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 347회
보스톤코리아  2012-05-07, 13:59:16 
때로는 계획하지 않은 일들 속에서 새로운 일을 만나게도 되고 지나는 길목에서 생각지도 않았던 곳에 들르게 되기도 한다. 또한, 생각지 않은 곳에서 뜻밖의 사람을 만나 새로운 인연이 되기도 한다. 이런 모든 것들이 우리네 삶의 한 부분일 것이다. 무엇인가 계획대로 짜인 것은 왠지 답답해서 굵직한 계획표에 맞춰 자잘한 계획은 잘 세우지 않는 성격이라 작은 일에 부족함이 드러나기도 한다. 이 성격을 잘 알면서도 쉬이 바뀌지 않는 것은 천성이 그런가 보다. 나 자신의 부족함을 잘 알면서도 삶에서 굳이 바꾸려 애쓰지 않는 것은 삶에서 제일 자연스러운 것은 자신의 생긴 모습대로 사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진(출사) 여행을 계획하고 보스턴 집(공항)을 떠나 5시간 30분 정도의 비행 시간을 지나서야 LA 공항에 도착했다. LA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예약을 했던 호텔에 도착하여 체크 인을 하고 나니 시간이 이래저래 남게 생겼다. 우선 근처에 있는 한국 식당을 둘러본 후 밥을 챙겨 먹고 남은 시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보낼 것인가 생각하다 '그리피스 천문대(Griffith Observatory)'를 떠올리며 그곳으로 가보기로 생각을 정리했다. 가족들과 연인들이 그리고 학교에서 단체로 스쿨 버스를 타고 온 초등학교 학생들이 여기저기에서 화들짝 거리며 즐거워한다.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오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州) 로스앤젤레스의 로스 펠리스(Los Feliz) 구역에 있는 천문대로, 그리피스 공원(Griffith Park) 내의 할리우드 산(Mount Hollywood) 남사면에 있다. 건축 양식은 아르 데코(Art Deco)양식이며, 건축가 존 오스틴(John Austin)과 프레더릭 애슐리(Frederick Ashley)가 공동 설계하였다. 1896년에 지역 유지인 그리피스(Griffith) 대령이 천문대와 전시장 등을 지을 부지를 로스앤젤레스 시에 기부하였다. 이 부지에 그리피스 공원이 세워졌고 1935년 5월에 천문대가 공원 내에 들어섰다. 천문 박물관과 플라네타륨(planetarium)이 있으며, 레이저 광선과 음악이 어우러진 레이저 쇼가 인기 있다.

우주의 탄생이 묘사된 약 45.7m 높이의 벽화 빅 픽쳐(The Big Picture)도 유명하다. 고지대에 있어 로스앤젤레스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으며, 특히 아름다운 야경이 유명하다. 맑은 날 밤에는 12인치 망원경을 일반에 개방한다. 영화와 TV 시리즈의 촬영지로 자주 이용되어, 제임스 딘(James Dean)의 《이유 없는 반항(Rebel without a Cause)》, 《레밍턴 스틸(Remington Steel)》, 《심슨 시리즈(The Simpsons)》 등이 촬영된 바 있다. 월요일은 휴관하며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정오부터 오후 10시까지, 주말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개관한다."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천문대를 둘러보며 어릴 적 어렴풋이 기억에 남은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이탈리아의 수학자이고 근대 물리학의 기초를 닦은 물리학자이며, 천문학에도 조예가 깊었다. 그는 그때 당시 진리라고 믿었던 '천동설'을 부정하고 '지동설'을 주장하였다. 학교 선생님들과 친구들과 함께 이곳을 찾아 안내자의 설명을 들으며 여기저기 둘러보고 신기해하는 반짝거리는 천진스런 아이들의 눈망울에서 희망을 보았다. 이 아이들보다도 모자랄 천문대의 기본 지식밖에는 없는 내게도 새로운 곳에서의 또 하나의 특별한 수업 시간이었다.

그리피스 천문대(Griffith Observatory)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서부 LA 시내의 전경은 동북부 보스턴 시내의 전경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산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LA 시내를 카메라의 작은 렌즈 속에 담으며 깊은 생각에 잠긴다. 또한, 여러 곳에서 자주 보았던 사인 할리우드 산(Mt. Hollywood)을 바로 눈앞에서 보니 내게도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와 몇 컷 담아왔다. 몇 번 LA를 방문하면서 처음 찾은 그리피스 천문대에서의 만나고 누린 시간은 내게 아주 좋은 느낌의 장소가 되었다. 파란 하늘 아래 그리피스 공원에 오가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 꿈틀거리는 그들만의 아름다운 삶을 엿보고 온 것이다.

계획에도 없었던 그리피스 천문대에 들러 또 하나의 세상을 만나고 온 것이다. 그 어떤 관계에서나 거리는 아주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의 삶에서도 때로는 조금은 떨어진 거리에서 사람이나 사물을 바라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너무 가까이 있으면 답답하기도 하고 상대방의 허물이 너무도 잘 보이기에 가끔은 적당한 거리에서 바라보고 만날 수 있는 것이 지혜라는 생각을 말이다. 천문학자 갈릴레오는 멀리 있는 것을 가까이 보려고 망원경을 연구하고 만들었는데, 여행자인 나는 그리피스 천문대에 올라 멀리 볼 수 있는 것이 삶의 지혜라고 아이러니하게 역설적인 물음 하나를 들고 돌아왔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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