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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의 광부들과 행복전도사의 엇갈림
보스톤코리아  2010-10-18, 16:35:42   
편/집/국/에/서 :

지독한 절망에 빠졌을 때 흔히 어둠의 터널이라고 표현한다. 무엇이든 그 끝이 보이지 않을 때가 가장 절망스럽기 때문일 것이다. 생각만으로도 몸서리 쳐지는 그 공포를 살아가다 보면 반드시 한 번 정도는 겪게 된다. 스포츠의 역전 드라마처럼 이를 극복했을 때는 본인은 물론 보는 사람들까지 감동을 준다.

끝이 보일 것 같지 않은 어둠의 터널에서 33인이 ‘불사조’라 불리는 구조캡슐을 타고 0.5마일에 달하는 지상으로 올라왔다. 69일 8시간만의 생환이었다. 산호세 탄광의 극적인 구출 작전에 칠레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같이 열광했다.

“신도 있었고 악마도 있었지만 결국 신이 승리했다”는 한 광부의 말에서 그들이 겪어야만 했던 좌절과 희망을 읽을 수 있다.

지난 8월 5일 갱도의 붕괴로 갇힌 33인은 무려 17일간이나 어둠과 죽음의 공포에서 살아야만 했다. 2스푼의 참치, 한 컵의 우유, 복숭아 탑핑을 바른 한 개의 크래커를 이틀에 한 번씩 먹으며 33인은 희망을 놓지 않았다.

극도의 기아로 인해 광부들의 소화 및 인슐린 시스템은 거의 기능을 멈춘 상태였고 신체의 지방질과 근육을 분해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8월 22일 탐사봉이 그들을 발견하기까지 그들이 가져야 했을 절망은 0.5마일 수직으로 내려간 그 지점에 있었다.

극도의 절망으로 우울증까지 겪을 수 있었던 상황이지만 이들 33인은 마지막 캡슐 탈출자이자 광부들의 인솔자였던 루이스 우르스아의 리더십과 상호 협조로 이를 극복했다.

이들의 생존을 확인한 이후 비타민과 단백질 보충제가 작은 금속캡슐 ‘비둘기’를 통해 내려졌으며 각 생존자들의 소변 검사 및 건강 점검 등 미국 나사와의 협조 하에 각종 지원이 이어졌다. 또한 갇힌 광부들을 위해 정신과의가 각종 상담을 지속해 주었다.

대부분 흡연자들이었던 이들에게 처음에는 니코친 패치를 보냈으며 이후 담배를 제공했다. 하지만 이들을 상담했던 심리학 박사는 이들에게 항우울제는 처방하지 않았으며 또한 포도주를 보내달라는 요구도 거부했다. 정신적인 동요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은 자제한 것이다.

이중에 한 광부는 매일 무려 6마일 갱도를 뛰며 체력을 유지한 사람도 있는가 하면, 광부들의 건강을 체크해 매일 보고했던 전기공 요니 베리우스의 경우 그의 사고 보상금을 타기 위해 애인과 아내가 동시에 나타나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결국 그는 탈출 현장에서 아내가 아닌 애인과 깊은 포옹을 나눠 화제가 됐다.

63세의 최고령이자 가장 많은 광부 경험을 가진 마리오 고메스 씨는 “우리가 단 한 번의 삶만을 가졌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꼭 자신의 삶이 어떤 일이 일어나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며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고 밝혔다.

칠레 산호세 탄광에 33인의 광부들이 갇혀 탈출의 순간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던 지난 7일 63세의 최윤희 씨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한국에서는 ‘행복 전도사’로 알려졌던 최윤희 씨였기에 많은 사람들이 충격에 빠졌다. 1년 전 한국에서 최윤희 씨의 강의를 들으며 뛰어난 창조력과 기행이 뇌리에 깊이 박혀있었던 터라 더 놀라웠다.

자살을 뒤집으면 ‘살자’라며 긍정의 힘을 강조하던 그였다. 그러나 ‘당신의 오늘은 어제 애타게 살고 싶어했던 사람의 내일’이라는 대학 화장실 문에 적혀 있던 낙서를 정말 낙서로 만들어 버린 그의 자살이었다.

면역계에 이상이 생겨 자신의 면역계가 자신을 공격해 생기는 ‘천의 얼굴을 가진 병’ 루프스 환자였던 행복 전도사 최윤희 씨. 유서에 700가지가 넘는 고통이 매일 자신을 괴롭혔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엄청난 고통과 싸우면서도 ‘행복전도사’라는 타이틀 때문에 ‘행복한 척’ 자신을 감추어야 했었다고. 고통을 불행과 동등한 개념으로 이해 한 것이 쉽게 믿어지지 않는다. 아프면 아프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게 행복이 아닌가.

‘밥은 굶어도 희망을 굶지 말자’라는 그의 책 제목은 마음을 아프게 한다. ‘행복한 척’해야 하는 심리적인 고통이 희망마저 굶게 만드는 거식증을 만들어낸 것일 수도 있겠다. 그는 행복 전도사가 아니라 방송인이자 예능인이었다. 그는 한국에 만연하는 가짜 행복론의 거품을 뺀 것일 수도 있다.

남편과 함께 살아가는 법보다는 함께 세상을 마감하는 것을 택한 최윤희 씨는 정말 아파서 내가 불행하다는 것을 소리쳐서 외치지 않았다. 그의 아픔을 소리내어 외쳤다면 그는 역설적으로 정말 행복을 맛보지 않았을까.

절망의 터널에서 지상으로 탈출한 광부들의 모습과 행복에서 절망의 터널로 들어간 한 분의 삶을 동시에 지켜보는 것은 처음엔 달콤하고 끝 맛이 쓴 자몽을 맛 본 느낌이다. 분명하게 알고 있는 것은 행복이든 절망이든 꼭 끝이 있다는 것을 인정했을 때 더 나은 삶이 되리라는 것이다. 주문처럼 되뇌어보자. ‘이 또한 지나가리라!’

장명술 l 보스톤코리아 편집장 editor@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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