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화랑세기花郞世紀, 13세 풍월주風月主 용춘공龍春公(19)
보스톤코리아  2020-04-06, 10:55:24 
화랑세기에 기록된 김용춘의 세계世系가 이어진다. 
[보미는 대원신통의 대원大元이다. 황아는 눌지왕의 딸이고, 그 어머니는 치술공주인데 실성왕의 딸이다. 제상공堤上公에게 시집을 가서 삼아三我를 낳았으나, 제상공이 장차 멀리 떠나려 하자, 장사長沙에 드러누워 오랫동안 크게 울며 일어나지 않았다. 왕이 궁중으로 들여 색도로서 위로하니 마침내 황아를 낳았다. 그러므로 미해공이 눌지왕에게 청하여 보신공의 배필로 삼으려고 했는데 이루지 못하고 죽었다. 보미가 미해공의 말을 따를 것을 청하자 왕이 허락하였다. 그런데 보신이 어린 까닭에 황아는 왕의 총신과 더불어 음란하여 벌지伐知와 덕지德知 양공兩公을 낳았다. 그러므로 보기공은 실제는 양공의 동복同腹의 동생이다. 황아는 치술의 원한을 갚기 위하여 양공에게는 무武에 힘쓰도록 명령하고 보기공에게는 의醫에 힘쓰도록 명했다. 선혜후의 천주사天柱事가 발생하자, 보기공은 태의太醫로서 후后를 보호하여 욕을 당하는 일이 없이 재난이 그쳤다. 그 까닭에 후后가 홍기를 봉사奉事로 삼아 기오공을 낳았다. 대개 홍기의 노력에 대한 보답일 것이다.]

보미는 대원신통의 대원大元이다. 당시 신라에는 왕을 비롯한 왕자들과 혼인하여 골품을 유지하는 인통姻統이 있었다. 보미를 대원으로 하는 대원신통과 운모공주를 시원始元으로 하는 진골정통이 그 인맥姻脈이다(자세한 내용은 6세 풍월주 세종편 참조). 눌지왕(19대왕)은 내물왕(17대왕)의 장자였고, 치술공주는 실성왕(18대왕)의 딸인데도 눌지왕이 치술을 후궁으로 삼아 위로하였다. 눌지는 내물왕의 장자로 태자의 신분이었지만 내물왕 사망 당시(402년5월) 왕위에 오르지 못했다. 당시의 국제정세는 신라가 거의 고구려의 속국으로 있었다. 내물왕은 이찬 김대서지金大西知의 아들 실성을 고구려에 볼모로 보냈다. 실성은 내물왕에 대하여 원한을 품고 있다가 401년 귀국했고, 다음해 내물왕이 죽었다. 태자 눌지가 있었지만 18대 왕은 실성이 차지하였다. 삼국사기에는 화백회의를 통해서 등극했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당시 국제 정세와 신라내부의 정황을 보면 고구려의 지원으로 실성이 왕위를 탈취한 것이 더 유력하다. 그리고 그는 내물왕의 장남인 태자 눌지를 고구려 군사들을 이용하여 살해하려고 하였지만 군사들은 눌지의 인품에 감복하여 죽이지 못했다. 그들은 그 음모를 보반태후(내물왕의 왕후이며 눌지의 어머니)에게 고하여 실성왕을 몰아내고 눌지가 왕위에 올랐다(417년).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는 실성왕의 죽음에 관하여 자세하게 나오지 않지만 ‘눌지천왕기’(박창화)에는 눌지의 세력들이 궁성으로 몰려오자 낭산의 ‘작은 성’으로 피신했다가, 거기에도 포위망이 좁혀지자 고뇌를 이기지 못하고 성루에서 뛰어내려 투신자살 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위에서 인용한 화랑세기의 기록에 보면, 황아는 치술의 원한을 갚기 위하여 양공(벌지와 덕지)에게 무武에 힘쓰도록 명령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치술의 원한의 대상은 누구인가? 아버지 실성왕을 성루에서 뛰어내리게 한 둘째 남편 눌지왕인가? 아니면 첫 남편 박제상을 화형시킨 왜왕인가? 아마도 왜왕일 개연성이 높다. 황아가 어머니(치술)와 외조부(실성왕)의 원한을 갚기 위해서 아버지인 눌지왕을 위해하려고 두 자식들에게 무예에 힘쓰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후일 벌지와 덕지는 무예를 터득하여 눌지왕을 호위하며 통치에 많은 도움을 준것도 이를 반증한다. 
눌지왕의 동생인 미해(미사흔)는 자신의 어린 아들 보신과 형의 아름다운 딸 황아와 결혼시키기를 청하였다. 그러나 그는 그들의 혼인잔치를 보지 못하고 죽었다. 죽은 미해의 아내 보미의 청으로 눌지왕은 치술과 낳은 딸 황아를 보신과 혼인시켰다. 그런데 보신이 너무 어려서 황아는 왕의 신하와 사통하여 벌지와 덕지를 낳았다. 나중에 보신과 낳은 아들 보기에게는 의醫를 공부하라고 하여 보기는 태의가 되었다. 한편 위의 인용문에서 ‘선혜후의 천주사天柱事’란 천주사天柱寺292) 에서 일어난 사건, 즉 제21대 소지왕의 왕비 선혜와 중僧 묘심의 사통사건을 말한다. 이로 인해 묘심은 주살당했고, 선혜후는 죽음은 면했지만 폐위되어 신궁의 제주가 되었다. 이 사건에서 태의로 있던 보기가 선혜를 도왔고, 그에 대한 보답으로 보기의 아들 홍기를 신궁봉사로 들여 기오가 그들 사이에서 태어났다. 선혜후의 간통으로 폐위된 사건의 기록은 삼국사기에는 나오지 않고, 삼국유사에는 ‘사금갑 사건’(자세한 내용은 6세 풍월주 세종편 참조, 삼국유사 기이 제1 사금갑조 참조)으로 등장한다. 선혜가 홍기와 사통하여 낳은 아들 기오공이 김용춘의 외조부이다.   

292) 삼국유사 기이편에는 내제석궁內帝釋宮이 천주사라고도 하며 진평왕 때 세워졌다고 기록되어 있다. 진평왕의 제위기간은 579년 ~ 632년이다. 그런데 화랑세기에는 17세의 나이로 요절한 5세 풍월주 사다함의 장레식을 천주사에서 치루었다고 나온다. 사다함은 563년경에 죽었다. 당시는 진흥왕 재위 시기였다. 그리고 같은 삼국유사의 사금갑조와 화랑세기의 기록으로 봤을때 천주사라는 절은 이미 소지왕 재위시(471 ~ 500년) 존재했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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