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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의 세상 스케치 441 회
보스톤코리아  2014-04-07, 12:09:17   
처음 가보는 곳을 찾아갈 경우 사전에 답사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나라나 그 도시의 문화라든가 언어 그리고 역사 정도는 미리 훑어보고 떠나는 것이 찾아가는 이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곳은 늘 설렘과 두려움 사이의 긴장감인 떨림이 있어 좋다. 특별히 한국이나 그 외의 다른 나라를 찾아 유적지를 방문하게 될 때는 더욱이 그렇다. 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에서 "아는 만큼 느끼고 느낀 만큼 보인다"라고 했다. 그 얘기에 절실히 공감하는 것은 여기저기 여행을 하며 경험했던 크고 작은 일들 속에서 준비가 부족해 조금은 아쉽고 안타까웠던 나의 경험 때문이다.

새로운 곳을 찾는 이들에게 제일 어려운 것은 그 나라의 언어와 음식이란 생각이다. 사람의 성격에 따라 조금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개는 음식과 함께 잠자리가 큰 문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여행의 목적을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그 방법이나 선택에는 큰 차이가 있으며 그 결과 또한 판이해지는 까닭이다. 내 경우를 들면 혼자 여행을 시작하면서 럭셔리한 여행은 남편과 함께 세 아이가 어릴 적 온 가족이 함께 다니던 때에 멈추었다는 생각이다. 그만큼 여행이란 편안함을 원할 수도 없을뿐더러 불편함을 전제로 시작해야 기억에도 오래 남고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게 된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부터 한국을 방문 할 때마다 도시별로 사찰을 돌기 시작했다. 그것은 내 어린 시절 멋모르고 옆집 언니를 따라 교회를 나가게 되었고 유교 집안이었던 가정에서 가족의 후원 없이 혼자 시작된 믿음은 열정적인 성격의 이유도 있을 테지만, 여하튼 어려서부터 열심히 성경을 파고들었었다. 그리고 그 후로부터는 수학여행에서 문화 유적지를 찾을 때에도 울긋불긋했던 사찰이 무슨 무속 신앙인양 터부시하고 고개를 돌리며 자랐던 기억이다. 세상 나이 불혹인 마흔이 되어서야 그것들을 하나씩 오랜 기억에서 꺼내보며 참으로 아쉽고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10년 동안에 한국의 여러 유적지를 방문할 수 있었고 많은 사찰을 만나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무엇을 당장에 바꿔보리란 생각은 아니었으며 다만 내 어린 시절 손에 쥐었다가 놓쳐버렸던 높은 하늘을 나는 오색의 풍선을 아쉬워하는 그런 마음으로 시작했던 일이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하고 얼마가 지났을 때에야 내가 많이 사랑했던 소중한 물건을 잃어버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한국 방문 중 시간이 허락되면 잠자리와 음식에 연연해 하지 않고 혼자서 때로는 지인들과 함께 무작정 둘러보기 시작했었다. 내게 그 시간은 참으로 소중한 시간이었다.

문득, 불혹(不惑)의 마흔에서 지천명(知天命)의 쉰을 맞게 되었다. 한국 나이로는 쉰하나라고 한국의 친구가 꼭 짚어 일러주어 알았다. 세상 나이 마흔을 불혹(不惑)의 나이라 했는데 나는 지금까지도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쉰을 맞았다. 그것은 내 나이 마흔이 되어서 시작된 또 하나의 세상을 만났기 때문이다. 특별히 점잖게 표현하자면 일탈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속박처럼 느껴지던 주부라는 이름에서의 탈출이었을까. 아마도 10년 전 내게는 일탈이라기보다는 탈출에 가까운 시간이었다. 10년의 세월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더욱 고마운 사람은 바로 남편이었다. 

남편은 아내를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세 아이를 키우며 답답함에 어찌할 줄 모르던 철없는 엄마를 아니 아내를 그 사람은 이미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남편 덕분으로 세 아이를 잘 키우며 아내의 자리에서 엄마의 자리에서 머무를 수 있었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지낼 수 있었다. 일상에서의 탈출이 아닌 가끔 일탈을 꿈꾸며 때로는 그 일탈을 몸소 체험하면서 소중한 삶을 아름다운 인생을 하나씩 채워가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미완성인 인생의 모자이크를 하나둘씩 끼워 넣으며 퉁겨진 모서리는 잘라내기도 하고 움푹 들어가 보기 싫은 것은 빼내어 보기도 하면서 말이다.  

지난 시간을 가만히 돌이켜보면서 누구를 탓하거나 나 자신을 자책하고 싶지 않다. 그때의 부족함은 부족함대로 채움으로 가는 디딤돌이 된 까닭이다. 다만, 어떤 일이나 관계에서 누구에 의해서가 아닌 나 자신이 선택하고 결정하고 책임지고 싶을 뿐이다. 설령, 나 자신이 뜻하는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해 아쉬움은 남을지언정 미련이나 후회로 시간을 낭비하고 세월을 허비하고 싶지 않은 까닭이다. 이제는 그 어디(도시, 나라)를 가더라도 짐을 미리 챙기지 않는 버릇은 여전하지만, 갈 곳에 필요한 기본 자료(문화와 역사와 언어 등)와 지식은 미리 챙기려 애쓴다. 아는 만큼 느끼고, 느낌 만큼 보이는 까닭에.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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