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와 히틀러, 레닌은 한통속?
보스톤코리아  2010-07-16, 15:36:15 
아이오와 주에 설치된 대형 광고판. 이미 이 광고는 다른 광고로 교체 되었다.
아이오와 주에 설치된 대형 광고판. 이미 이 광고는 다른 광고로 교체 되었다.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정성일 기자 =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아돌프 히틀러, 블라디미르 레닌과 같은 사회주의자라고 비난하는 내용의 대형 옥외 광고판이 등장해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보수적 성향의 유권자 모임인 티파티(Tea Party)는 지난주 아이오와 주 메이슨 시에 오바마 대통령을 비난하는 대형 광고판을 설치했다.

노스 아이오와 티파티가 설치한 이 광고판에는 오바마 대통령과 아돌프 히틀러, 블라디미르 레닌의 사진이 나란히 실렸고, ‘급진적 지도자들은 두려움 많고 순진한 사람들을 먹이로 한다(Radical Leaders Prey on the Fearful & Naive)’는 문구가 함께 적혀 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의 사진 위에는 ‘민주 사회주의(Democrat Socialism)’, 히틀러의 사진 위에는 ‘국가 사회주의(National Socialism)’, 레닌의 사진 위에는 ‘막시스트 사회주의(Marxist Socialism)’라고 쓰여 있고, 세 사진 아래에는 모두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구호였던 ‘변화(Change)’가 적혀 있다.

광고판 하단부에는 광고주인 노스 아이오와 티파티의 웹사이트 주소(northiowateaparty.com)와 함께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LIVE FREE OR DIE!)’는 문구도 적혀 있다.

노스 아이오와 티파티의 공동 설립자인 밥 존슨은 “이번 광고판은 사회주의를 반대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목적에서 설치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을 비난한 이번 광고판에 대해 티파티 조직 내부에서도 적절하지 못한 시도였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티파티 패트리어츠의 지도층인 쉘비 블래클리는 “(이 광고판은) 단지 시간과 돈, 자원의 낭비에 불과하며 우리의 의사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블래클리는 “광고판으로 인해 사람들은 티파티를 정신 나간 극우 집단 정도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블래클리는 오바마 대통령과 히틀러를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해서는 안 된다며 “히틀러는 600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했으며 2차 세계 대전을 일으킨 장본인”이라고 덧붙였다.

아이오와 주 티파티의 코디네이터 존 화이트는 “노스 아이오와 티파티의 주장은 이해하지만, 이번 광고판은 지나치게 공격적이며 비생산적”이라며 “불필요한 문제를 일으킬 필요가 없다.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11월에 집 밖으로 나가 선거로 심판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오와 주의 광고판에 대해 백악관은 커멘트를 거부했으며, 민주당 지지자들은 티파티의 이 같은 행동이 민주당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내심 반기고 있다.

티파티를 비롯한 보수 진영은 오바마 대통령이 건강보험 개혁을 추진할 때부터 히틀러와 비교하거나 공산주의자라고 비난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에 반대하는 초기 행사들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얼굴에 히틀러의 콧수염을 그린 사진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옥외 광고판을 담당하는 회사의 켄트 비티는 14일 “광고판을 제작했던 노스 아이오와 티파티 측에서 어제 전화를 걸어와 광고를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면서 “내일 아침 곧바로 공익 광고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jsi@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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