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상들, 또 온실가스 감축을 외면하다
보스톤코리아  2008-07-21, 19:38:02 
김은한 (본지칼럼니스트, 의사)


지난주 7월 7일부터 7월 9일까지 3일동안 선진 8개국(G8)정상회담이 훗카이도(北海島)의 도야코(洞爺湖)에서 열렸다.

도야(洞爺)는 우스잔(有珠山)이나 쇼와신잔(昭和新山)처럼 활화산이 있는가하면 도야호수와 수많은 온천이 산재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휴양지다.
작년 독일의 하일리 겐담에서 열린 G8회담의 주제가 지구온난화 방지였기 때문에 이번에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서 아름다운 지구를 보존하자는 캐치프레이즈에 걸맞는 도야를 회담장소로 선택했다고 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자는 국제여론에 불성실했던 부시 대통령까지 이제는 동참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꾸었고, G8국들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하고 있는 중국을 비롯한 인도, 브라질, 멕시코, 남아공, 한국, 인도네시아, 호주까지 8개국가를 함게 초청해서 16개국이 기후변화 주요국회의(MEM)를 개최하였기 때문에 전세계는 이번에야 무언가 지구온난화에 대한 획기적인 내용을 기대하고 있었다.

이들 16개 국가가 전체 탄산가스 방출량의 8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국가들이 서로 협조하면 지구를 온난화로부터 구출하는 것이 의외로 쉬운 일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치에 못미치는 것으로 상징적인 합의를 도출하는데 그쳤을 뿐이다.

선언문은 1. 2050년까지 세계 온실 가스 배출량을 절반이상 삭감하는 목표를 공유한다."는 것과 2. 유엔 기후 변화협약 조약국(IPCC)과 구체적 행동목표를 채택하도록 노력한다”는 것이었다.

이 선언문에 대해서 일리노이 대학의 저명한 기후학자인 슐레징거 교수는 허구에 찬 선언이다로 혹평하고 있다. 16개국 모두가 지금당장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겠다는 야심찬 목표가 빠져있는 선언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작년에 발표된 IPCC권고사항은 "2015년까지 8년동안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꼭 줄어들기 시작해야만 한다. 그렇지 못하면 지구는 돌이키기 어려운 재앙에 직면하게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마당에 이 얼빠진 정상들은 42년 후에 온실가스를 50%까지 줄이겠다고 한다. 이들중 아무도 그때까지 현직에 있을 정상도 없겠지만 살아있는 정상도 없을 것이다. 이들의 머리속에는 자신의 임기중에는 온실가스 방출을 감소하자는 구체적인 선언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래도 미국을 제외한 G8국가들은 솔선해서 온실가스방출을 감소시키면서 신흥공업국들에게도 참여를 권유하자는 의견이었지만 미국은 생각이 달랐다. 왜 그런가는 현재 탄산가스 방출량이 많은 국가들을 열거하면 이해할 수 있다. 탄산가스 방출량은 1, 미국이 전체의 21.4%, 2. 중국 18.8%, 러시아 5.7%, 일본 4.5%, 인도 4.2 고 독일, 영국, 캐나다, 한국 프랑스가 각각 1.4-3%내외가 된다.

그러나 신흥공업국들인 멕시코, 호주, 브라질, 인도네시아가 합쳐서 13.4%나 방출하고 있다. 중국, 인도, 브라질 등의 신흥공업국들의 탄산 가스 방출량은 전체의 40%나 되는데다 매년 빠른 속도로 G-8국들의 방출량을 앞지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부시 대통령은 중국, 인도, 브라질 등을 위시한 신흥 공업국들이 방출량을 줄이는데 동참하여야만 미국도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인도, 브라질, 멕시코, 남아공 5나라는 이번 MEM회담전에 따로 회담을 갖고 1, 선진국들이 먼저 2020까지 1990년 기준으로 25-40%의 탄산 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하며 2. 기후 협상은 신흥 공업국들의 발전과 성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 공정한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의도에 정면으로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은 현재 대기권에 유리되어 있는 탄산가스의 27%는 미국에 책임이 있고, 20%는 유럽이, 중국은 8%만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한국과 호주,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5개 신흥공업국들은 선진국들이 지금까지 온실가스를 배출했기 때문에 당분간은 그들도 온실가스 방출에 자유로울 수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몹시 위험한 사고방식이다. 논쟁 당사국들인 미국, 중국, 인도는 카트리나 허리케인, 사천성의 대지진, 인도의 수해가 결코 우연히 생겨난 재난이 아니고 지구 온난화의 결과라는 사실을 절대로 간과하면 안될 것이다.

IPCC경고로는 해수면 상승으로  물에 잠길 위험이 많은 도시로, 뉴욕, 상해, 봄베이, 캘커타 등을 열거하고 있다. 바로 미국, 중국, 인도의 도시들이다.
온난화 방지에 이들 국가들이 걸림돌의 역할을 하기 보다는 앞장서서 온실가스 방출을 감소시켜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지금 현재로 대기중에 방출되는 탄산가스의 50%만 식물들이 소화활 수 있고 나머지 50%는 대기중에 계속 추가되고 있다. 일단 추가되면 이들이 소멸되는 데는 100년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대기중에는 매년 1%이상의 탄산가스가 늘어나게 된다., 1990년부터 약 15년동안에 무려 25%가 증가되었다. 2050년까지 얼마나 늘어날지는 생각조차 하기 싫은 것이다. 산업혁명 후로부터 지금까지 지구 온도는 0.76˚C상승했고 해수면은 20-30cm가 상승했다. 남태평양의 투발루라는 나라는 이미 물속에 완전히 자취를 감췄고 그 다음으로 위험한 나라가 인도양의 몰다이브라고 한다. IPCC는 앞으로 섭씨 1˚C가 더오르면 양서류가 멸종하고, 섭씨 2-3˚C가 더 상승하면 20-30% 생물들이 멸종한다고 한다. 지금 현재로 매년 남북으로 150Km씩 열대지방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이처럼 세계의 저명한 수많은 과학자들의 정확한 자료와 실험으로 제시한 원인과 결과를 G8국들과 신흥공업국 정상들은 언제까지 외면하고 책임전가에 급급할 것인가?

추상적이고 애매모호한 청사진은 이제 필요없다. 세계의 모든 국가들이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언제까지 얼마만큼의 온실가스 방출을 의무적으로 줄이겠다는 공약이 필요할 때이다. 2050년까지 기다릴 수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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