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 309회
보스톤코리아  2011-08-08, 14:19:37 
오랜만에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의 얼굴 표정이나 나이듬을 더 빨리 읽게 된다. 자주 만나는 사람은 그 사람의 얼굴의 주름이나 표정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몇 년을 만나지 못하고 지내다 문득 어느 장소에서 그 사람을 만나면 서로가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여자들의 경우는 더욱이 특별히 무어라 표현하기 어려워 그저 지나는 인사를 나누기 마련이다. 그 사람의 얼굴 표정을 보면서 그 사람의 세월을 느껴보는 것이다. 여자들의 스치는 직감이란 무서울 때가 있다. 상대방의 그동안의 생활 형편이나 지금의 상황을 묻지 않아도 대충 알아차리니 말이다.

"링컨이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에 절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한 사람을 데려와서 링컨에게 추천하며 써달라고 부탁한다. 그러자 링컨은 그 추천한 사람을 바라보더니, 그 자리에서 거절한다. 친구가 그 이유를 묻자 링컨은 "사람은 나이 40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하네."라며 거절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기 삶과 인품이 그대로 투영되어 얼굴에 드러나는 것이다. 너무도 유명한 일화이다. 자기 얼굴만 책임져야 하는 것이 아니다. 자기가 쓰는 말과 글도 함께 책임져야 한다. 말과 글에도 그 사람의 삶과 인품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고도원의 아침편지 中>

곱게 늙어가고 싶은 마음이야 불혹의 사십을 지나고 오십의 지천명에 이를 때쯤이면 누구나 갖는 마음이다. 그렇지만 그 마음처럼 곱게 나이 들어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얘기가 있지 않던가. 특별하지 않은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몸에 밴 것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흘러나오는 것이 삶이 아니던가. 이렇듯 곱게 나이 들어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려야겠다는 생각이다. 자신의 마음속 깊이 머문 생각이 문득 어느 막다른 상황에 다다르게 되면 말과 행동으로 표현되어 나타나기 때문이다.

사람을 만나면 맑은 눈을 가진 사람이 좋다. 눈은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는 '마음이 창'이라고 일컫지 않던가. 특별히 심리학 공부를 따로 하지 않더라도 세상의 나이 지천명 정도쯤에서는 삶의 경험으로 지혜를 얻게 된다. 그 사람의 얼굴 표정과 눈동자의 움직임 그리고 말씨를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조금은 읽게 된다. 물론, 상담과 심리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더욱이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좁은 선입견으로 사람을 함부로 판단해서는 더욱이 안 될 일이다. 그저 개인적인 생각과 경험을 나누는 것뿐이다. 그러니 말과 행동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사람은 나이 40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링컨 대통령의 말처럼 자신을 잘 관리하고 다스리며 살라는 얘기일 것이다. 자신의 것에 열심히 살고 성실하게 산 사람이라면 남의 것을 욕심낼 일도 없지 않겠는가. 욕심이 없는 사람의 얼굴에서 어찌 탐욕스런 얼굴빛을 만날 수 있겠는가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가질 수 있는 것과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해 구분이 어려워 자신을 보채고 들볶으며 사는 것이다. 가질 수 있는 것은 자신의 노력을 기울여 볼 일이며 그렇지 못한 것은 마음에서 일찍 정리를 할 수 있어야 마음이 편안하지 않겠는가.

욕심은 또 다른 욕심을 갖게 하기에 큰 욕심인 허욕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 허욕은 다른 사람을 시기하고 질투하며 미움을 낳고 키우는 것이다. 그 욕심과 허욕으로 다른 사람의 성공을 인정하기 어렵고 그러다 보면 자신은 점점 더 초라해지기 쉽고 자괴감에 빠지기 쉽다. 그러하기에 지나친 욕심은 자신을 망가뜨리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까지 피해를 준다. 어린 시절에는 어린 마음에 샘도 부리고 시기도 하고 욕심도 부려본다지만, 세상의 나이 지천명을 오를 쯤에는 자신을 돌아보며 다스릴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40이 되고 50이 될 쯤이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질 수 있기를.

무엇이든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는 생각이다. 자신의 삶의 가치 기준이 어디에 있는가에 따라 자신의 얼굴 표정은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삶의 목적을 어디에 두고 어떤 방향을 향해 사는가에 따라서 말이다. 사회의 지위나 경제적인 여유만이 그 얼굴의 책임을 지어주지는 않는다는 생각이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도 무엇이 불편한지 늘 찡그리며 울상인 사람도 여럿 보았다. 이왕이면 밝은 표정이면 자신에게나 상대방에게도 기분 좋은 일 아닐까 한다. 그것은 아마도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며 살 수 있는 여유 있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인가 싶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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