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396 회
보스톤코리아  2013-05-08, 12:02:19 
나는 남자나 여자나 열정적인 사람을 좋아한다. 자기 일에 미친 듯이 열심인 모습 그 모습은 곁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흥분되는 일이다. 그래서 이처럼 열정적이고 색깔 있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곁에서 격려의 마음과 응원의 큰 박수를 아끼지 않으며 좋은 친구가 된다. 그 사람 속에 있는 그 열정을 곁에서 바라보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내 가슴은 뛰고 출렁거린다. 그것이 남자가 되었든 여자가 되었든 간에 예술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은 언제 만나도 새롭고 서로 말없이도 통할 수 있어 친구가 되어 좋다. 바로 이 여자(화가 허선희)! 그녀의 열정이 참으로 멋지고 아름답다.

내가 처음 그녀를 만난 때는 아마도 15여 년이 훌쩍 흘렀을 게다. 동네에 가깝게 지내는 동생으로부터 처음 소개를 받았던 그녀. 그때 그녀의 이름은 OO 엄마였으니 그녀를 몇 번 만나고 그녀 안에 있는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쉬지 않고 그 열정을 가지고 세 아이를 키우며 자신의 작업을 끊임없이 해왔던 것이다. 나이가 비슷해 친구처럼 알고 지냈던 그녀.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근황은 가까운 동생으로부터 늘 듣고 있었다. 그리고 15여 년이 지난 오늘(지난 2012년 11월 19일 첫 전시회)에 와서 그녀는 당당하고 멋진 화가로 우뚝 선 것이다.

그렇게 지난해 늦가을 '중도(Life long balance)'라는 제목으로 다른 화가의 작품과 함께 첫 전시회를 가진 것이다. 그녀의 작품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은 참으로 가슴 벅찼던 감동이다. 한국적인 색깔의 뿌리를 간직한 채 타국에서 생활하며 그 속에서의 또 하나의 가지를 만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오랜 것을 버리지 않고 새로운 것을 밀어내지 않으며 모두를 간직하는 힘이랄까. 혼자가 아닌 세상에서 함께 어우러져 화합하는 하모니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녀가 그림을 통해 자신의 삶의 색깔을 표현할 수 있었던 충분한 이유는 고국을 떠나 타국에서의 삶이 바탕이 된 이유일 게다.

허선희 화가의 두 번째 전시회는 4월 28일부터 한 달간 웨이크 필드에 위치한 '문수사'에서 오픈식을 가졌다. 이번 전시회는 서로 색깔이 다른 세 화가(허선희, 조미애, 심은주)가 함께 모여 하모니를 이뤄 더욱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허선희씨의 소개된 이번 작품들의 소재가 다름 아닌 그 옛날의 '조각 밥상보'였다. 그래서일까 작품 속에서 어머니를 느끼게 했다. 그리고 오색찬란한 우리 전통문화의 색깔인 빨강, 노랑, 파랑의 화려한 색깔을 작가의 작품을 통해 보일 듯 말 듯한 절제된 표현에 마음이 닿았으며 참으로 인상 깊게 남았다. 이번 작품을 통해 그녀의 깊은 삶을 들여다보고 느낄 수 있었다.

"어찌 이렇게 재주가 많은지 몰라요!"
허선희 화가의 그림을 관람하던 문수사의 한 보살님이 말씀하신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음을 알고 있기에 그분의 말씀에 웃음으로 답 인사를 하였다. 그림뿐만이 아니라 꽃꽂이 그리고 바느질 솜씨는 그 누구도 따라가지 못할 만하다. 요즘 많은 이들이 편안하게 즐겨 찾고 입는 개량한복을 손수 지어 입었는데 그 솜씨를 보고 깜짝 놀랐다. 물론 한복을 지으려면 치마와 저고리 색깔의 조화와 그리고 원단의 질과 감촉 모두를 알아야 제대로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 그것은 아트쟁이 특유의 타고난 기질인 그녀의 남다른 감성과 감각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그녀는 마음 또한 넉넉하다. 여느 속 좁은 남자들보다 화통하리만큼 속 넓고 넉넉한 여장부다. 남에게 베푸는 것을 좋아하고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니 주변에 친구들이 많은 편이다. 그녀의 부모님께서도 언제 뵈어도 넉넉하고 덕스러우시며, 그녀는 형제들과의 우애도 좋아 곁에서 보는 이들에게 귀감이 되기도 한다. 그녀는 세 아이도 훌륭하게 잘 키워 놓았다. 딸 둘은 대학을 졸업했고 아들은 대학에 재학 중이다. 그녀의 아들 녀석은 언제 만나도 반가운 얼굴과 환한 웃음으로 어른들께 인사를 한다. 늘 엄마 곁에 친구처럼 함께 있어 그녀의 든든한 친구이고 버팀목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자기 일에 열심과 성실과 꾸준한 노력이 있어 그녀의 삶이 더욱 풍성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다른 사람과 견주지 않고 그녀만의 독특한 꿈의 색깔과 모양을 가지고 오랜 시간 숙성시키며 키워왔기에 오늘의 기쁜 열매를 맺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더욱 그녀의 열정이 당당하고 멋진 이유이다. 그녀의 작품을 만나면 그녀의 깊은 속을 만나게 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며 마음의 눈으로 숨은 보석을 찾아내는 그런 예술의 눈을 가졌다. 그녀의 예술 세계가 점점 궁금해진다. 다음에는 또 어떤 작품으로 관람객들에게 감동과 놀라움을 선물해 줄까 하고 말이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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