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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의 세상 스케치 433 회
보스톤코리아  2014-02-03, 11:52:36   
보스톤의 겨울 하늘은 낮은 첼로 음처럼 잿빛으로 가득하다. 금방이라도 눈이라도 흩어져 내릴 듯이 빗방울이라도 떨어질 듯이 하늘의 구름으로 가득 차 있다. 여느 해 겨울보다 더욱 혹독한 추위와 한파로 시내의 길거리에는 움직이는 발걸음이 줄어들었다. 가뜩이나 수년간의 경기침체로 여기저기 한인 이민자들도 울상을 짓고 있는 이즈음에 날씨마저 꽁꽁 얼어 있어 마음마저도 쓸쓸해진다. 추운 겨울날이기에 따뜻했던 여름날을 그리워하듯 지금의 경제생활이 어렵기에 지나치고 말았던 일상의 작은 행복이 더욱 감사함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닐까 싶다.

세월이 참으로 빠르다는 것을 요즘 들어 더욱 실감한다. 그것은 훌쩍 커버린 세 아이를 보면서 느끼게 되는 것이다. 10년 전 딸아이와 큰 녀석이 고등학교에 막 입학했고 막내 녀석이 중학교에 있을 무렵 갑작스러운 남편의 건강 문제로 놀란 일이 있었다. 그 후 치료를 받으며 잘 지내고 있지만, 남편은 평생 지병을 안고 살아가게 된 것이다. 그렇게 얼마를 지나 연년생인 세 아이를 대학에 보내놓고 말은 안 해도 노심초사 걱정으로 있던 남편 옆에서 늘 미안한 마음이 들었었다. 그렇게 버겁게 보낸 시간 속에 어느새 두 아이가 대학을 졸업했고 막내 녀석이 이번 5월이면 졸업을 하게 되었다. 

이제는 성인이 다 된 세 아이에게 아빠와 엄마의 생각을 일러주었다. 이제부터 대학원 진학은 각자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말이다. 우리 부부도 노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기에 미리 일러주었다. 큰 녀석도 지난해 5월 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법대에 입학하게 되었는데 은행에서 학자금을 빌려 공부하고 있다. 딸아이도 마찬가지로 재작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지금은 중,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이번 9월에 대학원 진학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딸아이도 자신의 힘으로 대학원에 들어가겠다고 하니 고맙기도 하고 엄마의 마음은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세 아이가 훌쩍 커버린 만큼 우리 부부의 함께 지내온 날도 길어졌다. 올 3월이면 결혼 25주년을 맞이한다. 세 아이에게 엄마가 웃으며 던지는 얘기가 있다. 한 남자랑 너무도 오래 살고 있다고 아빠도 마찬가지일 테지만. 엄마의 철없는 얘기에 세 아이는 서로 눈을 찔끔거리며 엄마 말이 맞는다고 맞장구를 쳐주는 능청스러움에 또 웃고 만다. 10년 전 겪었던 아빠의 건강 문제로 당시에는 충격이고 아픔이었을 테지만, 자라며 세 아이는 제 일에 더욱 열심과 삶의 철저한 가치관을 가지게 되었고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도 주관이 뚜렷해졌다. 삶에서 어려움이 모두가 나쁜 것은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는다.

아주 오래전 아마도 결혼 10주년이 되었던 해이던가 결혼기념일 날을 맞아 남편은 아내인 내게 결혼 25주년이 되는 날에는 아주 '특별한 선물'을 해주겠노라고 얘기를 했었다. 결혼 25주년이 그렇게 멀리 있다고 생각했기에 자신만만하게 아내인 내게 자랑을 하며 약속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네 인생이 어찌 그리 순탄하기만 할까. 그 후 몇 년이 지나 남편의 건강 문제로 온 가족이 암울한 몇 년을 지내며 그 약속은 잊고 살았었다. 그리고 몇 년 전, 결혼 20주년이 되었을 때쯤 10년 전 했던 그 약속에 대한 얘기를 서로 웃음으로 나누게 되었었다. 

그 먼 약속의 '특별한 선물'에 대한 것은 남편에게 아마도 미리 얘기를 해줬던 기억이 난다. 한 남자의 아내이기도 하지만, 멋을 좋아하는 여자이기에 멋진 보석을 해달라고 했었던 기억이 있다. 그 무렵 취미로 하던 사진에 대한 열정이 뜨거워져 무엇인가 제대로 담아보고 싶어 카메라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산을 오르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단조로운 것이 편안해지니 옷이나 액세서리 그 외의 것에 대한 욕심이 누그러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남편에게 제안했었다. 약속했던 '특별한 선물'은 보석이 아닌 맘에 드는 카메라 세트를 받고 싶다고 말이다.

'특별한 선물'로 받고 싶다던 카메라 세트를 신중하게 다시 생각해보다가 사진을 담는 내 실력이 중요하지 지금의 카메라를 탓할 이유가 없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더 깊이 생각한 끝에 남편이 약속했던 '특별한 선물'을 제대로 고르게 되었다. 다름 아닌 『시집』과 『수필집』을 만들기로 말이다. 시집을 출간한 지 10년이 되었고 수필집도 5년이 되었으니 무엇보다도 내게 가장 좋은 선물이고 아주 '특별한 선물'이 되겠다는 생각에서의 결정이었다. 요즘 며칠은 출판 작업을 시작하며 바쁜 일정에 조금은 피곤하지만, 행복한 날을 보내고 있다. 아주 '특별한 선물'을 받을 준비를 하면서.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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