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 300회
보스톤코리아  2011-05-30, 16:09:37 
요즘 곁에는 중년의 폐경기 그리고 갱년기로 고생하는 친구와 지인들을 쉽게 보게 된다. 여자 나이 50이 되면서 겪게 되는 일이다. 이 어려운 시기를 쉽게 넘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하고 몇 년을 갱년기로 고생하는 이들을 몇 만나게 된다. 그 폐경기와 갱년기의 시기를 앞둔 사람으로서 그냥 흘려보낼 일이 아니기에 그들의 힘든 시간을 눈여겨 살피고 마음으로 담고 가슴으로 느껴보는 시기이다. 폐경기라는 단어와 갱년기라는 단어가 여자들에게만 해당하는 단어인 줄 알았다. 하지만 나중에야 안 일이지만, 중년을 맞은 50대 남자들에게도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이다.

"인생의 황혼기에 들면 남자든 여자든 별 차이가 없습니다. 육체의 기력은 줄고 피의 순환도 끊기거나 막힙니다. 이때야말로 정신의 기력을 높여야 할 때입니다. 사랑과 지혜와 이타심으로 높여진 정신의 힘! 그 정신의 힘이 다른 사람에게 힘이 될 때 남자, 또는 여자들의 폐경은 오히려 큰 축복이 됩니다."
엊그제는 매일 받아보는 <고도원의 아침편지 中> 글을 통해 새삼 남자의 폐경기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다. 여자에게만 국한된 얘기인 줄 알았던 것이 여자뿐만이 아닌 중년 남자에게도 함께 찾아온다는 사실에 안도의 숨이랄까. 아니면 측은한 마음이랄까.

"여자들의 폐경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으나 남자들의 '폐경'은 일반적으로 인식된 현상이 아니다. 하지만 남자들의 폐경도 여자들의 폐경 못지않게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이다. 왜냐하면 여자들의 폐경이 여자들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듯 남자들의 폐경도 남자들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게일 쉬히의《남자의 인생 지도》중에서] 이처럼 폐경이란 단어는 중년의 삶을 맞이한 이들에게 인생에 대한 깊이와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시기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살아온 날과 앞으로 살아갈 날을 위해 잠시 자신을 뒤돌아 보는 시기이기도 하다.

남성 갱년기의 신체적 증상으로는 손상 및 질병 회복이 느려지며, 신체활동이 저하되고, 체중이 늘어나며, 식욕저하와 불면증이 생길 수 있다. 또, 체모의 소실 및 감소가 나타나며 골다공증과 근력저하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심적 증상과 정신적 증상으로는 막연한 불안감 및 두려움을 느끼며, 우울한 기분, 자신감 결여와 삶의 목적과 방향의 소실, 소외감, 집중력 저하, 건망증 등이 나타나게 된다. 오늘날 중년 남성들에게 있어 현실사회는 그리 만만치 않은 다급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 내일이란 것에 대한 기대나 희망이라는 단어보다는 어떻게 될지도 모를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남자의 나이 50대는 아직 할 일이 많은 나이라는 생각이다. 긴 인생 여정을 생각한다면 어쩌면 젊은 시절보다 삶에 대한 경험과 이해를 통해 더욱 세상의 지식보다는 삶의 지혜를 깨달은 소유자가 된 것이다. 하지만 세상의 나이 오십을 맞으며 현실에서는 할 일을 모두 마친 사람처럼 노인 취급을 받는 일 앞에 속이 상하고 복장이 터진다. 젊고 능력 있는 유능한 실력자들은 매일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그 앞에서 더욱 초라해지는 모습은 그 어떤 이유나 핑곗거리로 내놓을 수 없음을 스스로 깨닫는 것이다. 그렇다고 딱히 내 것이라고 내놓을만한 것이 없는 까닭이다.

이 세상에서 늙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으며 죽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내 어머니가 그랬고 내 아버지가 그랬듯이 다만 나도 그 길을 걸어갈 뿐이다. 순간마다의 삶을 통해서 인생의 깊고 높은 고지를 넘고 건너며 또 그렇게 희망이 되었다가 좌절이 되고 기쁨이 되었다가 슬픔이 되는 삶의 애환을 통해서 진실을 배우는 것이다. 그렇게 함께 걷다가 혼자 덩그마니 남기도 하고 그래서 외로움으로 한숨을 쉬다 그리움을 달래며 또 길을 걷는 것이 삶이고 인생이 아니던가. 외롭고 슬프고 괴롭고 견디기 힘든 세월을 넘어 만나는 참 행복의 시간이 우리의 인생인 것이다.

인생의 황혼기를 맞는 폐경과 갱년기를 겪는 이들에게 더욱이 필요한 것은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다. 아내의 폐경과 갱년기를 경험하듯 남편의 폐경과 갱년기를 마음으로 맞아주고 가슴으로 느껴주는 것이다. 서로 주고받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지 경험한 사람은 알 것이다. 설령 지금의 폐경과 갱년기를 겪는 남성일지라도 너무 외로워하거나 슬퍼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것은 인생의 한 과정이기에 그 누구도 비켜갈 수 없는 삶의 과제이다. 다만, 크든 작든 간에 인생 중반에서 한 번쯤 경험해야 하는 홍역 같은 일이다. 그 누구라 할지라도.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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