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는 정직한 결과다
보스톤코리아  2009-09-28, 14:09:43 
선거 결과는 항상 정직하다. 어느 후보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의 해석을 달리하겠지만, 시간이 지나 다시 되돌아 보면 선거 결과는 항상 정직했다.

이 글은 필자가 지난 2월부터 9월 22일 예비선거일까지 샘 윤을 취재한 간단한 소회다. 알다시피 샘윤이 예비선거에서 3위를 기록하며, 2위까지 주어지는 11월 본선 진출 자격을 얻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2위 마이클 플레허티와는 단 지지율 3% 차이. 표수로는 단 2200 여 표 차다. 사실 수치로는 큰 차이가 아니다. 그래서 4년 후를 더 기대하게 만드는 게 사실이다.

4년 후 승리를 위해서라도 이 3% 를 제대로 분석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첫째, 샘 윤의 준비가 부족했다. 여러 차례 샘 윤을 동행취재하며 느낀 점이다. 아직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여서인지 가끔은 다소 공격적이고, 정열이 가득 넘치는 모습을 연출했다.

특히 TV 토론회에서의 이런 모습은 변화를 열망하는 유권자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모습이지만, 보스톤 시장으로서 위엄과 안정감을 원하는 유권자에게는 거리를 느끼게 했다.

이 밖에도 한국말을 거의 하지 못한다는 점과 같은 미세할 수도 있지만 지나칠 수 없는 부분들은 아직까지는 완벽히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게 했다.

선거 캠페인의 경험 부족도 아쉬운 대목이다. 샘 윤 캠페인은 후보자의 나이와 걸맞게 캠페인의 핵심관계자들의 나이가 전체적으로 젊다. 조던 뉴먼, 에드 마틴, 프랭크 우드러프, 메리 등의 핵심 보좌진의 나이는 30대 초반이다.

이들의 열정적인 모습은 높이 살만하다. 하지만 반대로 이들의 경험 부족은 선거에서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했다. 이를테면, 선거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선거 캠페인 홈페이지의 관리는 아마추어 수준 그 자체였다.

선거 전이 시작 된지 이미 한참 후인 5월까지 샘 윤의 가족 사진은 그가 첫 시의원 선거에 출마할 때 찍은, 지금 그의 모습과는 너무 다른 사진이었고, 활동 사진 역시 빛 바랜 것들뿐이었다. 선거 중반 경험 많은 몇몇 참모들이 합류하긴 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을 다 채워주기에는 미약했다.

셋째, 한인 사회의 움직임 역시 아쉬웠다. 22일 저녁 선거 마무리 파티가 열린 도체스터의 한 바에서 만난 샘 윤의 아버지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으로 선거자금을 꼽았다. "예전과 달리 한인 사회 내 여러 종교단체와 동문회 등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고마웠다."고 전했다.

기자의 생각은 이와 다르다. 8월 보스톤 지역의 몇몇 교회들이 샘 윤을 초청해 선거 자금 모금 시간도 갖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시기 상으로 조금 늦은 감이 없지 않았다.

보스톤 지역의 한인 사회가 한인회와 종교단체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좀 더 일찍, 좀 더 적극적으로 종교 단체가 움직여 줬더라면 결과는 모를 일이었다.

각 종교단체 내부 그리고 보스톤 한인 종교 사회 나름의 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한인이면서 한인 교회를 다니는 젊은 인재가 보스톤 시장 당선의 길목에서 아쉽게 낙마한 상황은 보스톤 지역 한인 사회의 역량을 100% 다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 뼈아프다.

이번 선거에서 한인회의 모습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샘윤이 시장 선거 출마를 결심한 순간 그가 목표로 했던 선거 자금은 100만 달러였다. 이 지역에서 보스톤 시장 선거를 선거답게 치루기 위한 최소한의 자금이었다. 하지만 그가 미주 전국을 돌아다니며 끌어 모은 선거 자금은 66만 달러였다.

최악의 불경기에서 고군분투한 것은 사실이지만 150만 미주 한인 사회의 역량 결집 실패가 아쉽다. 그래서 3% 차이는 정직한 결과였다. 아니 선거 자금이나 앞서 언급한 여러 부족한 점들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선전한 결과다.

어느 부분 하나 상대보다 앞선 것이 없었다. 결국 후보 개인의 자질과 패기가 표차를 이 정도까지 좁혔다고 생각한다. 샘 윤은 선거 후 연설에서 "이제 고작 시작일 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정치에 발을 디딘 후 맞은 첫 패배의 시련을 약효가 뛰어난 처방약으로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샘 윤 그리고 한인 사회의 거듭남을 기대해본다. 샘 윤의 선거 운동 과정은 우리가 현재 발 딛고 있는 보스톤 지역 사회의 현실을 가장 투명하게 반영하고 있다. 그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Thank You Sam!

이일표 인턴 기자 ip@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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