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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과 후드가 결합하면 범죄?
보스톤코리아  2012-03-30, 03:41:30   
<편집국에서>

“나에게 아들이 있다면 그와 같이 생겼을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말이 심상찮다. 비록 대통령으로 당선 됐지만 감성의 무게중심은 여전히 차별 당하는 쪽에 있다. 그는 김용 다트머스 총장을 세계은행 총재로 임명하는 기자회견 장에서 트레이본 마틴에 대해 질문을 받자 답변을 서슴지 않았다. “이 아이를 생각할 때면 내 자녀를 생각한다. 모든 미국의 부모들은 왜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야 되는 지 이해할 것이다.”

17살의 흑인 소년 트레이본 마틴은 지난달 26일 세상을 등졌다. 총에 맞아 숨진 그는 스키틀즈 봉지와 아이스 티를 들고 집에 가던 중이었다. 이혼한 아버지의 여자 친구 집에 방문, TV로 NBA 농구를 보다 해프타임을 이용해 편의점에 스키틀즈와 아이스티를 사러 간 것이 그의 생애 마지막이었다.

티모빌의 통화기록에 따르면 사고를 당하기 전 그는 여자친구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통화했던 여자친구는 트레이본이 ‘낯선 남자가 자신을 뒤따르고 있다’ 말했다고 회상했다. 그녀는 그에게 뛰어 도망가라고 조언했다. 이후 그녀는 “왜 나를 따라오느냐”는 마틴의 소리와 “여기서 무엇을 하느냐”는 다른 남자의 목소리도 들었다. 그리고 통화는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방범대장 조지 짐머맨은 올해 28세다. 백인과 히스패닉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사고 당일 그는 순찰을 돌고 있었다. 샌포드 소재 트윈 레이크스 리트리트는 타운하우스 콘도 복합단지로 최근 건축됐다. 신규 단지에는 주거침입, 절도 등 범죄가 많아서 방범대원을 조직해 순찰을 돌았다. 그는 후드 티를 입은 흑인 청소년을 발견하자 즉각 그의 손에 든 것부터 의심하기 시작했다.

짐머맨은 911에 전화해 비가 오는데도 집을 둘러보며 천천히 걷고 있는 것을 보면 “그(마틴)가 무언가 나쁜 짓을 하려고 하는 것 같다. 그는 무슨 마약 같은 것을 한 것 같다”고 신고했다. 마틴이 달려서 달아나자 “그가 달아나고 있다”고 911에 보고했다. 911 경찰은 그를 쫓고 있느냐고 물었고 짐머맨이 그렇다고 하자 경찰이 현장으로 가고 있다며 “그럴 필요 없다”고 개입을 제지했다.

경찰이 현장이 도착했을 때는 트레이본 마틴은 총에 맞은 이후였다. 짐머맨에게 수갑이 채워졌지만 체포되진 않았다. 짐머맨은 경찰에게 트레이본이 급습해 펀치를 날려 쓰러졌고 그 위를 덥친 그가 머리를 흔들어 수차례 땅에 부딪치게 해 정당방위로 총을 쐈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코에서 피가나고 뒷통수에서도 피를 흘렸다. 짐머맨 변호사는 코뼈가 부러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ABC 뉴스가 경찰서에 들어서는 짐머맨을 담은 CCTV를 방영한 것에 따르면 머리를 빡빡깍은 짐머맨의 앞뒤 모습에는 어떤 상처 흔적도 없었다. 이름을 밝히길 거부하는 한 목격자는 팍스 뉴스에 트레이본이 짐머맨을 깔고 앉아 펀치를 날렸다고 말했고 짐머맨이 도와달라고 외쳤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한 여성과 그녀의 룸메이트는 싸우는 소리를 듣지 못했고 도와달라는 소리는 어린 마틴의 소리였다고 밝혔다.

사건에 대한 짐머맨과 목격자들의 증언이 서로 갈리지만 총격을 가한 짐머맨이 체포되지 않는 것은 플로리다의 스탠드유어그라운드(stand-your-ground)라는 정당방위법 때문이다. 스탠드유어그라운드 법은 충분한 위협의 이유가 있을 때 먼저 충돌을 피해야 한다는 의무에 구속받지 않고 치명적인 무기(총)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때로는 공중장소에서 충돌 회피 노력없이 치명적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충분한 위협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또 왜 짐머맨은 17세의 스키틀즈를 든 소년을 의심했나 궁금해진다. 팍스 뉴스의 한 앵커는 후드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사실은 그가 흑인이었다는 점이다. 흑인과 후드티가 결합하면 범죄라는 공식으로 이끌어지는 무의식적 사고가 문제였다.

시카고의 민주당 연방하원의원 바비 러시는 28일 미 하원 복장규정을 위반했다. 연사로 나서 자켓을 벗고 입고 있던 후드티의 후드를 덮은 그는 “누군가 후드티를 입었다고 해서 결코 불량배(hoodlum)가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의원도 후드티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모자를 쓰면 안되는 규정을 어긴 그는 즉각 쫓겨났다.

지금까지 이야기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읽었다면 다시 생각해야 한다. 피부색깔만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에서는 한인들도 자유롭지 못하다. 차별을 당하는 것에서도 차별을 하는 것에서도 쌍방향으로 그렇다. 얼마 전 스타벅스에서 주문한 한국인을 째진 눈이라 표현한 것에 격한 감정을 토해냈던 한인들이었다. 그러나 예능 프로그램 세바퀴에서 흑인 마이콜을 흉내내어 분장한 모습, 소녀시대가 표현한 흑인 모습 등 모두가 무의식 중에 흑인을 희화하고 있다. 흑인과 후드가 결합하면 범죄라는 의식의 연장선상이다.

도대체 17세의 청소년이 후드티를 입고 집 주변을 걷는 게 왜 문제가 되는가. 우리들의 인종차별에 대한 무의식은 우리의 자녀 그리고 이웃의 자녀를 범죄인으로 몰아갈 수 있다. 트레이본 마틴은 우리의 자녀일 수도 있다. 강건너 불이 아니다.

editor@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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