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목포의 눈물
보스톤코리아  2019-08-19, 10:51:59 
8.15 광복절이다. 한국이 해방된 날이다. 한여름인데, 시기가 묘하게 겹쳤다. 요즈음 일본과의 갈등이 심상치 않다는 말이다. 뜬금없이 흘러간 옛가요가 떠올랐다. 

목포는 항구다. 또한 목포의 눈물도 있다. 일제치하적에, 이난영이 노래했다. 레코드판도 수백만장 팔렸다고도 했다. 노래가사도 귀에 익었다. 그런데 원래 가사는 일본경찰 눈에 거슬렸다고 했다. ‘삼백년 원한 품은’ 으로 시작한다고 했으니 말이다. 고쳐진 일절 가사이다.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며 
삼학도 파도깊히 숨어드는데 
부두의 새악씨 아롱젖은 옷자락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 
(이난영 노래, 문일석 작사, 손목인곡)

특유의  비음鼻音과 어울린 흐느끼는 듯한 창법이라 던가. 남도 판소리의 한恨이 스몄다고도 했다. 다시 찾아 들으며 느낌을 확인하고 싶었다. 오히려 담담했는데, 슬픔이건 뭐건 초월한 듯 들렸다. 

목포에 삼학도와 유달산만 있으랴. 노적봉露積峯도 있다. 노적봉은 이순신장군과 닿아있다. 이순신장군은 임진왜란과 떼어 생각할 수없는데, 장군의 위장전술과 겹친다. 노적봉 바위가 마치 볏짚단 쌓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일게다. 목포는 진도를 끼고 돌면 바로 거기다. 그 진도 앞바다엔 명량해협이 있다. 명량대첩은 충무공장군이 이겼다. 완승이고 대승이었다.

임진왜란이 끝나고 이젠 수백년이 흘렀다. 그런데 왜군이 다시 싸움을 걸어왔다. 싸움은 사양한다. 하지만 싸움을 걸어 왔으니 피할 수만은 없는듯 하다. 일전불사一戰不辭인게다. 이번 일전一戰엔 노적봉 위장전술이 아닌, 전면전이다. 전선戰船은 12척뿐이다만, 일자진一字鎭으로 맞서는 거다. 

김훈의 칼의 노래 다. ‘임진년의 싸움은 힘겨웠고 정유년의 싸움은 다급했다.’ 올해 기해년 싸움도 힘겹고 다급할 것인가?  다시 충무공장군의 상소문이다. ‘… 신의 몸이 아직 살아있는 한, 적들은 감히 우리를 업신여기지 못할 것입니다.’

‘경고망동輕擧妄動치 말라. 태산처럼 진중하라.’ 장군의 준엄한 명령이다. 명령은 오늘도 유효한데, 확전만은 사양해야 마땅하다. 목포의 눈물이 더이상 없었으면 하는 바램인 게다. 

그들이 바라는 항구로 인도하시는도다 (시편 107:30)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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