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의 경제 살리기
보스톤코리아  2007-12-22, 23:16:47 
김은한  (본지 칼럼니스트)

12월 19일 영국의 BBC는 한국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BBK 증권 조작에 대한 진위를 규명하려는 특검법 통과를 놓고 반대하는 한나라당과 여타 정당간에 폭력이 난무하며 난장판이 된 한국 국회 광경을 소개하면서 어떻게 도덕성에 흠집을 내고도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표를 던졌다. 그러나 그 다음날 그가 한국 대선 역사상 가장 큰 531만표라는 표차로 압도적인 당선이 확정된 것을 보도하면서 한국 국민들은 열매 없는 이념 보다는 삶의 질을 개선할 실용 경제 재건을 원하기 때문에 그의 도덕성에 의문이 있음에도 경제를 맡길 적임자로 그를 선택한 것이라고 보도 하였다.
연이어 Washington Post도 ‘이명박 후보는 10년 내에 세계 경제 7위권으로의 도약과 세금감면, 소득증대를 내건 경제공약과 이것을 실행할 수 있는 그의 능력, 그리고 과거 업적이 유권자들을 사로 잡은 것이다. 이번 대선은 5년 전과 달리 북한 핵 문제나 반미정서 등이 뒷전으로 물러나고 집값 폭등, 실업증가, 빈부격차 심화 등 경제 문제가 핵심이었다고 하면서 참여 정부의 경제 실패가 이명박 씨가 당선된 제일 큰 이유로 꼽았다.
한국은 지난 5년간 참여정부가 들어선 이후로는 경제성장률이 연 3~4%로 저조하면서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에서 13위로 물러 앉게 되었다. 실업률, 특히 청년 실업률이 증가하고 비정규직 근로자가 110만 명에서 570만 명으로 대폭 증가하는데다 빈부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연금고갈에 끝없이 이어지는 경제 정책의 실패로 결국에는 비약하고 있는 중국 경제와 일본 사이에 끼어 연명해야 하는 샌드위치 신세가 된 것이다.
원인은 아주 간단하다. 이제는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에서 폐기 처분된 구시대의 경제정책으로 영국에서는 30년 전에 팽개쳐 버렸고, 인도는 20년 전에 버렸는가 하면, 중국도 아는듯 모르는듯 없애버린 평등분배 우선의 좌파 경제에 집착한 참여 정부의 시대 착오적인 경제정책과 큰 정부 지향의 방만한 국정 운영에 그 원인이 있는 것이다.
참여 정부를 지지했던 20~30대의 젊은이들은 지난 10년 간 정부의 反 기업, 反 시장 경제 정책으로 자신들의 생활 터전이 될 일자리가 없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너무나도 큰 대가를 치르게 된 것이다. 그 뿐이 아니다. 하향 평준화의 교육 정책으로 연 1만 명 미만이었던 초중고 조기 해외 유학생이 연 3만 명으로 증가해서 연 3조원이 해외로 나가고 있다. 퍼주기로 일관한 햇볕정책으로 얻은 것은 북한의 핵개발로 이어지고, 정부가 조장한 계층간의 분열 등 헤아릴 수 없는 참여정부의 실정은 국민들로 하여금 더 이상 못 참겠다며 제일 손쉬운 결정을 해버린 것이다.
금년 9월에 나는 한국에 있었다. 손학규 씨가 빠진 신당 경선 정책 토론에서 이해찬 후보의 경제정책 공약이다. "나는 돈 많은 사람들로부터 더 많은 세금을 걷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려 주겠습니다."라고 하자 사회자가 지금도 세율 높다고 불만이 많은데요 하니, "아닙니다. 아직도 세금을 더 올려야 하고, 세금 종류도 더 늘릴 것입니다." 그의 말에서 어떻게 기업을 일으키고 투자를 이끌어 내겠다는 말은 없었다. 더 놀란 것은 정동영 씨의 답변이다 "예, 저도 이해찬 씨의 생각에 동조합니다." 나는 이들이 대한민국이 아니고 북한에서 정견 발표를 하는 것으로 착각할 뻔 했다. 바로 이들이 자본주의 국가인 대한민국 참여정부에서 국무총리에, 장관을 지냈던 사람들이다. 나는 미국 대선에서 세금을 내려 구매력을 높이고 투자여건을 조성하겠다는 정견은 들어봤지만 국가가 나서서 돈을 옮겨주겠다는 정견은 들어본 적이 없다. 더더욱 놀란 것은 그 다음날 신문에서 조차 그것을 지적하지 않는 것에 더욱 아연할 따름이었다. 이들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안된 것이 천만 다행이다.
동아일보가 근래에 다섯 번에 걸쳐 차기 대통령이 역점을 두어야 할 분야에 대한 여론조사를 했는데 '경제 성장'이 항상 첫 번째로 60%가 넘었다. 또 국정 개혁 과제에서는 1순위가 '공교육 정상화'였다. 이명박 당선자는 처음부터 국민이 제일 염원하는 '일하는 경제 대통령'을 캐치 프레이즈로 했는데 이것이 20~30세대에게는 취업의 문을 열어줄 인물로, 경제에 밝은 수도권의 40대에게는 이후보의 실용주의가 맞물렸고, 50~60대의 절대적인 지지로 당선이 된 것이다.
물론 그에게도 약점은 있었다. 국회의원 선거 때 선거법 위반, 자녀 위장 전입, BBK 주가 조작 혐의 등 도덕성에 하자가 있었지만, 서울시장으로 있으면서 청계천 복원, 교통대란 정리, 시민의 휴식 공간인 공원건설 등으로 행정가로의 능력을 입증했고, 현대건설 사장으로 있으면서 능력 있는 경제인으로 부각 되었기 때문에 많은 惡材가 있었음에도 당선된 것이다.
그는 당선 후에 몇 가지 중요한 공약을 확인하였다.
첫째, 경제가 산다는 것은 결국 기업이 투자하는 것이다.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뜻이다.
둘째, 교육은 정부 지원 하에 자율화 하겠다.
셋째, 대북 정책은 실용주의 외교를 하겠다. 북핵 문제는 6자 회담을 통해 해결하고 한국은 여러 나라와 공조하겠다.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필요한 지적을 할 생각이라고 하면서 북한 경제의 개방 개발을 전제로 한 지원을 공약 하였다.
금번 대선에서 이명박 씨의 압승은 경제 전문가로서의 그의 능력과 노무현 참여 정부의 실정으로 얻은 결과이다. 그가 48.7%의 득표로 당선 됐지만, 2002년에 노무현 씨도 48.9%로 당선이 됐었다. 그러나 불과 몇 달 만에 그의 인기가 곤두박질 한 것을 타산지석으로만 생각하면 안 된다. 국민들의 염원을 외면하지 말고 분열된 사회를 봉합하며 국가 재건의 중책을 성실히 수행하여야 하는 의무가 그의 어깨에 지워진 것이다.
그의 당선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장도를 성원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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