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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의 세상 스케치 449 회
보스톤코리아  2014-05-26, 12:10:10   
좀 기다려주면 안 될까? 가슴 속 불덩이 식도록 그렇게 조금 뒤에서 지켜봐 주면 안 될까? 아직 남은 속울음 곪아 터지지 않도록 실컷 울다, 울다가 그렁거리는 눈물 스스로 잦아들 때까지 그렇게 그대 곁에 말없이 머물고 싶다. 아직 남은 그대의 눈물 마를 때까지 그렇게 아무런 말없이 그대의 곁에 가만히 기다림으로 있고 싶다, 아직은. 모두가 치켜든 피켓처럼 핏대 세운 목소리로 아우성이다. 여기저기서 서로의 목소리로 고함을 지르고 있다. 모두를 잃어버려 남은 것 없는 텅 빈 가난한 자나 채우고 채우다 넘쳐버린 부패한 부자나 모두가 각양각색의 제 이유를 달며 까닭을 묻는다.

가끔은 펑펑 울고 싶은 날 아무런 말없이 어깨 하나 빌려줄 진정한 사람이 그리운 날 있다. 이리저리 둘러봐도 이 세상에는 나 혼자인 것 같은 그런 외롭고 쓸쓸한 날이 살면서 아주 가끔은 있다. 세상을 잘 못 살았을까. 아니면 너무 사람을 가리며 살았을까 싶은 마음에 가만히 생각에 젖어들면 그래, 나 역시 그 누군가의 아픔과 슬픔과 고통에 몇 번이나 아무런 사심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내 어깨를 빌려주었든가 하고 생각에 머문다. 사람은 늘 아닌 척 하면서 어떤 사람에 대해 일에 대해 손익계산서를 훑어보는 버릇이 있기 마련이다. 점잖은 척 체면의 가면을 두르고 말이다.

삶이란 생각한 것처럼 녹록지 않음을 그래서 세상은 때로 차갑고 몰인정하리만치 냉정할 때 참으로 많다. 그래서 세상을 살면 살수록 이런저런 경험하는 일이 많아져 여기저기서 부딪치기도 하고 씰리기도 하며 그러다 채이기도 하면서 제대로의 인생을 배우고 익히며 지혜가 생기는 것이다. 그 어떤 각 개인의 이해관계를 벗어나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보고 느낀 경험으로 생각해보면 때로는 차가운 냉정함이 물불 못 가리는 뜨거움보다 낫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의 처한 아픔과 슬픔과 고통의 현실이 여기에 머물지 않고 변화된 내일의 시작이 되고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

눈뜨고 코 베이는 세상에서는 더욱이 종교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여린 가슴들을 유혹하고 유린하며 갈취하는 일이 많던가. 어찌 세상을 요즘 떠들썩하게 만든 '구원파'뿐일까 말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밖으로 나타나지 않았다고 해서 몸과 마음속에 그리고 정신 속에 병이 없는 것이 아니지 않던가. 그 어떤 종교의 허울 좋은 이름으로 여전히 보이지 않는 곳에 쌓여 곪아 터지기 직전의 부패한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 속에는 너도 있고 나도 있고 우리가 있는 까닭에 지금의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고 더욱 서글퍼진다. 

어린 귀한 자식을 잃고 망연자실해 있는 부모들의 가슴을 생각하면 참으로 가슴이 답답하고 참담한 현실이 원망스럽다. 지금의 현실에 맞닥뜨린 감당할 수 없는 슬픔과 고통에 있는 부모들의 서글픔 앞에 더는 울음을 막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자식을 잃고 불화산처럼 타오르는 분노와 불신에 있는 부모들의 속울음이 터져 나오도록 그냥 아무런 말도 하지 말고 그냥 곁에서 기다려주면 어떨까. 다 쏟아내지 못한 분노의 눈물이 훗날 가슴 속 깊이 남아 굳어져 화병이 되지 않도록 지금 실컷 울분을 토해낼 수 있도록 우리는 곁에서 기다림으로 있으면 좋겠다.

이처럼 참담한 슬픔의 현실 앞에 어찌 입이 있다고 입을 벌려 무슨 말을 할 것이며, 내가 그 자리에 없었다고 나는 죄가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새봄, 오뉴월의 폭설로 좋은 계절 누리지도 못한 채 다 피지 못하고 잘려 떨어져 쌓인 꽃 무더기 앞에서 그만 무릎을 꿇고 만다. 무슨 말을 그들에게 할까. 그저 속절없이 고개 숙인 양심 없는 뻔뻔한 죄인인 것을 말이다. 다만, 먼저 간 여린 영혼들에게 미안하다는 어른의 마음을 한숨처럼 토해낼 뿐인 것을 무슨 입으로 말을 할까. 그 여리고 여린 영혼들 앞에 지켜주지 못하고 바라만 본 어리석은 어른의 죄 방관자의 죄목인 것이다.

나다니엘 호손(Nathaniel Hawthorne)의 작품에서 만났던 평생 목에 빨간 A자 글씨의 '주홍글씨'를 달고 살았던 헤스터처럼 너도나도 우리는 모두 다 피지도 못하고 떨어진 꽃들에게 먼저 보낸 여린 영혼들에게 죄인 되어 평생 목에 '방관 죄'라는 죄목의 목걸이를 달고 살아야 할 것이다. 자신의 분신처럼 아끼고 사랑하던 아들과 딸들을 잃은 그들의 부모들에게도 죄인의 마음으로 용서를 빌며 살아야 할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사랑하는 자식을 잃고 슬픔과 고통에 있는 그들이 실컷 울분을 토해낼 수 있도록 아무런 말도 하지 말고 기다림으로 있자. 아직 남은 그대의 눈물 마를 때까지….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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