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 293회
보스톤코리아  2011-04-11, 14:35:31 
삶의 여정에서 어찌 쉬운 일만 있을까. 살다 보면 가정의 문제, 부부간의 문제, 부모와 자식 간의 문제, 건강의 문제, 경제적인 문제 언제나 삶의 테두리 안에서의 일들은 문제투성이다. 이 모든 문제는 남의 것이 아니라 바로 내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지금 내게 일어나지 않았을 뿐 언제나 열려 있는 삶의 공간에 찾아들 수 있는 문제이다. 하지만, 그 문제로부터 도망치거나 주저앉지 말고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어떤 상황이나 그 어떤 일에 있어서 자신에 대한 자부심 내지는 긍지를 가질 수 있는 에너지는 바로 깊은 뿌리의 힘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무엇을 줄 수 있겠는가. 자라는 아이들에게 돈, 명예 같은 것은 그 아이들에게 잠깐의 필요는 채울 수 있을지라도 큰 도움을 줄 수는 없을 것이다. 눈에 보이는 돈이나 명예는 시간이 지나면 물거품처럼 쉬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그들에게 줄 수 있단 말인가. 살면서 무엇이든 남이 애쓰고 힘써 이루어 놓은 것에 욕심을 부리거나 비판하지 말고 자신의 열심과 노력으로 자신의 것에 자부심과 긍지를 삼으라는 것이다. 그것만이 다른 사람의 성취나 성공에 대해 진심으로 축하하고 인정할 수 있으며 진정 자랑스러운 자신의 프라이드가 된다.

미국의 여성 법조인 Sonia Sotomayor는 뉴욕 브롱스에서 태어났으며 열악한 가정환경에서 자랐다. 그녀는 어린 시절 정부에서 보조해주는 '프로젝트'의 집에서 자랐다. 그녀의 어머니는 항상 그녀에게 꿈을 심어주었고 지금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말며 자긍심을 일러주었다고 한다. 또한, 그녀의 어머니는 지금에 처해있는 여기가 너의 인생 전부가 아님을 말해주었다고 한다. 그만큼 어려울 때는 그 어떤 누구의 도움을 받을지언정 열심히 노력해 일어서서 또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인생이 되라는 얘기일 것이다. 자신에 대한 사랑의 실천이다.

그녀는 지금 진정 멋진 여성 법조인이 되어 다른 사람을 돕고 있다. 이처럼 아름다운 삶을 꾸려가는 것은 자신에 대한 자부심과 노력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한 꿈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어릴 적 처한 어려운 가정환경을 탓하지 않고 희망을 품고 열심히 삶과 대면하며 살아왔다. 그 진정한 모습에는 그녀만이 가질 수 있는 프라이드가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가 어려서 늘 얘기해주었던 '삶의 프라이드'에 대한 얘기가 그녀를 더욱 당당하고 멋진 인생관을 갖도록 안내해준 것이다. 그녀는 미국에서 여성으로는 사상 세 번째, 히스패닉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연방 대법관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Sonia Sotomayor는 푸에르토리코 출신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프린스턴 대학교를 거쳐 예일 법학대학원에서 법학을 전공하였다. 검사와 변호사를 거쳐 1991년 뉴욕 주 남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 판사로 임명되었고, 1997년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의해 뉴욕 주·버몬트 주·코네티컷 주를 관할하는 연방 제2 항소법원 법관으로 임명되어 주목할만한 판결에 관여했다. 항소법원 판사로 재직 중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연방 대법원 대법관으로 지명되었다. 민주당 성향 무소속 의원 전원과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찬성으로68대 31로 상원 인준을 통과, 8월 8일 연방 대법관으로 취임하였다."

삶의 여정은 생각처럼 그리 만만하지 않음을 깨닫는다. 인생의 굴곡을 따라가다 보면 빠져나오기 어려운 좁고 깊은 협곡을 만나기도 한다. 때로는 그 협곡이 자신과 가족을 위협하며 달려오기도 하고 이 세상이 여기 까진가 싶을 만큼 어려운 시기를 만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마음으로 들려오는 음성은 유년의 뜰을 철없이 뛰어놀다 듣던 어머니의 목소리 같기도 하고 어릴 적 멋모르고 따라갔다가 교회에서 처음 만났던 절대자의 음성 같은 목소리가 마음으로 들리는 것이다. 바로, 어린 시절 알게 모르게 몸과 마음에 뿌리로 내리뻗어 자랐던 자신의 내면의 소리이다.

세 아이를 키우며 프라이드에 대해 우리 부부는 아이들에게 많은 얘기를 해주는 편이다. 자신의 삶에 더욱 당당하고 자부심을 품으라는 부모의 마음이다. 인생 여정에서 그 어떤 일에서든 어려운 상황에서는 그 누구의 도움을 받을지라도 거기에 오래도록 머물러 있지 말라는 당부의 말이다. 그 어려운 상황에서 얼른 일어나 또 다른 사람을 위해 도움을 나누라는 얘기이다. 사람의 몸은 편안하면 더욱 편안함을 원하고 그 결과로 게으름뱅이가 된다. 그 게으름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나약하고 하릴없는 사람으로 만들고 만다. 삶에서 무엇보다도 프라이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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