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 336회
보스톤코리아  2012-02-20, 12:17:34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언 10년이 되었다. 일상의 메모를 끄적끄적 시작한 일이야 아주 오래된 일이지만, 문학 활동을 제대로 시작하게 된 것이 십 년이 다 되었다. 한참동안 화재가 됐던 '1만 시간의 법칙'이란 말이 떠올랐다. 누구나 한 분야에 1만 시간을 들인다면 원하는 만큼 성공할 수 있다는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Outliers)'란 책에서 소개된 얘기들이다. 나 자신이 부족하기에 그 누구보다도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했던 그 10년의 세월을 생각하니 가슴의 뭉클함이 눈물로 고인다. 문득 1만 시간의 법칙을 떠올리며 그 10년이란 세월의 시간 속에서 나 자신이 단 하루도 글을 쓰지 않은 날이 없었으니 글쓰기는 하늘이 주신 선물인가 싶다.

글을 쓰는 그 시간만큼은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나의 영역이었고 내 영혼의 안식이었으며 나의 깊은 기도의 시간이었고 말간 정성의 자리였다. 자신이 전공하지 않은 분야를 새롭게 개척해야 하는 처음은 허허벌판에서 황야를 만난 것만큼이나 힘들고 외로운 길이다. 하지만 그러하기에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했는지 모른다. 때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질시(시기와 질투)를 일삼는 이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더욱 강한 에너지로 앞으로 나갈 수 있었던 이유가 되었다. 또한, 곁에서 따뜻한 마음으로 응원을 해주었던 여러분께 더욱 감사했던 시간이다. 그 10년 동안을 곁에서 묵묵히 힘이 되어주었던 그분들이 있어 내가 오늘 여기에 있는 것이다.

10여 년 전 처음 꿈꾸었던 Healing Art's(치유 예술)의 그 꿈은 여전히 내 가슴에 남아 흐르고 있다. 현대인들이 겪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특별한 병명이라고 일컫지 않고 자신이 제일 편안한 방법으로 푸는 방법이 다름 아닌 '치유 예술(Art Healing)'이라는 생각이다. 내 경우를 예로 들자면 글을 쓰면서 내면에 있는 스트레스를 많이 풀어낼 수 있었다. 남에게 일일이 다 털어내지 못하는 속상함 들을 글을 쓰면서 그림을 그리면서 음악을 들으면서 춤을 추면서 사진을 찍으면서 조금씩 조금씩 풀어내는 작업을 했던 것이다. 특별히 어느 방법이 좋다 나쁘다는 없다. 자신에게 제일 편안한 것으로 다가오는 것이면 최고의 치유를 얻을 수 있는 예술이다.

요즘은 사진 찍는 일에 열중이다. 사진은 어려서부터 좋아해 어느 장소를 가든 사진으로 담아오곤 했었다. 글을 쓰면서는 글 쓰는 작업의 한 자료를 삼고자 사진을 찍곤 했었다. 그러다 한국의 아는 교수님으로부터 지도를 받아 본격적으로 사진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글쓰기와 함께 사진을 하는 일은 아직은 부족하지만 더욱 재미가 있다. 요즘 가깝게 지내는 친구들에게 '사진 찍기'를 많이 권유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렌즈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일은 생각보다 놀랍고 신비로움을 주기 때문이다. 예술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사진을 권유해 주는 것이다. 그림을 처음 시작하기는 사실 어려움이 더욱 많기에 사진을 먼저 권유한다.

특별히 마음의 아픔이나 상처가 있는 이들에게는 더욱이 사진을 권해주고 싶다. 사진을 찍으려면 우선 자연과 자주 만나게 되고 그 자연과 함께 자신이 호흡하고 있음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치유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처음에는 아주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하여 더 나아가 산과 들과 바다를 만나고 움직이는 것들의 순간을 만나보는 것이다. 그 찰나를 만나는 순간의 기쁨을 만끽하다 보면 그만 사진에 푹 빠지게 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누리지 못하는 것을 아마추어이기에 누릴 수 있는 것들은 수없이 많다. 엊그제도 가깝게 지내는 친구에게 사진을 권유했더니 관심을 갖고 듣는다. 한참을 듣던 그 친구도 함께 사진을 시작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Healing Art's(치유 예술)에 관심이 많아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사진도 찍고 음악도 듣고 춤도 추며 그 영혼 깊은 곳에서의 울림을 느끼고자 애를 쓰며 10년을 보냈다. 사실 이 치유 예술(Healing Art's)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높아지면서 가슴에서 끓어오르는 열정을 식히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더욱 깊이 공부를 하고 싶어 세 아이를 키우며 버겁게 사이버 대학에서 상담심리학을 공부했다. 지금은 대학원 과정에 있지만, 이 공부가 마무리되면 더욱 깊은 내면의 세계에서 서로 치유를 나누고 싶다. 타국에서 사는 한인 이민자들의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언어와 문화 그리고 자녀와의 관계에서 겪는 어려움으로 더욱 심각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글쓰기를 시작한 후 10년 동안은 정신없이 달려왔다. 그 덕분에 많은 분의 가르침과 도움을 받아 삶에서 많은 것을 만나고 느끼고 누릴 수 있었다. 이제부터의 삶은 그동안 내가 받았던 그 누림들을 다른 이들과 나누며 '삶의 춤꾼'으로 살고 싶다. 내게 주신 귀한 것(예술)들을 가까운 이들의 가슴과 만나 나누고 누리며 살고 싶다. 가슴속에 알게 모르게 쌓인 것(스트레스, 응어리, 한)들을 털어내고 풀어내고 씻어내어 자신의 삶을 누리며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하늘이 주신 낙천지명(樂天知命)의 삶을 스스로 깨달아 자신의 색깔과 모양과 소리를 충분히 내며 즐겁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삶의 춤꾼'이 되어 함께 춤을 추고 싶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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