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자존심, 그리고 자존감"
보스톤코리아  2014-03-06, 16:22:06 
김연아는 소치 올림픽의 경기를 통해, 밴쿠버 올림픽에서 안겨주었던, 한국인으로서의 위상을 또다시 떨쳐주었다. 스물 네살이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게, 일등보다 더 빛나던 그녀의 모습이었다. 은메달이 금메달보다, 더 빛나던 순간이었다. 거듭되었던 피나는 연습과 수없이 힘든 과정을 겪으며 얻어낸, 그녀의 자존감이었다. 자존감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만이 지닌 특별한 가치를 지킨다. 자기 존재를 있는 그대로 존중할 줄 아는 마음이다. 그녀는 자신을 지켰다.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우리에게 한국인임을 당당히 여기는 자부심을 갖게 해주었다.     

반면, 김연아의 10년의 라이벌인 사다 마오는 어떠했는가? 4년 동안 소치의 금 메달을 향해, 뼈 깎이는 노력을 해왔다. 그녀는 쇼트 프로그램에서 굴욕을 겪어야 했다. 그토록 열망한 트리플악셀의 성공이 오히려 가장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게 했다. 금메달에 대한 집착과 다급했던 마음의 결과였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그녀는 다시 일어섰다. 자신의 가치와 능력을 믿고 당당히 일어나게 해준 것이 있다. 그것은, 자존심을 버리고 얻은, 그녀의 자존감이었다. 그 결과 메달대신 우리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

자존심은 남에게 굽히지 않고 자기를 스스로 높이는 마음이다. 자신감이 자기에게서 오지 않는다. 남과 비교하여 우월감을 자신감이라 느끼기 때문이다.  자존심의 크기에 따라 남에게 지지 않으려는 경쟁심의 크기가 생긴다. 은근한 자기 자랑이 많다. ‘척’하는 가면을 쓰게 된다. 남을 향한, 자존심에 근거한 자기평가는 늘 불안하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작은 웅덩이의 물은 외부의 자극을 받아 돌을 던지면 물이 사방으로 튄다. 자존심은 남에 의해, 자신이 흔들려 지는 것이다. 물이 사방으로 튀는 실패를 두려워 하기에 긍정적이고 창조적인 활동에 방해가 된다. In the Box의 테두리를 선호한다. 두려움을 느끼지 않아도 되기 떄문이다.

자존감은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우월감과 열등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의 자세이다. 자기 자신 뿐만이 아니라 다른사람들도 소중해 한다. 외부의 강한 자극에도 마음에 상처를 비교적 덜 입는다. 자기가 설정한 목표에서 오는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는다.  긍정적이고 창조적인 활동에 필요한 Out of the Box 의 환경을 찾아간다.
왠만한 실패에도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다. 큰 호수에 돌을 던지면 아름다운 파장만 퍼져나갈 뿐이다. 자존감은 큰 실패도, 큰 실수도 아름답게 마무리를 짓게 해준다.

정 혜신 박사는 한국 사람들은 대체로 자존감이 낮은 편이라고 한다. 한국인들중, 특정 분야에서 충분히 인정받고 있는 사람조차 의외로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이 있다고 말한다. 한국의 전통 문화는 ‘나’보다 ‘우리’를 중요시 한다. ‘우리’라는 테두리는 ‘In the box’ 로 살아가는 환경을 선호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존감을 갖기 위해서는 ‘Out of the Box’ 를 피할 수가 없다. 

특히, 미국에서 살고있는 보수적인 한국인들은 미국생활에 갈등이 많다. 영어권의 어려운 난제인 자유로운 언어 소통과 '우리'보다 '자기'를 중요시 하는 미국 문화를 소화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므로Out of the Box 사고 체계가 아닌,  ‘In the Box’ 사고 체계로 있게 되기 쉽다. 그럴수록, 아이들과의 언어소통과 사고의 차이가 커진다. 대화를 할 수가 없다. 이 아픔은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  어떻게 자존감을 지켜야 하는지도 애매하다. 

T군의 부모님은 한국에서 자타가 인정하는 에리트이시다. 형도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해, 아이비리그를 들어갔다. T군의 어머님이 조심스럽게 테라피 요청을 해오셨다. T군이  고등학교를 그만둔다고 선전포고를 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말 며칠째, 학교를 결석하고 있었다. 고등학교 10학년 후반기에 접어들고 있었다. T군의 심리적 갈등은 이미 국민학교부터 시작되었다. 수줍음이 많고, 친구도 없었고, 위축되어 있는 시간이 많았다. 공부도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소아과 의사가 진찰중 상담을 권유했다. 

하지만 문제아로 낙인 찍히는 것 같아 상담을 거부했다. 그대신 8학년부터 많은 과외를 시켰다. T군은 스포츠를 좋아했다. 대학에 들어갈 때 교외활동을 감안하기에 스포츠를 하게 했다. 하지만,  공부에 취중하게 했다. 여름방학 때는 유명한 학원에 등록시켜 10학년 과정을 모두 마쳤다. 그런데 T군의 성적은 여전히 부모님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었다. 싸움이 시작되었다. 더 많은 튜터가 보강되었다. T군은 결국,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했다.

우울증이 심각했다. 성적보다는 우울증 치료가 시급했다. 치료중 부모님은 자신들의 에리트 의식이 심어준 자존심을 알게 됐다. 이 자존심 때문에 T군을 자신이 원하는 아이로 만들려고 했음을 인정하셨다. T군이 진정 원하는 공부는 미술이었다. 컴퓨터로 하는 그래픽 디자인이 너무 좋았다. 10학년에 미술수업을 들으면서 '자신감'을 처음 느꼈다고 했다. 미술 선생님께서 T군에게 “넌 탁월한 재능이 있다” 하시면서 미술을 하면 좋겠다고 말씀하실 때였다. 왜 부모님께 말씀드리지 않았냐고 물었다. 부모님은 남자가 미술을 해서 무얼하고 사는냐고 이미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 여태껏 제대로 한 것이 없는데, 미술은 얼마나 오래 갈거냐고, 믿지 못한다고 하셨다. 

치료를 통해 부모님은 T군의 Out of the Box 의 삶의 방향을 받아들이셨다. 미술 과외도 뉴욕까지 가시면서 지원했다. T군의 자신감은 큰 곳에서 온 것이 아니었다. 학교에서 선택과목인 1 크레딧 밖에 안되는 미술 과목이었다. 가면을 쓰지 않아도 됐다. T군은 처음으로 자기의 맨 얼굴을 드러내는 자유를 느낀 것이다. 진정한 ‘그’만의 자신감을 가진 것이다. 그 자신감은 부모님들의 맨 얼굴을 들여다 보게 도와 주었다. 자신들의 두려움이 남의 평가에 의해 기인 하였음을 보게 하여 준 것이다.   
T군은 그 이후, 여러 공모전에 도전하였고, 상을 곳곳에서 받게 되었다.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자기가 원하는 미술 대학에 진학했다. 

낮은 자존감과 강한 자존심은 진정한 자신감을 갖는 데 방해요소가 된다.  자신감은 큰 곳에서가 아니라 작은 곳에서 찾을 수 있다. 동네 도서관에서 무료 영어 수업이 있다. 두렵지만, 등록을 해본다. 수업이 재미있다. 생각보다, 잘한다. 이것은 남에게 보이려는 자신감이 아닌, 자신에게 주는 자신감이다. 이 경험이  생의 열정으로 다가올 수있다. 아이들에게 자신감은 가장 중요할 수 있는 생의 자원이다. 아이들의 새로운 도전을 격려하자. 아주 작은 것일지언정 관심을 갖고, 재미있게 들어주자. 도전하는 용기를 칭찬하자.


양 미아  Licensed Psychotherapist

Private Practice:
1330 Beacon street, Brookline, MA 02446
37 Fruit Street, Worcester, MA 0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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