기세氣勢라는 말로 내나름대로 해석한다.

포스를 위해 입을 열어 말할 필요도 없을것이다. 눈빛뿐만 아니라 표정과 모습만으로도 이미 향기든지 기운이든지 기세를 느낄 수있을테니 말이다. 화자미야花自美也 불언미不言美. 꽃은 스스로 아름답다 말하지 않아도 아름답다 했던가. 하긴, 아름다운 꽃도 보는이 마음이 없다면 드러나지 않는다. 또한 보는이의 마음은 꽃이 없다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관서지인觀書知人. 글은 물론, 글씨를 보면 사람이 보인다는 말이다. 오래전 한국에서다. 아직 까까머리 중학생적이다. 행주산성으로 소풍을 갔다. 행주대첩비가 갓 세워져 있었는데, 전직 대통령의 친필 휘호가 비碑에 새겨져 있었다. 행락객중 어느 노인분이 일갈했다. ‘이건 왜놈의 글씨체.’ 당시 어린 나야 그런가 보다 했다. 노인이 새겨진 글씨에서 대통령을 읽은 건 아닌가 그것도 모르겠다. 글씨에서도 인격을 냄새맡는다 했거늘, 글에서야 오죽하랴.

필적학이란게 있단다. 손글씨체를 보면 사람의 성격과 심리적 상태를 추측한다고 했다. 나이와 성별까지도 알아낸다 거다. 타계한 법정스님의 글을 예로 들었다. 내가 볼적엔 글씨는 물론, 글내용도 아름답기만 하다. 글쓴이의 향기가 포스처럼 뿜어져 나온다. 

‘꽃향기는 바람에 
거스르지 못하지만 
덕있는 사람의 향기는 
바람을 거슬러 
사방에 퍼진다.’ 
(법정 스님)

천하 명필 추사도 글씨를 쓰기위해 무수히 연습했다 들었다. 이순신 장군은 수결手決까지도 연습했다던가. 수결은 사인을 말한다. 장군의 글씨체에서 결기가 느껴진다. 이런걸 뿜어나오는 포스라 하는게 아니겠는가. 내가 글씨에 대해 뭘 안다는 말은 아니다. 그래도 느낌이 다른걸 어쩌랴. 

혹시같이 올린 붓장난에서도 뭔가 나타나는 건 아닐까? 그건 은근히 걱정이다. 

몸을 굽히사 손가락으로 땅에 쓰시니 (요한 8:6)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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