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면담 - 빠질 수 없는 대화의 기회
보스톤코리아  2014-11-04, 16:38:05 
2014-09-12

 9월 새 학기, 새 학년이 시작되었다. 올 한 해 이수할 교과목을 모두 정하고 운동, 음악, 기타 클럽 활동 스케줄을 짜느라 모두 바쁜 시기다. 특히 내신 성적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 11학년 학생들, 그리고 대학교 지원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졸업반 학생들에게는 1년을 어떻게 시작할 지가 굉장히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학부모로서의 가장 큰 학교 이벤트인 학부모-교사 면담 또한 학기가 시작되며 열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실 학부모-교사 면담(Parent-Teacher Conference)이 의무는 아니다. 즉, 학교에서 면담 날짜가 발표되었다고 해서 무조건 참석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정해진 면담 기간이 아닌 다른 시간에 교사와 만날 수 없는 것 또한 아니다. 딱히 담당 교사와 상담할 내용이 없다면 참석하지 않아도 괜찮고, 설사 참석하지 않는다고 학교 측에 알려도 학생에게 무관심한 부모라고 낙인이 찍히는 것도 아니니까 말이다. 하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학기 초에 굳이 학부모-교사 면담 기간을 지정해 놓았다는 것은 그 시기에 학부모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다는 학교 측의 의지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Newton South 고등학교는 개학하는 첫 주에 새로 9학년으로 고등학교를 시작하는 학생들, 그리고 이번 학기에 새로 편입해온 학생들의 학부모들을 위해 시간을 배정해 놓았다. 같은 맥락으로 개학 둘째 주 수요일 밤은 졸업반 학생들의 학부모들을 위한 면담 시간이다. 고등학교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이 필요한 학생들, 대학 지원이라는 큰 산을 눈 앞에 둔 학생들, 그리고 그 학부모들을 위한 학교의 배려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원활한 학부모-교사 면담을 위해선 학부모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Conference라는 명칭에 걸맞듯 교사나 학교가 학부모에게 보고를 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필자가 학원에서 담당하는 학생들의 학부모님들도 종종 수업의 진행 상황, 학습 목표 등에 대한 문의를 하시는데 학생들이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의 활동에 대해 궁금한 점은 더 많을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 고등학교에서 중요시 하는 교우 관계(Peer relations), 문제 해결 능력(Problem-solving skills), 시간 관리(Time management) 등에 대한 질문은 학생들의 학교 생활에 대한 자세한 답변을 받는데 도움이 된다. 물론 학업 능력과 관련한 질문을 해도 된다. 다만 단순히 내신 성적이나 시험 점수에 대한 것으로 질문을 국한시키지 않는 것이 좋다. 객관적인 숫자는 성적표에 나온다. 학생의 장점, 학습 태도, 교사의 수업 방식 등에 대해 물어보는 것이 더 좋겠다. 

 학부모-교사 면담은 학생의 학교 생활에 대한 정보를 '듣고 나누는' 자리라고 생각하면 긴장감이나 불안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일단 많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상대하는 교사의 경험을 믿고, 학생에 대한 교사의 생각을 객관적으로 듣는 것이 중요하다. 교사가 학생에 대한 단점을 이야기 하더라도 감정적으로 대하거나, 과도하게 변명을 하고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은 서로에게 좋지 않다.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는 느낌을 학부모와 교사 모두 받아야 학생의 생활 습관이나 학업 능력에 대한 솔직한 평가를 나눌 수 있다. 가정에서의 행동과 학교 생활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야지, 학부모와 교사가 반대편에 서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에게 갈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 부모님들은 ‘우리 아이의 이런 점들을 고쳐주세요' 라는 수동적인 자세를 취할 때가 많다. 교사에게 의존하는 태도보다는 '이런 점을 고치기 위해 가정에서 노력할 점은 무엇인가요' 라는 식으로 학교와 가정이 연계해서 바른 교육을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론적으로, '우리 아이 학교 생활은 잘 하고 있나요'와 같은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질문보다는 구체적인 질문을 미리 준비해 가는 것이 담당 교사 입장에서 더 효율적인 대답을 해줄 수 있다. 영어가 자신 없다면 평소에 궁금했던 내용들을 종이에 기록해서 가져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는 면담을 통해 교사와 중점적으로 이야기 나누고 싶은 질문을 메일로 미리 보내는 것도 효과적인 면담을 위한 노하우이다. 이때, 영어 표현에 익숙한 사람과 함께 학부모로서의 예의를 갖춘 글을 쓰도록 하자.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같은 질문이라도 어조에 따라서 질문의 의도가 잘못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승준 (Albert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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