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삶을 선택하더라도 '삶의 무게'는 존재한다
보스톤코리아  2014-11-03, 17:45:50 
2014-08-08

신영의 세상 스케치 

이 세상 그 어떤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지금의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백 프로 만족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우리네 삶은 늘 두 갈림길에서 망설이며 선택해야 하는 어쩌면 운명적인 인생인지도 모른다. 한참 지나고 난 후에는 아쉬움이나 후회로 남아 어느 사람은 그 경험을 통해 지혜를 얻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이에게는 후회로 남아 깊은 상처가 되어 한으로 남기도 한다. 그렇다면 나는 내 인생에서 설령 선택한 결과에 만족치 못한다 하더라도 전자와 후자 중 또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아마도 나 자신은 전자를 선택할 것이다. 인생에서 경험보다 좋은 선물이 또 있을까.

사람은 자신이 가지지 않은 것에 대해 늘 부러워하거나 동경하는 마음이 존재한다. 어려서는 그 부러운 마음의 속을 감추지 못해 '어린아이의 샘(질투)'으로 표현되고 어른이 되어가면서 속 마음을 감추려 애쓰다 보면 마음에 병이 드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가진 것에 신경쓰다 보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귀한 것(장점)'을 챙겨볼 겨를도 없이 자꾸 자신을 작게 만들게 되는 것이다. 자신에게 있는 장점이 다른 이에게는 또 하나의 부러움인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말이다. 그야말로 행복은 아주 까까운 곳에 바로 자신의 마음 속에 있음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남편에게는 형과 누나가 있다. 부모님과 삼 남매는 45년 전 처음 초창기 이민자가 되어 아메리칸 드림을 가슴에 품고 미국 뉴욕의 존 F 케네디 공항에 도착했던 것이다. 시아버님은 철도공무원으로 근무하셨으니 한국에서 계셨더라도 별 불편함 없이 자식들을 키우며 사셨을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교육열이 높으셨던 이유로 미국에 큰 꿈을 품고 오셨다고 하신다. 그렇게 한국 사람도 거의 없는 곳에서 두 분이 직장을 다니시며 열심과 성실로 고생하신 덕분으로 세 자녀들도 자리를 잡고 잘 살고 있으며 일곱 손자 손녀들도 할아버지 할머니 덕분으로 잘 지내고 있다.

사십 년 전 초창기 이민자의 삶은 모두가 낯설고 손수 개척해야 하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삶이었음을 짐작으로나마 알 것 같다. 그렇게 힘든 삶을 선택하셨던 시부모님은 삼 남매 모두를 잘 키워내셨다. 큰 아들은 공군사관학교를 졸업시키고 미 공군 대령으로 한국의 미 대사관 외교관(무관)으로 4년동안 근무하다가 미 공군 대령으로 지난 해 여름 예편하였다. 그리고 딸과 막내 아들은 그 당시 남들이 부러워하는 코넬 대학에 입학하게 되어 가까이에 있는 동네분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기도 했단다. 새로운 선택(초창기 인민자의 삶)은 늘 설렘과 두려움을 동반하게 되는 것이다.

남편의 누나인 시누이는 나보다는 세 살이 위이다. 결혼 전 남편과 연애할 때부터 알았으니 퍽 오랜 세월이 흘렀다. 우리 부부는 서로 사랑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철없이 누나보다도 결혼을 먼저 했다. 시누이는 여자의 눈으로 봐도 참으로 똑똑하고 예쁘고 부러운 대상이었다. 미국에 초등학교 3학년 때 왔으니 미국 아이들의 사고방식이 더 많이 있었기에 더욱 맑고 좋았다. 코넬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뉴욕의 월 스트리스에서 일을 하다가 같은 직장에서 프랑스 남자를 만나 결혼을 했다. 그리고 결혼 얼마 후 프랑스 지사로 옮겨 같은 직장에 다니게 되었다.

남동생의 아내인 올케는 직장이 아닌 집에서 세 아이를 키우며 남편이 벌어다주는 돈으로 편안하게 살고 있으니 시누이에게는 올케인 내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유난히 아이를 좋아하던 시누이는 남매를 두었는데 늘 직장에 다니는 엄마라서 내니를 두고 두 아이를 키우게 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좋아하니 우리 집 아이들(조카)에게도 최고의 고모였다. 지금까지도 세 아이의 생일을 잊지 않고 챙겨주고 졸업 때마다 늘 잊지 않고 축하해주는 멋쟁이 고모인 이유이다. 물론, 올케인 내게도 언제나 넉넉하고 편안한 멋쟁이 시누님이기에 내게는 더욱이 부러움의 대상이다.

이렇듯 많은 이들에게는 자신이 가진 것보다 남이 가진 것이 더욱 크게 보이는 것이다. 한국의 속담에 '남의 것이 더 커보인다'는 속담이 있는 것처럼 미국에서도 비슷한 말이 있다. '옆집 잔디가 더 푸르다'라고 말이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비슷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네 삶이 늘 그 어떤 관계 속에서 엮어져 얽히고 설켜 살아야 하는 이유이다. 그 어떤 이가 또 어떤 삶을 선택하더라도 남이 모르는 '삶의 무게'는 있는 까닭이다. 이렇듯 각자의 삶에서 자신이 선택한 것에 최선을 다하는 삶이면 설령 그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더라도 후회나 한으로 남기보다는 조금의 아쉬움으로 남는 삶이면 좋겠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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