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 한인사회에 감사함을 전하며
보스톤코리아  2015-01-26, 12:38:05 
우리 가족에게 지난 2014년의 해는 악몽의 해였다.운명의 신은 우리가족의 17년의 어려움도 부족했는지 또 한번 시련을 준 것일까? 17년간 도요타 소송을 종지부 찍기 위해 지난 7월 8일 법원에 서류를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리던 중 남편이 9월 중순에 황달이 와서 병원에 가보니 췌장암 말기라 한다. 1997년 6월 30일날 일어난 나의 교통사고 진실을 파헤치며 17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나와 세 아이들을 돌보아온 남편이 항암치료를 받지 않으면 3개월 시한부라는 청천벽력의 소식을 듣게 된 것이다. 남편의 17년 동안의 어려움은 고스란히 그의 병으로 나타났다. 이날 부터 우리 가족은 패닉에 빠지고 남편이 하던 일은 그대로 딸 아이에 넘겨져 딸 아이는 하루가 멀게 울며 엄마와 아빠를 돌보기 시작했다. 두 아이들도 학교를 쉬고 집안 일을 돌보는 일이 많아졌다. 

그러던 와중  도요타는 이 케이스를 없애라고 법원에 모션을 내고 우리는 케이스를 없애지 않고 자료를 보충해서 새로 모션을 내겠다고 맞붙었다.남편의 병과 도요타 일을 동시에 진행하는 일은 아주 어려운 일이었다.우여곡절 끝에 12월 10일 청문회를 했다. 남편은 키모 머신을 어깨에 매고 힘든 몸으로 법정에 출두해서 이 케이스가 왜 이렇게 오랜 세월을 걸리고 있는지 그들은 무엇을 잘못하였는지 판사에게 설명하였다. 그 시간은 키모약이 다 끝나가는 시간이라 법정에서는 키모약이 다 끝남을 알리는 신호음이 울려 퍼졌다. 이번에 운명의 신은 우리 편이 되어 주었다. 판사는 우리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그래서 케이스는 잠시 쉬고 있는 셈이 되었다. 

현재 남편은 수십번의 방사능과 3차례 키모를 했다. 30번도 넘게 간 병원행은 늘 혼자 다니고 있다. 
아내가 멀쩡하여 간병을 받아도 견디기 힘든 투병생활이지만 아내의 간병 없이도 소리 없는 남편의 투병생활은 또 한 번의 감동이다. 진실로 남편만 살릴 수 있다면 내 목숨과 바꾸는 일에 0.1% 의 주저함도 없겠지만 말이다. 지난주 주치의는 단 한번 새로운 약의 투입을 했을 뿐인데 암세포가 줄어들고 있다고 흥분했다. 병원검사 한다고 하도 굶어 많은 체중을 잃었지만 잃어버린 체중유지에 총력을 기우려 남은 키모를 잘 마칠 것이다. 

우리 가족에게 어려움이란 아주 익숙해진 일상이지만 때론 견딜 수 없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그럴 때 받아보는 격려의 편지와 성금들에 우리 가족은 숨죽여 울고 힘을 내고 있다. 오늘은 렉싱톤 성요한 교회에서 매주 오시는 봉사팀이 오셔서 남편 음식과 집안청소를 해주셨다. 더불어 성금도 주셨다. 또 스톤햄 안식일 교회에서도 많은 음식과 청소를 해주시고 베드포드 말씀의 교회에서도 항상 푸짐한 음식을 가져 오신다. 또 얼마 전에는 홉킨톤 보스톤 장로교회에서 성금도 보내 오셨다. 그리고 보스톤 지역 서울대 동창회, 앤도버 북부 보스톤  한글학교, 북부 보스톤 골프회 등에서도 성금을 보내오셨다. 또 혜성같이 나타나셔서 침을 놓아주시는 감사한 분도 계시고 법적인 일을 도와주시는 감사한 분도 계신다. 그밖에 지면에 할애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성금과 격려의 편지, 카드를 보내오셨다. 나는 너무도 고마워서 매일 눈물을 삼키고 있다. 정말 한인사회의 도움이 없었다면 물 한잔도 남편에게 가져다 주지 못하는 나는 심장이 터져 죽어 버렸을 것이다. 

남편 발 한 번 주물러 주지 못하는 어려운 나의 현실이지만 따뜻한 한인사회의 사랑은 우리 가족이 버틸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  아무리 지독한 암세포일지라도 이렇게 따뜻한 사랑 앞에선 맥을 못추지 않겠는가? 보스톤 지역 그리고 타주 에서 보내주신 격려에 다시 한 번 감사함을 전하며 이렇게 모아진 마음은 기적을 이루리라고 믿어본다. 요즘 고통이란 것은 승부라도 내지는 듯 달라붙어 있다. 딸 아이가 사는 게 고통이라 말하길래 나는 사는 것은 고통을 이기는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리고 그 고통으로 너의 존재를 진실로 알게되는 계기로 만들라고 말해주었다. 다시 한 번 한인사회에 깊은 감사말씀을 올리며 남편의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면을 통해 보스톤코리아에게도 감사를 올린다. 

Ps) 췌장암에 대한 좋은 정보를 가지신 분은 연락 바랍니다

최혜현

Haehyun Choi
50 Memorial rd, apt 18-C
Somerville, MA02145
781)861-6308
yellowchoi@gmail.com
www.choifiv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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