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239
화랑세기花郞世紀, 8세 풍월주風月主 문노文弩(29)
보스톤코리아  2018-08-20, 10:37:26 
문노는 무예의 수련을 통하여 완벽한 수신修身을 하였다. 그는 음주와 가무 등 잡기를 멀리하였고 뭇 낭도들이 유화遊花들과 함께 노닐곤했지만 문노는 전혀 난삽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 오로지 세속5계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하면서 심신을 수양하고 인격을 도야하였다. 그리고 처妻로서 가장 본보기가 된 윤궁과 혼인한 후론 자신 또한 가장 모범적인 지아비가 되었다. 그는 수신과 제가를 훌륭히 하였으며 신기에 달한 자신의 무예와 넓은 포용력을 바탕으로 그를 따르는 낭도들을 이끌며 군주 진평왕이 나라를 다스리고, 진흥왕이 확장한 신라의 영토를 지키는데 일조하였다. 당대의 호걸들인 이사부, 거칠부, 김무력 등의 장군들을 도와서 후일 삼국을 통일할 수 있도록 신라를 부강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그가 남긴 많은 족적은 김유신과 김춘추 등으로 하여금 그를 ‘사기士氣의 으뜸’으로 추종하게 하였다. 

그는 69세의 나이로 606년에 사망하였다(건복建福23년). 부인 윤궁낭주도 같은 해에 죽었으며 그녀는 59세였다. 그리고 그의 화상은 포석사에 봉안되었다. 그리고 살아서 오르진 못했지만 최고 관직인 각간에 추증되었다(그의 막내 아들 금강은 후일 김춘추가 태종무열왕으로 즉위하면서 최고 관직인 상대등에 올랐다. 각간은 상대등의 다른 이름이다). 포석사에는 왕들이나 호걸들의 화상이 봉안된 것으로 보여지며, 한 쌍으로 같이 있었던 신궁의 선단에서 대제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다. 이런 기록들로 볼때, 927년 견훤이 9월에 고울부(현 영천)를 침입하고 나서 11월에 왕경까지 쳐들어 왔을때, 경애왕이 포석정에서 비빈들과 종척들과 함께 잔치를 베풀고 유희를 즐긴 것으로 삼국사기에 나와 있으나, 잘못된 기록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견훤이 이미 영천까지 2개월 전에 쳐들어 와서 왕궁을 넘보고 있었는데 잔치라니!… 오래전 쇄약해진 국력으로 방어할 능력이 없었던 경애왕은 아마도 선대왕들과 그간 신라를 호국해 온 영웅호걸들을 모셔 놓은 신궁에서 구국의 대제를 올리고 있었으리라 짐작해본다. 화랑세기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문노는 젊어서 지극히 방정하고 빈틈이 없었는데, 윤궁을 처로 맞이한 후로 시비를 가리기보다는 화목함을 더 좋아하는 사람으로 변했다. 사람들이 모두 부인이 남자를 이렇게 변화시켰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세상에서 부부를 말할 때는 반드시 공의 부처를 들며 말하기를, “지아비를 택하는데는 마땅히 문선화와 같아야 하고, 처를 얻는 데는 마땅히 윤낭주와 같아야 한다” 했다.
포석사에 화상을 모셨다. 유신이 삼한을 통일하고 나서 공을 사기의 으뜸宗主으로 삼았다. 각간角干으로 추증하고, 신궁의 선단에서 대제를 행했다. 성대하고 지극하도다! 공은 건복建福23년에 세상을 떠났으며, 나이가 69세였다. 낭주는 이해에 공을 따라 하늘로 올라가 선仙이 되었다. 공보다 10살이 적었다.
찬하여 말한다: 가야의 외손이고 사기의 으뜸으로 선仙의 꽃이 되니 우리의 국풍國風을 떨쳤다.]

문노의 세계世系를 따라가면서 신라의 대영웅 문노가 떨쳤던 국풍을 함께 느껴본다. 문노의 아버지는 비조부比助夫이고, 할아버지는 호조好助이며, 증조부는 비지比知이다. 문노의 어머니는 문화공주이다. 문화공주는 가야 북국왕인 찬실의 딸로 추정 된다. 한편 조카 이뇌왕을 내쫓고 왕이 된 찬실은 야국왕의 사위였다. 그리고 문노의 어머니 문화공주는 어머니가 야국녀일 가능성이 크다. 또 하나의 설은 문화공주가 야국에서 조공한 여자라는 것이다. 또한 야국은 왜국일 가능성이 크다(문노의 할아버지 호조는 ‘가야통’이었다. 가야와의 외교사를 잘 처리하여 자주 가야 사신으로 갔다. 문노의 아버지 비조부 역시 호조의 뒤를 이어 가야와의 외교관계를 도맡아 하였다). 이 문화공주가 신라에 조공으로 바쳐졌는데 법흥왕이 호조에게 첩으로 삼게하였다. 그런데 문화공주는 호조의 아들 비조부와 사통을 하여 문노를 낳았다. 비조부는 어머니가 선혜부인이다. 선혜왕후는 소지왕의 정비였는데 중僧 묘심과 사통하다가 들통이 나서 묘심은 주살되었고, 선혜는 폐비가 되어 출궁 당하였다(삼국유사, 기이편에 전하는 ‘사금갑설화’의 모델이 선혜와 묘심의 사건일 가능성이 높다). 출궁당한 선혜는 호조와의 사이에서 비조부와 양화공주를 낳았다. 그리고 법흥왕이 가야의 왕으로 삼은 이뇌에게는 양화공주를 비로 삼게하였다. 이뇌와 양화는 태자인 월광과 마지막 왕인 도설지와 월화궁주(진흥왕의 후비)를 낳았다. 그 뒤 561년 도설지가 많은 야인들을 거느리고 신라에 반기를 들었다. 이에 진흥왕은 이사부에게 진압을 명했고, 15,6세의 어린 사다함은 참전을 자원했지만, 수하에 500여명의 낭도를 거느린 문노는 어머니의 나라를 칠 수 없다면서 참전하지 않았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나무위키,신라속의 사랑 사랑속의 신라(김덕원과 신라사학회, 경인문화사), 민족문화대백과사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1)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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