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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의 세상 스케치 488회
보스톤코리아  2015-03-09, 11:59:22   
미국에서의 부모부양이란 한국과는 조금 다른 양상의 모습이 현실이다. 하지만 미국에 사는 오십 중반에 있는 한국인의 정서는 여전히 부모부양에 대한 것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그것은 더욱이 요즘 현대사회는 100세 시대라고 하지 않던가. 그래서 베이비 부머 시대의 오십 줄에 든 중년 주부들이 모이면 손자 손녀 얘기와 더불어 시부모님의 부양 그리고 더 나아가 자신 역시도 나이 들었을 때 자식과 부모와의 관계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이며 또한, 부양 문제에 대해서는 또 어떻게 계획하고 결정할 것인가. 이렇게 삶의 현실을 놓고 마주하며 나누는 얘기는 참으로 실감나는 얘기들이다. 

오늘 낮에는 한 모임의 점심 약속이 있어 다녀왔다. 모인 분들 중에는 연배가 나보다는 더 있으신 분들이 계시고 또래가 몇 있었으니 주고받는 얘기의 주제는 비슷비슷했다. 서로에게 공통분모의 주제가 성립되니 현실적인 얘기이지만, 딱딱하지 않아 좋고 서로에게 삶의 에너지를 실어주어 돌아오는 발걸음이 아주 상쾌했다. 그리고 돌아와서 우연하게도 한국 방송인 '아침마당'을 보게 되었다. 우연이었지만 우연이 아니듯 낮에 모임에서 나눈 얘기와 맥락이 비슷한 주제의 '연로하신 부모님 누가 모셔야 할까?'란 것이었다. 그리고 그에 따른 합리적인 부모부양 5계명이란 답을 제시해주며 말이다.

요즘처럼 바쁘게 사는 현대사회에서 부모와 자식 간의 여러 가지 문제를 놓고 보자면 서로가 서로를 챙기는 일조차도 버거운 일이 아니던가. 부모는 자식에게 무엇인가 바라고 키운 것은 아니지만, 뭔지 모를 서운함이 쌓이고 자식은 자식 대로 하고 싶은 마음보다 경제적인 현실에 쫓기며 사는 자신의 처지가 때로는 원망스러운지도 모른다. 그나마 고부간의 관계가 유연하면 좋으련만 그것도 어려운 상황이라면 어머니와 아내 사이에서 있는 아들과 남편으로 사는 입장은 난감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서로의 사정을 아는 입장에서 누구의 편을 들 수도 없는 노릇 아니던가.

나 자신 역시도 결혼 후 시댁에서 2년 6개월을 함께 살아봐서 너무도 잘 아는 얘기다. '아침마당'의 토크 쇼에 나온 이들의 대화 속에서 서로의 처한 입장과 그에 따른 전문가들의 나누는 얘기들은 내 마음과 가슴에 쏙쏙 들어왔다. 그것은 한 가정의 며느리 자식으로서 그리고 한 남자의 아내와 아이들의 엄마로서 앞으로 더 나아가 아들과 며느리의 시어머니로서의 입장이 되어 더욱 가슴에 파고들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소소한 삶의 얘기들은 시댁이나 친정을 가를 필요도 없다. 시댁에서는 시부모님의 며느리지만, 친정에서는 또 하나의 딸자식이고 오빠나 남동생의 아내인 올케에게는 시누이가 아니던가.

어디 그뿐일까. 삶의 현장에서 바쁘게 움직이며 살고 아이들이 대학을 졸업할 즈음이면 오십 줄에 올라 중년이 되어 있는 것이다. 이제쯤이면 허리도 펴고 싶어지고 쉼을 가져보고 싶어진다. 그래서 부부의 여행 계획도 슬슬 세워보기도 하고 어디로 갈까 싶어 여기저기 휴양지의 캐달로그도 끄적거려 보는 것이다. 그런데 삶이란 그렇게 여유의 선물이 미리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게 마음의 여유가 생길 때쯤 연로하신 부모님의 모습이 스쳐 지나는 것이다. 삶이 바쁘다는 핑계로 내 코가 석자라는 이유를 대며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살던 부모님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부모님이 미국에 계신 경우는 다르지만, 한국에 부모님이 계신 분들은 가끔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한다. 부모님도 제대로 찾아뵙지 못하니 늘 송구스럽고 곁에서 부모님을 모시는 형제들에게 고마움에 앞서 늘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고 말이다. 부모님은 아버지 어머니 두 분이시지만, 그에 따른 형제들이야 어찌 한 자식일까 말이다. 부모님을 모시는 일 앞에서는 서로 뒷걸음질 치지만, 부모님의 재산 앞에서는 서로 앞다퉈 달려들지 않던가. 그것이 누구이든 간에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욕심을 어찌 쉬이 다스릴까 말이다. 중요한 것은 부모님의 재산에 앞서 어떻게 부양을 잘할 것인가 일게다.

100세 시대라는 말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것은 '부모의 부양'이라는 말이 내 지금의 입장만이 아닌 내 앞으로의 처지에 대해 묵인할 수 없는 현실인 까닭이다. 오늘 낮에 한 모임에서 여럿이 나눈 삶의 얘기와 한국 프로그램 토크 쇼의 '아침마당'에서 나눈 '연로하신 부모님 누가 모셔야 할까?'란 주제의 얘기는 우리 모두의 현실인 것이다. 여기서 전문가는 '합리적인 부모부양 5계명'이라는 답을 제시해준다. 첫째 100세 인생 부양계획 세우기, 둘째 주위의 시선보다 내 상황 살피기, 셋째 부부간 부모부양 사전 의견수렴, 넷째 형제간 부모부양 사전 역할분담, 다섯째 유료 요양 및 간병시설 정보수집이라고 말이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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