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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의 세상 스케치 425 회
보스톤코리아  2013-12-02, 11:24:54   
말, 말, 말! 말들의 꾸러미 속 '우유, 몸에 좋다? VS 나쁘다?' 라는 주제를 놓고 벌이는 공방전에서 무엇이 옳다? VS 그르다?가 아닌 우유에 얽힌 우리 집 세 아이와 엄마의 어릴 적 추억 하나를 찾았다. 그래 이처럼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일상에서의 특별함이 바로 이런 작은 행복이라고 느끼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이제는 대학을 졸업하고 제 공부와 제 일을 하는 세 아이들 속 엄마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는 귀한 시간이었다. 너무도 훌쩍 커버린 세 아이와 엄마의 어렴풋한 우유에 대한 추억의 흑백 영상이 오버랩 되어 잠시 잊었던 우리 집 세아이와 엄마의 옛 추억에 젖어 보았다. 

늘 그랬듯이 영원한 것이 어디 있을까. 커피가 몸에 좋으네? 나쁘네? 바이타민 무엇이 몸에 좋으네? 나쁘네? 이것은 저것은 운운하며 상업적 전술인지 소비자 우롱인지 모를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다 다시 또 이리 쓸리고 저리 쓸리는 모습이라니! 매일 여기저기 흘러넘치는 광고 속 선택은 소비자 각자의 몫임을 잊지 말아야 할 일이다. 첨단과학이 발달하면 할수록 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기회는 더 늘고 있지만, 그만큼 자연환경 오염과 파괴에 따른 인간의 건강의 문제들은 더욱 불안한 상황으로 몰고 있지 않던가. 누구의 탓으로 돌릴 수 없는 바로 우리 자신 모두의 책임일 뿐이다. 

"누구에게나 각자의 입에 당기는 것이 자신의 몸에 좋은 음식"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에는 이유가 있다. 어릴 적 시골 초등학교 시절 몇 년 동안은 학교에서 무상의 급식(빵과 우유)을 주었던 기억이다. 그 기억 속에는 우유를 마시고 나면 배가 쌀쌀 아프고 편치 않았던 어릴 적 기억이 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청소년 시절에 시골에 계신 부모님과 떨어져 미국에 오기 전까지 서울의 큰 언니 집에서 살게 되었다. 연로하신 부모님께서는 아버지 연세 오십에 얻은 늦둥이 막내가 늘 염려스러우셨을 것이다. 그 염려의 말씀으로 우유라도 꼭 챙겨 먹고 다니라고 하시던 어머니의 그 목소리가 지금도 생생하다.

우리 집 세 아이는 모두 연년생이라 엄마의 역할은 자상함보다는 군대식의 대장 같은 엄마였다. 세 아이가 어려서 제대로 목욕을 정성스럽게 씻어 준 기억이 별로 없다. 딸아이부터 시작하여 순서대로 샤워는 각자 알아서 하게 시켰으며 그 날 입을 세 아이의 속옷과 겉옷 그리고 양말을 군대식으로 나열해 놓고 아침 먹일 준비를 서두르곤 하였다. 그래서 딸아이는 친할머니의 기억과 추억 그리고 그리움으로 '때밀이 할머니'를 잊지 못한다. 그만큼 다정하고 정성스럽게 손자 손녀를 곁에서 돌봐주셨다. 지금도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그 사랑을 잊지 않고 그리워하는 세 아이를 보면 고맙고 감사하기만 하다.

세 아이가 아주 어릴 적 이야기다. 딸아이가 세 살 큰 녀석이 두 살 막내 녀석이 6개월 정도 되었을 무렵이었을 게다. 세 아이 모두 엄마 젖 대신 우유를 먹고 자랐다. 그것은 엄마의 게으름 탓이었으리라. 처음 결혼을 해 2년 6개월을 시댁에서 살았다. 그것이 이유면 이유거리가 될까? 아니면 핑계면 핑곗거리가 될까? 여하튼 어른들과 함께 살고 있으니 젖을 먹일 생각을 아예 접었었다. 그렇게 세 아이 모두 별 탈 없이 우유를 먹고 잘 자라주었다. 그리고 젖병(Milk Bottles)을 뗄 그 무렵 울며불며 우유를 달라고 냉장고 문에 매달리던 딸아이의 모습을 지금까지도 잊을 수가 없다.

완전식품의 대명사, 우유!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아이 성장에 꼭 필요한 영양소를 함유한 식품이기에 엄마의 아이 사랑인 우유 예찬의 기본이 아니던가. 그러나 우리 집 경우는 엄마인 나도 우유를 싫어했는데 아빠인 남편도 우유를 싫어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세 아이의 엄마이기에 아이들의 건강에 필요한 영양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 더욱 우유 예찬가가 될 수밖에 없었다. 딸아이도 그랬거니와 두 녀석도 젖병(Milk Bottles)을 떼고 난 다음부터는 컵에다 따라주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우유를 절대 거절을 하는 것이 아닌가.

"우유 한 컵씩 마시면 좋아하는 맥도널드 치킨 맥너깃 사줄게?" 그렇게 좋아하는 McDonald's Chicken McNuggets을 사준다고 해도 우유를 마시지 않는 세 아이를 보고 그만 엄마도 두 손 두 발을 들고 말았었다. 그래, 얼마나 싫으면 그 좋아하는 치킨 맥너깃도 마다할까 싶어서 말이다. 세 아이가 고등학교에 다닐 쯤에는 우유 생각이 절로 났던 때가 있었다. 딸아이는 엄마보다 조금 키가 더 크고 두 녀석은 아빠 키와 똑같으니 우유를 어려서부터 잘 마셨더라면 아빠 키보다 훨씬 더 클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이 늘 남았었는데 우유와 키와는 비례하지 않는다는 보고에 위로를 받는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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