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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의 세상 스케치 429 회
보스톤코리아  2014-01-06, 14:39:47   
이번에도 결국 결정하지 못하고 내 필요한 것만 받아들고 되돌아오고 말았다. 엊그제는 5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Driver's License를 바꾸기 위해 RMV(Registry of Motor Vehicles) office를 찾았었다. RMV 오피스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여기저기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다음 차례를 위해 줄을 기다리고 있었다. 거의 1시간 정도를 기다려서야 내 차례가 되었다. 첫 번째 질문이 장기 기증(organ donation)을 하겠느냐고 묻는다. 5년 전에도 똑같은 상황에서 똑같은 질문을 받고 어떻게 할까 망설이다가 Driver's License만 갱신하고 집으로 되돌아왔었다.

내 것을 남에게 준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구나 싶은 마음에 RMV office에서 받아 온 Temporary Driver's License를 보며 하루 종일을 깊은 묵상에 잠겼다. 그렇게 하루 동안에 머문 나의 솔직한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아마도 오지 않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었을 게다. 오십 평생을 살아오면서 알게 모르게 내 몸과 마음에 남아 있던 환경과 문화 그리고 교육에서 내재된 생각과 관념의 얽히고설킨 한 단면의 표출이었을 것이다. 그렇구나, 이토록 눈앞에 보이지 않는 무의식 속에 머문 삶과 인생에 대한 불안함과 두려움은 더욱 크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하루였다.

한 번쯤은 이런 생각에 머물 때가 있다. 하늘이 맺어준 인연으로 만나 한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낳고 사는 부부의 대부분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사는 부부는 그 상대방이 자신의 곁에 오래도록 남아 함께 해로하고 싶은 바램은 누구나 있을 게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마음처럼 쉽지도 않고 되지도 않는 것이 우리네 삶이고 인생인 까닭에 그리 녹록지만은 않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누구나 힘들고 버거운 일은 내 일이 아닐 거라고 합리화시키며 사는 삶보다는 그 일이 내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사는 삶은 더욱 값질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계사년(癸巳年) 뱀띠해의 2014년도의 한 장 남은 캘린더 속에 있는 하루는 이제 며칠밖에 남지 않았다. 그 캘린더 속 날짜의 숫자는 다시 올 수 있지만, 그 날짜 속 하루는 다시 오지 않는다. 우리는 늘 이렇게 무한할 것 같지만 유한한 존재인 까닭에 하루의 시간을 헛되이 보낼 수 없는 이유이고 까닭이다. 그래서 서로에게 와 있는 인연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지 이해를 마무리 지어야 하는 시점에서 한 번쯤은 깊이 묵상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 인연이 굳이 사람이 아니더라도 그 어떤 시간과 장소 그리고 그 어떤 관계나 일에 머문 인연일지라도 말이다.

이렇듯 그 어느 모퉁이나 끄트머리에 서면 모두가 아쉬움이 되고 그리움이 된다. 그래서 더욱 그 그리움은 애틋함을 낳기에 서로에게 새로운 꿈과 희망과 소망과 사랑을 만드는 씨앗이 되기도 한다. 가정의 어려운 경제적 문제나 자녀의 문제 그리고 가족의 건강의 문제는 현실의 문제이기에 더욱 가슴 아픈 고통이고 상처이기도 하다. 하지만 고통(苦痛)은 삶의 한 부분이기에 밀어내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 또한 지혜임을 깨닫는 나이가 되었다. 그리고 내 가족의 문제뿐만이 아닌 더 나아가 가까운 친구와 친지의 어려운 문제들을 외면하지 않고 마주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이렇듯 나 아닌 다른 이에게 내 것을 내어놓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 또한 우리의 삶에서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서로 주고받을 줄 아는 것이 쉬운 듯싶으나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한국에서 자라고 교육받은 오십 대 쯤의 사람들은 대부분 주고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편이다. 그래서일까, 가끔 머리가 힛끗거리는 어른들 속 '뻘쭘한 풍경'을 만날 때가 있다. 우리의 소소한 일상에서 서로 주고받는 연습과 훈련이 필요한 것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이고 배려이기 때문이다. 내 것이 귀하면 남의 것도 귀한 것을 알아야 하는 까닭이다. 

그나마 Driver's License는 5년마다 갱신을 해야 하는 까닭에 RMV office를 찾으면 또 물어올 것이다. 장기 기증(organ donation)을 하겠느냐고 말이다. 그때쯤에는 '예스'하고 답하며 Temporary Driver's License를 들고 환한 미소로 되돌아올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하지만 사람의 관계는 회복을 위한 기회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 번 금이 가면 그 틈새는 쉬이 붙여지지 않고 한 해가 오고 가면 갈수록 세상 나이가 들면 들수록 단단해지는 아집과 고집으로 '관계 회복'은 더욱 어렵다는 것이다. 갑오년(甲午年) 말띠해에는 더욱 지혜로워지는 2014년도를 맞기를….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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