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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의 세상 스케치 436 회
보스톤코리아  2014-02-24, 11:54:17   
"Are u home?"
 "Not yet!"
한국말이 서툴었던 우리 집 남자는 25년을 함께 살고 연애하던 2년의 시절까지 합치면 언 27년을 함께 지내다 보니 한국말의 유창함은 말할 것도 없이 '한국 농담'은 아내인 나보다 더 많이 소화하는가 싶다. 어느 때는 어려운 낱말을 넣어 구사하는 문장이란 가히 놀랄만 하다. 하지만 한글을 읽는 수준은 여전히 초등학생에 머무르니 떠듬거리며 읽는 한글을 손수 문자나 카톡으로 보내긴 틀린 모양이다. 요즘은 우리 집 세 아이가 아빠보다 한국 식당에서 메뉴판을 들춰보며 음식을 주문하는 메뉴가 더욱 많아진 것을 보면 말이다.
  
 "How much snow?"
 "Maybe 30 inches..."
 "30 inches or 3"
며칠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기온 차 때문인지 피곤함 때문인지 목이 아프기 시작했다. 하지만 금요일에 내린 눈으로 토요일에 있는 '눈꽃 산행'을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놓치기 아까워 가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감기 기운에 컨디션이 좋지 않아 산을 오르는 내내 몸은 좀 힘들었지만, 기분은 상쾌해 좋았다. 그리고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에 눈이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카톡으로 온 남편의 이 문자가 산에 눈이 얼마나 내렸는가 묻는 줄 알았는데 집에 눈이 얼마나 쌓였는가 묻는 문자였다.

요 며칠 목감기로 고생을 하고 있다. 지난 2월 8일 토요일 산악회의 정기 산행이 없는 날에 '번개 산행'이 있어 눈이 가득히 쌓인 Mt. Pierce(4,312 ft)에 다섯 명이 오붓하게 다녀왔다. 어찌나 아름답던지 오르는 내내 환호성만 터뜨리고 말았다. 그리고 가깝게 지내는 동네의 골프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는 비지니스를 하고 있어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워 함께 여행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었다. 친구 부부와 우리 부부는 자주 만나 이런저런 사는 얘기를 나누곤 한다. 마침 우리 집 남자와 친구의 남편이 아이들도 이제 컸으니 여자들도 이제는 골프 여행을 시작해도 괜찮겠다고 제안을 한다.  

그렇게 시작되어 몇 달 전부터 친구와 또 옆 동네에서 가끔 함께 골프를 하던 다른 친구와 동생 그렇게 넷이서 썸을 이뤄 골프 여행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다들 남편과 함께 여행을 다니던 이들이었지만, 여자들끼리의 여행은 처음인지라 설레기도 하고 조금은 두려운 마음도 있는 듯싶었다. 여행이라는 것이 꼭 좋은 곳에서 잠을 자고 맛있는 음식을 먹어야 멋진 여행이 아닌 것을 알기에 비행기 티켓도 기다리다가 제일 가격이 쌀 때 고르고 리조트와 골프 코스도 그렇게 이것저것 고르며 찾아 기분 좋은 여행을 보낼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은 친구의 남편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 

지지난 주 토요일 번개 산행인 '눈꽃 산행'을 마치고 일요일 이른 새벽 5시 30분쯤 집을 출발하여 올랜도(Orlando)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으로 향했다. 그렇게 보스턴을 출발해 3시간 여 시간을 가서야 올랜도 인터내셔날 공항에 도착하게 되었다. 보스턴의 겨울 날씨인 온도 화씨 25°F(섭씨 - 3.8도)와 올랜도의 여름 날씨인 온도 화씨 78°F(섭씨 26°c)의 기온 차는 거의 화씨 50°F(섭씨 10도)까지 차이가 나고 있었다. 다행인 것은 함께 움직이던 친구들도 자신의 비지니스를 하고 있고 운동을 좋아하는 친구들이라 갑작스런 계절의 변화와 기온 차에도 잘 견디고 있었다.

  그래, 그런가 보다. 어쩌면 삶은 선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늘 떨쳐버릴 수가 없다. 여행 계획을 세운 것도 그리고 혹독한 한파의 겨울과 무더운 땡볕의 여름 그 갑작스런 계절 변화와 심한 기온 차를 알면서도 두려움 없이 선택한 것도 결국 나 자신의 선택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 변화로 인해 더욱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인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 외의 것들마저도 나 자신이 받아들여야 하는 과제인 것이다. 오랜만에 여자들끼리 떠난 여행이 즐거워 깔깔거리며 행복했던 시간만큼이나 각자의 가정과 일자리로 돌아가 최선을 다하며 행복을 다시 나누는 일 말이다.  

카톡으로 온 남편의 간단한 물음의 문자와 그 물음에 기분 좋아 답하는 아내의 문자의 대화는 싱그럽지 않은가. 이렇듯 언제나 생각의 중심에는 내가 먼저 와 있는 것을 말이다. 오후에 내리기 시작한 눈이 집에 얼마나 쌓였는지 묻는 남편의 문자와 산에 오른 아내를 걱정하고 산에 쌓인 눈을 염려하는 관심어린 문자라고 고마워하는 아내의 오가는 문자의 대화가 참으로 아이러니하면서도 마음에서 서운하지 않은 것은 충분히 그럴 수 있음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설령 '동문서답'일지라도 누구랄 것도 없이 언제나 생각의 중심에는 내가 먼저 와 있는 것을.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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