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 323회
보스톤코리아  2011-11-14, 13:31:39 
엊그제는 Norman Rockwell Museum을 다녀오게 되었다. Norman Rockwell(1894-1978)은 1894년 뉴욕 시티에서 태어나 Stockbridge, MA에서 평생을 작품 활동을 했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무엇보다도 라는 잡지의 표지 그림으로 유명하다. Norman은 미국의 20세기 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며 평범한 일상의 생활모습을 친근하고 인상적으로 묘사한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그는〈Saturday Evening Post〉지의 표지 그림을 40년 넘게 그렸으며 Main Street, Stockbridge(Main Street at Christmas)의 그림은 지금도 여전히 사랑받는 작품이기도 하다.

Stockbridge는 Massachusetts와 New York의 경계선에 있는 조용한 도시이다. 노만의 미지움에는 지난해에 가 보았고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었다. 그림을 둘러보면서 중산층 미국인들의 생활 양식을 엿볼 수 있었으며 가정의 생활사를 그대로 표현했다는 생각을 거듭했다. 가정이 중심이 된 미국인들의 생활사를 그대로 볼 수 있었다. 특별한 날의 가족들이 둘러앉아 행복한 모습의 식탁이라든가 고이 잠든 아이들의 방에서 부모가 자는 아이의 모습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빛 등의 표현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가정을 중심으로 생활이 이어지는 것임을 깨닫게 해주는 그림이었다.

노만의 그림 중에서 마음에 특별히 남는 그림은 'The Gossips (1948)'의 작품으로 꼽고 싶다. 이 그림은 노만의 그림의 특징인 것처럼 풍자적으로 표현한 그림으로 우리의 일상에서도 자주 일어날 법한 얘기이기에 더욱 깊은 생각을 하게 한다. 'The Gossips'의 작품은 15명의 서로 다른 캐릭터들의 모습이 등장하며, 그들의 표정은 참으로 다양한 모습이다. 사람이 귓속말로 전달하는 표현을 그렸는데 그 표정이 어찌나 실감이 나는지 볼 때마다 감동이다. 남의 말(흉 거리)을 쉽게 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일 게다. 남의 말을 처음 시작한 사람으로부터 해서 돌고 돌아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얘기이다.

또한, 'The Fishing Trip(1919)'의 그림도 익살스러우면서도 많은 깨달음을 전해주는 작품이다. 세 아이가 고기를 잡으러 가는 뒷모습의 그림을 표현했다. 세 아이 중 왼쪽의 아이는 평범한 가정의 아이의 뒷모습을 오른쪽에 걷는 아이는 맨발과 허름하게 헝겊으로 긴 옷을 입고 가는 뒷모습을 표현했다. 그리고 가운데 함께 걷는 뒷모습의 아이는 멋진 양말과 구두 점심까지 두둑이 준비해가며 두 눈으로 양쪽의 친구를 내려다보는 표정의 작품이다. 하지만 돌아오는 세 아이의 표정이 판이하게 바뀌어 걸어오는 모습을 표현한 'The Fishing Catch(1919)'의 작품은 참으로 인상적이다.

그리고 노만의 그림 중 지금까지도 크리스마스 시즌이 오면 어김없이 찾는 카드의 그림이 바로 'Main Street, Stockbridge(Stockbridge at Christmas)의 그림이다. 그림을 오래도록 응시하다 보면 그 길에서 걷고 있는 느낌으로 다가오는 아주 멋지고 아름다운 작품이다. 지금까지 이 거리에 있던 건물들이 그대로 있다는 것이 더욱 가슴 벅찬 일이다. 이 길을 직접 걸어보고 그 느낌을 가슴에 담고 노만의 그림을 마주할 수 있다면 더없는 행복일 게다. 특별히 노만의 그림은 가족이 함께 만나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요즘처럼 가정보다 개인이 우선시 된 이 시대에 더욱 간절한.

이렇게 노만의 그림을 본 후의 느낌은 편안하고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너른 야드에는 여러 작가의 조형물이 전시되어 있어 편안하게 만날 수 있었다. Norman Rockwell Museum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그가 평생 살면서 작업을 하였던 공간을 만날 수 있었다. 넓은 들판과 멀리 바라다보이는 호수는 그가 작업을 구상하고 몰두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으리란 생각을 했다. 내려다보이는 들판에서 계절마다 만났을 뉴잉글랜드의 사계의 아름다움을 만끽했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평온하고 아늑한 주변 환경에서의 작업 공간은 그 무엇보다 작가에게는 필요하였으리란 생각을 했다.

여느 미지움처럼 화려하거나 특별해 보이지 않는 Stockbridge, MA에 있는 Norman Rockwell Museum은 들어설 때의 느낌과는 판이하게 다른 느낌으로 오래도록 가슴에 남은 곳이다. 이렇듯 우리와 비슷한 시대에 살았던 작가를 그리고 그의 유명한 작품들을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가. 요즘을 사는 우리는 너무도 바쁜 걸음으로 그 어디 하나에 깊은 마음이나 오랜 시간을 남겨두지 못한다. 바쁜 시간 중에도 시간을 내어 하루쯤 아이들의 손을 잡고 가족이 함께 또는 연인이 함께 찾아가볼 만한 곳이라는 생각이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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