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의 노래...
보스톤코리아  2014-11-05, 13:13:10 
2014-10-03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은 해산의 고통을 이기고 아이를 낳아 가슴에 안은 엄마의 모습일 것이다. 그리고 순백의 가장 아름다운 여자의 모습은 누가 뭐라해도 결혼식 날의 신부일 게다. 아직 우리 집 아이들은 이제 대학을 졸업하고 하던 공부를 더 하고 있으니 결혼을 할 나이는 아닌 듯싶다. 가끔 아는 지인들 자녀들의 결혼식에 참석하게 되면 따님이나 며느님 되는 자녀들을 눈여겨보게 된다. 그것은 아직 내게 닥치지 않았지만, 슬슬 준비해야 할 때가 되었다는 마음에서 일게다. 이처럼 결혼은 참으로 귀한 날이며 모든 이들 속에서 축복을 받는 날임이 틀림없다.

 엊그제(09/28/2014)는 한국에 있는 친한 친구의 딸이 결혼식을 올렸다. 멀리 있어 찾아가 축하를 해줄 수는 없어도 결혼식 날에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올렸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이 만났으니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행복하게 잘 살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다. 한국이 미국보다 반나절 빠른 시차가 있으니 친구의 딸아이가 결혼식을 올리는 시간에 나는 가을 산을 오르고 있었다. 파란 가을 하늘 아래 울긋불긋 온 산천이 물든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호흡하며 산을 오르고 있었다. 산을 오르는 내내 한국에 있는 친구와 친구의 딸 그리고 가족을 위해 기도할 수 있어 감사했던 시간이었다.


 축복의 노래   (축시 - K의 결혼을 축하하며...)

 오늘은 너의 날
 하늘의 푸른 기운 내리고
 땅의 촉촉한 기운 올라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의 꿈틀거림
 하늘과 땅 사이에 흐르는
 그들의 간절한 축복의 노래
 너와 인연으로 이어진
 또 하나의 너의 분신이 될 짝
 너희 둘을 위해 축복 송이
 온 누리에 울러 퍼지는 날
 하늘도 축복하고
 땅도 노래하는
 귀하고 복된 날

 오늘은 너희 둘의 날
 또 하나의 분신으로 남아
 네 곁에 영원히 함께할 인연
 영원토록 함께 할 너희 둘
 오늘은 특별한 선물의 날
 너희 둘을 위해 축복 송이
 온 누리에 울러 퍼지는 날
 하늘도 축복하고
 땅도 노래하는
 귀하고 복된 날
 너희 둘을 위해 축복의 노래
 온 누리에 울러 퍼지는 날
 오늘은 너희 둘의 날



 이른 아침 산을 오르며 언제나처럼 힘든 오름길에서 삶을 잠시 떠올리며 인생을 생각했다. 어찌 이렇게 산은 우리네 삶의 길과 인생의 길과 비슷한지 생각하면 할수록 신기하기도 하고 신비스럽기까지 했다. 인정사정 없이 내리쬐는 가을 뙤약볕 아래 나 자신의 보폭만큼 한 발짝씩 발걸음을 옮겨 가고 가쁜 호흡을 달래가며 그렇게 올랐다. 이렇듯 산 정상을 향해 한참을 오르다 보면 산 아래의 것들이 점점 멀어지고 작게 보인다. 그때쯤이면 깊은 호흡으로 쉼을 잠시 갖고 이제는 제대로 올라봐야겠다고 마음을 다져보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네 삶도 우리네 인생도 이렇지 않던가.

 내가 선택해 오르는 산길 앞에 그 무엇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아무도 모르나. 산을 오르는 내내 정신을 놓지 않고 앞을 보며 오르게 된다. 그렇게 버거운 산길을 오르며 자연을 만나고 오감의 터치를 받으며 내가 지금 살아있음에 대한 감사를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는 것이다. 오르는 동안 발걸음에 느껴지는 땅의 감촉과 흑내음 그리고 깊은 숲 속에서 푸르디 푸른 솔내음과 풀내음 향긋한 꽃내음 그 냄새에 취하게 되어 마음은 하늘을 난다. 이렇듯 산을 오르는 내내 자연을 만나며 창조주에 대한 감사와 노래가 절로 나오고 그의 피조물임을 고백하게 되는 것이다.

 결혼이라는 것이 살아보면 알지만, 꿈이 아닌 현실이기에 생각처럼 쉽지 않은 일이지 않던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 둘이 만나 한 가정을 이뤄 한지붕 아래에서 산다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이겠는가. 그렇지만 서로 사랑해 시작하는 두 아이에게 어찌 어려운 얘기만 들려줄 수 있겠으며 또한 어찌 행복한 얘기만 들려줄 수 있을까. 그저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살라는 마음의 간절한 기도를 올리는 것이다. 그만큼 결혼은 생각처럼 쉽지 않은 길임은 틀림없기에 산을 오르는 것처럼 버겁게 오르다 평지 길을 만나면 서로 마주 보고 숨을 잠시 돌리며 또다시 힘든 오름길을 함께 오르는 길은 아닐까 싶다.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한 발을 내딛는 두 아이에게 축복의 노래를 불러주었다. 하늘과 땅 사이에 함께 호흡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들과 맘껏 만나고 느끼고 누리며 살기를 간절한 마음의 기도와 축복의 노래를 불러주었다. 행복은 언제나 너희 둘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서로 느끼며 살라고 말이다. 그렇게 둘이서 예쁘게 살아가며 아이도 낳고 기르는 모습을 곁에서 바라보는 부모와 가족들 그리고 친지들은 저절로 행복해지는 것이다. 가을 하늘만큼이나 푸르게 가을 들판만큼이나 넉넉하고 풍성하게 그렇게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축복의 노래를 불러주었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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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 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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