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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의 세상 스케치 404 회
보스톤코리아  2013-07-08, 14:52:30   
'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라는 옛말이 있다. 아마도 겸손하게 살라는 선인들의 삶의 경험에서 얻은 지혜의 말씀일 게다. 요즘은 무엇이든 과하고 넘쳐서 큰일인 세상에 살고 있지 않던가. 그래서 한참 유행어처럼 떠돌던 '모자람의 2%'가 많은 이들의 얘깃거리가 되었나 싶다. 한때는 남의 눈치 살피지 않고 자신이 뜻한바 대로 소신껏 세상을 살면 제일의 삶일 것으로 생각한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혼자 살 수 없는 세상,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의 기본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을 나중에야 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살피는 것이 아니라  인생 여정에서의 삶의 지혜인 까닭이다.

어려서 시골에서 자란 이유일까. 화려한 꽃들보다는 들에 흐드러지게 핀 들꽃을 유난히 좋아한다. 지금도 그 마음이 남아 있어 마음이 울적한 날이나 아주 기분 좋은 날에는 가끔 꽃집에 들러 화려한 장미보다는 들꽃을 한 아름 사서 집에 와 투박한 꽃병을 찾아 제멋대로 흐드러지게 꽃는 버릇이 있다. 계절마다 집의 앞뜰과 뒤뜰에 피는 꽃들을 보다가 문득 '모자람의 2%'를 발견하기도 한다. 그것은 꽃이 활짝 다 피었을 때보다 조금은 덜 핀 수줍은 모습으로 남은 꽃이 더 곱고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찌 보면 우리네 삶도 그렇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가끔 해보면서 나 자신을 들여다 보게 된다.

아직도 세상 나이와는 상관없이 철이 들려면 멀었는가 싶다. 집 앞의 파란 잔디에 하얗게 오른 네잎크로버 꽃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꽃팔지를 만들어보며 즐거워하는 것을 보면 여전히 철부지 소녀가 따로 없다. 아마도 2%의 모자람이 아닌 20%의 부족함은 아닐까 싶다. 이 부족함을 안 까닭에 가끔 남편의 잔소리나 핀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세 아이도 이렇게 철부지인 엄마의 모습을 알기에 때로는 엄마를 이해해 주고 챙겨주니 또한 고마운 일이 아니던가. 물론, 나 자신도 나의 부족함을 알기에 남을 탓하지 않으려 애쓴다.

사람은 누구나 남에게 감추고 싶은 자신만의 콤플렉스가 있다. 이렇게 저렇게 살다가 느닷없는 시점에 자신의 아킬레스건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그것처럼 나와 비슷한 사람을 만나면 그래서 편안해서 좋은지도 모를 일이다. 예를 들면 알뜰하게 살림 잘하는 주부를 만나면 주눅이 들 때가 있다. 그래서 그럴 때는 조용히 듣는 편이다. 그것이 나 자신에게나 상대방에게나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 자신의 부족함을 나 스스로 인정할 때 상대방에게 전하는 말(칭찬)이 더욱 진실하게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삶에서 때로는 나의 부족한 부분으로 상대방이 편안하게 느낄 때가 있다.

유월의 숲은 싱그럽다. 지나는 길에 숲을 만나면 숲 속을 채 들기 전에 숲은 바람을 불러 이미 풀 내음을 선물한다. 유월의 깊은 산 속은 물먹은 나무들과 짙은 초록 이파리들이 싱그러운 유혹을 한다. 그 산 속에 머물러 있는 동안에도 견딜 수 없는 황홀함에 사로잡히고 만다. 이렇듯 산속 깊은 곳을 지나다 만나는 이름도 모를 야생화는 꽃이라기보다는 생명에 대한 신비와 경이를 일깨워 준다. 이렇듯 자연의 신비 속에서 창조주의 손길을 느끼며 나는 피조물임을 또 고백하고 만다. 그 순간의 느낌을 표현하자면 맥시멈(Maximum)의 흘러넘치는 진한 감동이기에 102%라고 표현하는 버릇이 생겼다. 

요즘 야생화를 좋아 하는 지인의 공간을 들러 '야생화'의 매력에 푹 빠졌다. 이름도 모르고 그저 꽃이라 불렀던 야생화들의 이름(학명)과 여러 가지 꽃들이 자라는 곳의 토양과 환경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내게 더욱 흥미로운 공부가 되어간다. 또한, 시골에서 자라 어린 시절에 보았던 꽃들을 만날 수 있어 빛바랜 유년의 뜰을 걷게하는 것이다. 이렇듯 어린 시절의 어렴풋한 기억들을 하나 둘 떠올리며 더욱 행복한 날을 보내고 있다. 요즘은 더욱이 산을 오르며 깊은 산 속에서 만나는 야생화들이 이제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친구가 되었다. 이렇듯 자연과 더불어 호흡하는 나를 만나며 감사를 배운다.

이렇듯 나의 2% 모자람과 부족함을 인정하니 그 누구에게나 마음이 편안해진 것이다. 그렇게 편안해진 마음은 나의 삶에서 더욱 넉넉하고 여유로운 공간을 열어놓게 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작은 것들에서 감동하는 마음의 선물을 받은 것이다. 숲과 들을 지나며 만나는 들풀과 들꽃들에서 감동을 하고 그 감동으로 행복해하니 이보다 더 감사한 일이 또 있을까. 그것뿐일까. 산을 오르며 산속 깊은 곳에서 야생화를 만나면 생명에 대한 신비와 경이에 또 감동한다. 이런 감동으로 사람을 만나면 그 감동의 물결이 서로를 흐르게 되고 소통하게 되어 공감 102%의 경험과 넘치는 행복을 함께 나누고 누리는 것이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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