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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의 세상 스케치 487회
보스톤코리아  2015-03-02, 11:59:11   
절대(絶對)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본다면 그 무엇에도 의존, 제약되지 않고 스스로 존재하면서 모든 것을 뛰어넘어 있는 것을 의미하며 그 무엇에 상대하여 견줄 만한 다른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 가끔 무엇인가 나 자신이 정말 하기 싫거나 하기 싫은 일에 대한 고집도 아닌 아집의 합리화를 위한 한 방법의 수단에 '절대'라는 단어를 찾아 쓰지 않았나 싶다. 예를 들어 삶에서 생각지 않고 툭~ 하고 던졌던 말 가운데 '나는 절대 그런 일 없을 거야!', '나는 절대 그렇게는 안 할 거야!' 등.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닌 듯 싶으나 참으로 많은 삶의 모양과 색깔에 진하게 베어진 말이었다.

너무도 이기적인 생각으로부터의 시작이 아니던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의 배려는 눈곱만치도 없고 나 자신만 챙기려는 너무도 이기적인 욕심스런 마음의 시작에서의 일인 것이다. 나에게 지금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당당함 내지는 자만감이 불러들인 이기적인 마음에서의 시작인 것이다. 이미 다른 사람에게서 일어난 일에 대한 자신의 자만이 섞인 생각인 것이다. 참으로 어리석은 모습이 아니던가. 우리의 삶 가운데서 생각해 보면 그 무엇 하나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얼마나 있겠는가. 자신이 열심을 내어 계획하고 시작한 일이라 할지라도 내 마음먹은 대로 되던가 말이다.

그저, 오늘을 살면서 감사하다는 고백만이 우리가 절대자에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삶도 사랑도 모두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삶이고 우리네 인생이지 않던가. 삶 속에서 무심히 흘려보내는 듯 싶으나 나를 비워 받아들일 수 있기를 소망하는 것이다. 그것은 내 속의 허욕을 버리고 자신을 자연스러움에 내어놓고 씻기고 닦이도록 놔두라는 것이다. 그렇게 씻기고 닦이다 보면 마음의 흐름을 느낄 수 있고 스스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혜안이 열리게 되어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 어떤 일일지라도 남의 탓이 아닌 내 탓을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올겨울 보스턴 지역의 폭설은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눈이 내리면 며칠 후 슬슬 녹아내리고 그리고 또 한 번씩 내리면 치우기도 하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겨울이면 받아들이던 일이었다. 그런데 올겨울은 눈이 산더미처럼 쌓이기 시작하니 하늘이 꾸물꾸물해지면 누구랄 것도 없이 다들 염려의 마음으로 있는 것이다. 우리 집 덩치 큰 녀석 둘이 대학을 들어가기 전까지는 눈이 오는 것에 개의치 않고 살았다. 눈이 오면 으레 자기네들이 치우는 것이라 여겨 아빠나 엄마는 눈 치우는 것에 별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그렇듯 내 입장이 그 어떤 것이나 어떤 곳에 놓여있지 않으면 이해하기 힘든 것이다.

그리고 이 녀석들이 대학 기숙사로 떠나고부터는 겨울이 오면 은근히 걱정이 이는 것이다. 눈이 오는 날이면 타운에서 길가의 눈을 치우고 가는데 몇 차례 거듭되면 그 치우는 눈으로 드라이브웨이 입구가 눈덩이로 막히고 그것을 치우지 않고 놔두면 산더미처럼 쌓여 오가지도 못하는 것이다. 그렇게 몇 년을 녀석들 없이 겨울을 맞게 되니 남편이 늘 혼자 눈을 치우게 되었다. 가끔 남편 곁에서 차에 쌓여 있는 눈과 얹혀 있는 눈을 치우며 돕기 시작한 것이다. 오래된 일이지만, 아들을 놔두고 늘 눈을 치우시던 시어머님을 보며 '나는 절대 저렇게 안 할 거야!' 하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사실, 25년 전 처음 결혼을 하고 시댁에서 2년 6개월을 살고 있을 때였다. 겨울에 눈이 오면 시어머님께서 일찍 일어나셔서 혼자서 눈 삽을 드시고 눈을 치우시는 것이다. 내게 비친 어머니의 모습이 그렇게 싫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어머님 따라 나가서 눈을 치우기는 싫고 며느리가 되어서 집 안에 가만히 앉아 있기도 어려워 그 시간은 가시방석의 시간이었다. 그러니 내가 나가는 대신 남편을 흔들어 깨우기 시작한다. 잠에 취해 있는 남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잠만 자고 있으니 그 다음은 훤히 보이는 일이 아니던가. 그래도 끝까지 남편을 깨워 내보내고 눈을 치우러 나가지 않았었다.

'절대(絶對)'라는 것은 인간의 몫이 아닌 절대자의 몫은 아닐까 싶다. 시어머님의 눈 치우시는 모습을 뵈며 '나는 절대 저렇게 안 할 거야!' 했던 이 작은 눈을 치우는 일부터 시작해 삶에서 '절대(絶對)'란 내 몫이 아님을 절대자의 몫임을 고백하는 일이 얼마나 많던가. 그렇게 '절대 안 하겠다던 눈 치우는 일'을 올겨울 유난히 퍼부어졌던 보스턴의 폭설로 난생 처음 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겨울에 구입했던 눈 치우는 기계를 남편에게 차근차근 습득해 처음으로 혼자 드라이브웨이 입구에 쌓인 눈을 시원하게 치우는데 가슴이 펑 뚫리는 그 기분 '내가 절대 누린 아주 특별한 선물'이었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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