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만불 모으는 방법
보스톤코리아  2013-01-28, 16:05:38 
<2013년 1만불을 모으는 방법>이란 제목에 솔깃했다. 보스톤글로브 일요판 속지 중 패러드란 곳에 소개된 내용이었다. 1주동안 하루에 15분씩 각종 요금서를 모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쿠폰을 모은다 등 크게 기대한 것과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겉핥기 식으로 지나치고 말았다.

새해로 바뀌는가 싶더니 벌써 1월도 다 보냈다. 시간의 흐름을 깨닫고 나면 왠지 조급해진다. 뭔가를 더 해야 할 것만 같은 부담감도 든다. 새해 결심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사람들 중에는 더러 자포자기를 선언하고 되는대로 살기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1만불이라는 제목에 끌렸다 별 내용 아니라며 제풀에 돌아선 것처럼 말이다.

지난 1월 미국 사회를 휩쓴 가장 큰 뉴스는 ‘거짓말’이었다. 1월과 어울리지 않지만 미국의 스포츠 스타들은 거짓말로 새해 벽두를 열었다. 암을 이겨낸 사이클링의 황제 랜스 암스트롱은 경기력 향상 약물 복용 사실을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털어놨다. 그런데 어려운 토로보다는 그의 거짓말에 무게중심이 실렸다.

사이클 세계 최고 권위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에서 1999년부터 2005년까지 7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그는 초인이었다. 1996년 고환암 3기였던 병마를 이긴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각광받는 스타가 됐다. 그러나 호사다마. 1999년부터 약물복용 의심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2010년부터 미 연방수사국의 수사가 시작됐고 2년간 법정 공방을 벌이다 결국 작년에는 반도핑 기구로부터 영구 제명조치를 받았다.

암스트롱이 약물 복용 사실을 강력하게 부인한 것은 수없이 많다. 그랬던 그는 오프라가 예스 또는 노로 답하라는 주문에 이를 시인했다. 왜 그동안 거짓말을 해왔냐는 질문에 “딱히 할 말이 없다(I don’t have a great answer for it)”고 슬쩍 피해갔다.

노트르 데임 풋볼팀의 수비수 맨타이 테오도 거짓말을 한 의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대학 풋볼 최우수 선수상이라 할 수 있는 하인즈만 트로피 후보에 뽑힐 정도로 뛰어난 선수인 그는 가짜 여자친구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9월 자신의 할머니와 백혈병에 걸린 여자친구를 동시에 잃었는데도 미시간 주립대와 경기에서 꿋꿋히 싸워 대승리를 거뒀다. 감동적인 스토리에 혈안이 된 주요 언론이 이 소식을 보도하면서 유명해졌다.

그러나 인터넷 가십 매체 '데드스핀'(Deadspin.com)이 테오의 여자친구가 사실은 실제 인물이 아니라 허위로 지어낸 존재라고 폭로하면서 사건이 시작됐다. 특히 데드스핀은 주류 언론들이 무시하는 매체였다. 사망자 확인서에 이름도 없고 미국내에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데드스핀의 보도 이후 대학과 테오는 “인터넷과 전화를 통해서만 사귀었는데 알고보니 온라인 사기였다”고 밝혔다. 맨타이 테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그의 거짓말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대학이 보도자료를 낸 이후에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자친구에 대해 거론했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주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속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미 그에 대한 신뢰는 상당히 증발해버린 이후다. 개인과 팀의 이미지, 미디어 노출을 높이기 위해 상상 속 여자친구의 죽음까지 조작한 파렴치 선수가 됐다. 정론지라 자부하는 CBS, ESPN, SI 등도 22살 풋볼 선수의 말만 믿고 오보를 냈다가 데드스핀에 한 방 맞았다.

보스톤 글로브는 이를 두고 거짓말은 삶의 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누구나 거짓말을 하고 산다. 물론 암스트롱, 테오처럼 자신의 특정 목적 달성을 위해 거짓말을 하기도 하지만 선의의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선의의 거짓말은 삶의 맛을 내는 조미료다. 하지만 거짓말의 특징은 피노키오의 코처럼 커진다는 점이다.

새해들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사람은 일단 한 달이 지났으니 자기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지키지도 못하는 새해결심을 남은 11개월에 지키겠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오늘만은 쉬고 내일부터 하자. 일할 땐 화끈하게 일하고 놀 때는 놀기만 하자. 이런 구호는 자신을 거짓말로 내모는 역할을 한다. 자신을 속이는 거짓말은 결코 선의가 아니다.

뉴욕 타임스 스포츠 과학 칼럼니스트 그레첸 레이놀즈 박사는 <좋든 나쁘든, 운동에서는 작은 것이 쌓여 만든다>라고 밝혔다. 적절한 운동은 수명을 늘리고, 머리를 좋게 하며, 허리 라인도 줄인다. 반면 과격한 운동은 심장에 무리를 준다. 또한 하이 힐을 싣는 것,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것 작은 일도 모두가 그만큼의 비용을 치르게 된다.

덴마크의 실험 결과 30분씩 일주일에 몇번씩 적당하게 운동한 사람들은 이에 비해 두 배 더 운동한 그룹과 13주 후 비교하니 더 많은 체중을 줄였다. 아주 과체중의 사람일지라도 하루에 10분만 육체활동을 하면 2년간의 수명을 늘린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레이놀즈 박사는 서양 성인을 대상으로 한 대형 연구 결과 한시간 동안 앉아서 TV를 보는 경우 21.8분의 수명이 단축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고 칼럼에서 밝혔다. 작은 운동이 또는 작은 태만이 쌓여 그 사람의 건강을 결정짓는다는 점이다.

역시나 하고 겉핥기 식으로 지나갔던 1만불 모으는 방법이 다시 떠올랐다. 건강, 돈, 거짓말 모두 작은 실천이 조금씩 쌓여 큰 것을 이루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새삼 그 방법이 달라 보인다. 한 달 동안 운동을 안했다면 오늘 10분 운동하는 것으로 시작하면 된다. 1만불을 모으기 위해서도 1불을 아껴 모으는 데서 시작된다. 새해 결심을 다시 한다. 당신은 정말 멋있어, 정말 예뻐. 배우자에게 격려 어린 거짓말도 평범한 사람을 정말 멋있고 예쁜 사람으로 바꾼다. 1만불 이상의 값어치다. 작은 것이 세상을 바꾼다.


장명술 l 보스톤코리아 편집장 editor@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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