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 326회
보스톤코리아  2011-12-05, 12:48:16 
오늘은 2011년 동안의 감사를 하나 둘 떠올리며 보스턴 시내와 찰스 강변을 6시간 동안을 걸었다. 계절마다 한 번씩 혼자서 보스턴 시내와 찰스 강변을 걷는 버릇이 있다. 똑같은 장소 같지만 언제나 다른 느낌으로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곳이다. 찰스 강을 유독 좋아하는 이유가 따로 있다. 찰스 강은 바쁜 도시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흐르지만, 언제나 급하지 않은 여유로움으로 유유히 흘러가기에 찰스 강을 더욱 좋아한다. 이곳을 찾을 때마다 매번 새로운 느낌으로 기분 좋은 에너지를 선물 받고 돌아오기 때문이다. 강변을 오가며 만나는 사람들에게서도 서로 에너지를 나눈다.

조용하던 집에 세 아이가 모여들어 우리 집 귀염둥이 강아지도 그리고 엄마와 아빠도 어찌나 좋았는지 모른다. 일주일 시끌시끌 거리더니 어제는 두 녀석이 대학 기숙사로 돌아가고 딸아이는 오늘 아침에 돌아갔다. 큰 녀석은 비행기로 보스턴을 출발해 필라델피아에서 경유하여 내슈빌에 잘 도착했다고 전화를 넣었다. 막내 녀석도 6시간이 넘게 걸리는 업스테잇 뉴욕의 기숙사에 잘 도착했다고 연락이 왔다. 두 녀석의 전화를 받고 엄마는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딸아이는 대학이 보스턴에 있고 차가 있으니 빨랫거리와 신발 등 필요한 물건들을 챙겨서 오늘 이른 아침에 대학 기숙사로 돌아갔다.

모두가 감사하다고 오늘 아침에는 말간 영혼으로 기도를 올렸다. 이른 아침 곰곰이 생각하니 내가 받은 감사가 이렇게 많다는 것이 고맙기도 하면서 부끄럽기까지 했다. 7월 초에 다녀온 <멕시코 '까말루 인디오 마을'에서의 단기 선교>는 내게 큰 깨달음을 얻게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이란 말씀을 전해주신 엄 선교사님의 귀한 말씀은 내 가슴에 오래도록 남아 흐른다. 그리고 9월 말에 내슈빌에서 열린 <2011년 한인여선교회 전국지도자 훈련>에서 김 목사님께서 전해주신 '이룰 수 있는 꿈보다는 이룰 수 없을 것 같은 꿈을 꾸어보라'는 그 말씀은 내게 도전이고 바로 내 꿈으로 다가왔다.

올 한 해 동안 남편에게 얼마나 고맙고 또 얼마나 많이 미안했는지 모른다. 이른 봄부터 그 누구보다도 골프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열심히 골프를 했고, 처음 산행을 시작하며 한 달에 두 번씩 거의 빠지지 않고 다녀왔다. 그것뿐이었을까. 그림과 사진을 어려서부터 좋아했지만, 글쟁이가 되었으니 글을 열심히 쓰기로 마음을 정했기에 하고 싶은 욕심을 접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진 작업을 하시는 선생님으로부터 사진을 좋아하는데 왜 계속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미친 듯이 사진에 매달리게 되었다. 이런 가슴을 달고 살아가는 아내를 이해할 남편이 몇이나 있을까. 이런 아내를 이해해주는 남편이 또 고맙고 미안했다.

물론, 6~7여 년 전 남편의 후원으로 골프를 시작했다가 필드에 두세 번 나가고 그 자리에서 골프를 접고 말았다. 그것은 세 아이의 학업이 중요한 시기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삶에서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일찍이 알아차렸기에 지금 생각해도 잘했다는 생각이다. 그 골프를 접었던 일에 남편은 아내에게 큰 점수를 주는 것이다. 세 아이의 학교 공부와 과외 공부를 챙기는 일에 게을리하지 않고 열심히 해주어서 고맙다는 남편의 마음이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막내 녀석이 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 골프를 다시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이외의 글과 그림과 사진도 마음 놓고 편안하게 하게 된 것이다.

올해는 더욱이 기쁜 일이 우리 가정에 많았다. 큰 녀석이 보스턴 근교의 Brandeis University에서 공부하다가 테네시 주의 내슈빌에 있는 Vanderbilt University로 편입하게 되었다. 녀석은 부지런하고 욕심도 있는 녀석이라 열심히 공부했으니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이라 여겨진다. 이 녀석의 편입이 우리 가족에게 큰 기쁨이었다. 딸아이도 Brandeis University에서 자신의 전공인 '아랍어 & 아랍히스토리'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으니 내년 5월의 졸업에 맞춰 좋은 일이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막내 녀석은 Syracuse University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아직 전공을 정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행복한 아이다.

남편의 후원으로 열심히 했던 골프는 '선교기금마련' 골프 대회에서 2등 상을 타서 남편에게 맘껏 자랑을 했다. 그리고 여름에 한국에서『재외동포수필공모전』이 있었는데 시부모님의 이민 생활에 대한 수필 원고를 보냈었다. 9월에 발표가 있었는데 '우수상'을 받게 되어 기쁘고 많이 행복했다. 또한, 이번 가을에는『2011 국제사진 공모전』이 있어서 사진 작품을 출품했는데 '가작상'을 받게 되어 얼마나 기쁘고 감사했는지 모른다. 늘 부족하지만 옳고 바른길, 의의 길로 인도해주시는 나의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 드린다. 말없이 언제나 곁에서 물심양면으로 후원해주는 남편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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