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접시 보고 후회하지 말기 2
보스톤코리아  2012-01-18, 16:11:14 
지난 컬럼에서 우리가 흔히 촬영하는 음식사진에 대해 알아보았다. 일반적인 음식 스냅사진의 내용에 대한 것이었는데, 이번 컬럼에선 좀 더 상세하게 그리고 촬영 전 추가적으로 생각하고 고려해야 할 것들에 대해 알아보자.

가장 기본은 주제와 부제를 선택하는 것이다. 메인 요리가 정해지면 어떤 그릇에 담을 지 결정해야 한다. 전문 스튜디오에선 푸드 스타일리스트가 음식의 모양과 컬러 등 촬영에 관한 모든 것을 총괄하지만 일반적인 경우에는 요리사가 일차적으로 모양과 위치를 잡은 것을, 최종적으론 촬영자가 마무리하여 샷을 결정해야 한다. 이러한 음식 세팅 노하우는 다른 사람들이 촬영한 사진이나 전문가들의 홈페이지를 통해서 익힐 수 있다.
한편, 음식 촬영에서 메인 음식과 함께 반드시 필요한 것이 포크와 젓가락, 냅킨, (술)병, 잔, 음료, 꽃 등의 소품이다. 소품을 잘 이용하면 음식 사진의 퀼리티가 높아진다.

음식의 색감을 선명하게 하려면, 흰색 그릇을 이용하거나 음식과 대조되는 색상의 그릇을 이용한다. 또 배경이 단순할수록 사진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진다. 접시는 너무 오목한 것보다 평평한 접시가 촬영에 용이하다. 음식을 담을 때는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것도 좋지만 의도적으로 비뚤게 배치하면 역동적인 느낌을 살릴 수 있다. 음식을 만들고 남은 파프리카, 브로콜리 등 초록색이나 붉은색 계열의 식재료를 이용하면, 음식 사진에 포인트를 주는데 효과적이다. 음식을 담을 때는 반복적인 패턴을 만드는 것도 좋다. 만약, 머핀을 촬영할 때는 평평한 그릇에 동일한 패턴을 만들어 그 중 하나 정도 어긋나게 배치해도 좋다. 초밥과 같이 소스를 찍어 먹는 음식은 소스 그릇을 함께 촬영해 여백을 효과적으로 메울 수 있다. 뷔페 촬영은 다양한 음식의 색상 조화가 관건이다. 색상 계획에 대한 서적을 참고하여 음식을 배치해라.

사진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빛이다. 음식은 후각과 미각, 시각 등을 통해 인지되지만, 시각적 성향이 강한 사진에서 빛은 더욱 중요하다. 빛은 역광과 사광, 순광으로 구분되는데, 촬영 기법에 따라 각기 다른 특성을 갖는다. 디테일을 강조하는 음식사진은 사광을 이용해 입체감을 살릴 수 있다. 창가로 들어오는 태양 광선의 방향을 파악해 음식의 색감이 가장 잘 표현되는 사광을 찾을 수 있다. 실내에선 주로 조명을 이용해 촬영하지만 사람들이 붐비는 음식점에서 플래시를 사용하면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니 되도록 자연광을 이용해 촬영한다. 만약, 자연광의 노출이 부족하면 감도를 높여서 촬영하거나 삼각대를 이용해 흔들림과 노출 부족을 보완한다. 그러나 무리하게 감도를 높이면 노이즈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식감이 돋보이는 음식사진을 촬영하려면 적절한 감도 조절은 필수다.

한편, 따뜻한 느낌의 조명을 사용하면 음식을 더욱 먹음직스럽게 표현할 수 있다. 또 창문에 설치된 흰색 커튼을 활용하면 확산광 효과를 낼 수 있다. 반사판을 대신할 수 있는 흰색 종이나 알루미늄 호일, 거울 등을 이용하면 빛을 반사시켜 음식의 디테일을 살릴 수 있다. 실내 촬영의 경우 플래시를 벽면에 반사시켜도 빛의 부드러운 효과를 낼 수 있다. 가령, 플래시 바운스를 할 때는 당구에서처럼 쿠션을 잘 생각하고 촬영해야 한다. 한 예로, 하얀 종이 등을 이용해서 음식의 디테일을 살리기 위한 각을 잡고, 빛이 벽이나 천정을 때리고 종이를 때린 후 음식의 암부를 잡아줄 수 있다.
우린 하루 세끼씩 밥 먹는다. ‘사진을 시작했는데, 뭘 찍어야 할지 모르겠어요.’하지 말고 흥미로운 주제는 가까운 곳에 있다. 가끔은 빈 접시 보고 후회 말고 미리 샷을 날려라.

Nabis Studio Creative Director 양성대 ozic@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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